부스트
스티븐 베이커 지음, 이종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부스트》




미래에 대한 소설은 늘 관심 있게 보게 된다. 소설가들은 독자들을 바로 우리가 살아있을 때 겪을 수도 있게 될 가깝지만 생경한 미래로 데려다 준다. 이 소설은 우리가 늘 끼고 다니는 컴퓨터 즉 핸드폰 등의 모바일 기구들을 아주 작은 칩으로 만들어 두뇌에 연결시켜 혁명에 가까울 정도로 인지능력을 향상시켜주는 <정보처리 주입 칩, 부스트>에 대한 이야기다. 과학이 발달하여 컴퓨터를 손목이나 귀 뒤에 부착하게 되고 이를 더 작은 날파리의 날개 정도로 만들어 뇌 속에 이식한다. 이는 천연두뇌와 인공두뇌를 융합하지 않고 두 지능을 시각적 신호에 연결 시켜 인지능력을 <Boost>신장시키는 것이다. 질병을 치료 혹은 예방하기도 하고 기구 없이 모든 정보를 처리할 수 있으니 네안데르탈인에서 크로마뇽인으로 진화하는 것에 버금하는 혁명이다.


소설을 읽다보니 얼마 전에 읽었던《앰트》가 생각났다. 앰트는 '사람의 뇌에 직접 이식하는 '뉴럴 오터 포커스' 라는 장치' 를 삽입한 사람을 가리키는 것으로 역시 이 소설처럼 관자놀이에 튀어나온 부분이 생긴다. 앰트 또한 질병을 치료하고 인지능력이 상향하게 되니 《부스트》와 닮은꼴인데 《부스트》는 온 국민이 일정나이가 되면 모두 이식받게 되는 반면 앰트는 신체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 이식받는 차이가 있다. 그리고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부스트》는 일종의 컴퓨터 & 프로그램이므로 날을 정해 온 국민이 한꺼번에 업데이트를 받는다는 사실이다.


이 소설은 가까운 미래 2072년 전국적 두뇌지능 업데이트 열흘을 남겨두고 일어나는 일들을 담은 소설이다. 주인공인 랠프는 이 업데이트에 심각한 오류를 알게 되어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누군가의 손에 부스트를 제거당하고 천연두뇌 상태가 된다. 이 부스트는 최초 중국이 발명했고 미국이 받아들여 쓰게 된 것이다. 문제는 중국인들이 그들의 국내용 소프트웨어 버전으로 업데이트 하려고 통신과 데이터를 보호해주는 칩의 감시 게이트를 열어놓은 것을 주인공이 발견하게 된 것이다.


지금도 개인정보 열람이나 유출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데 발전된 기술시대에 자신의 뇌나 다름없는 소프트웨어에 감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과연 어떤 문제가 벌어지게 될 까? 개발사의 경제적 목적, 당국의 정치적 목적, 개개인의 특별한 목적들에 우리의 뇌가 무방비 상태로 열려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러나 그런 시대에도 이런 문제들에 대항하는 사람들의 무리가 있고 일명 천연두뇌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으니 주인공은 자연스럽게 그 곳으로 들어가게 되고 추격자들과 일전을 앞두게 된다.


앞서 《앰트》와 비교한 부분도 있지만 이런 미래를 상상하게 되는 것은 정말 자연스러운 것이 아닐까 한다. 우리 과학 기술은 정말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고 있고 이에 따라 한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연령 별, 세대 간이 받을 느낌엔 굉장한 차이가 있지 않을지. 과연 현재 살아있는 전쟁세대 어르신들이 우리가 누리는 이런 발달된 세상을 상상이나 하였겠는가 말이다. 이 소설 속에서도 부스트에 대한 경험은 각기 다르다. 어른들은 천연두뇌와 부스트를 다 경험했고, 젊은 층은 부스트의 세상에서만 살았다. 어른들 중 누군가는 부스트에 적응하지 못했고 젊은이들은 부스트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도 없다. 가상세계와 실제세계를 혼동하기도 하고 가상이 현실이라고 굳게 믿는 사람도 생긴다. 과연 우리가 믿는 현실은 과연 현실일까? 이런 생각에서는 SF영화로 본 철학《우주의 끝에서 철학하기》가 떠오르기도 했다.


이 소설은 추리, 스릴러, 미스터리 등의 장르 소설로 소재와 주제는 참신하고 신선했다. 그런데 가독성은 글쎄, 앰트와 비교했을 때 조금 힘들었던 것 같다. 전개도 좀 느린 것 같았고 미래 사회에 대한 묘사나 추격 장면에서도 긴장감이 좀 떨어진 것 같았다. 등장 인물도 그렇게 선명하거나 매력적인 캐릭터가 없었던 듯하고. 하지만 우리의 미래를 다루고 이와 관해 중요한 철학적 질문을 가져다준다는 것에서 굉장히 추천하고픈 소설이다. 그런 아쉬움이 있다는 것 뿐 소설은 충분히 재미있었으니까.


앰트 http://africarockacademy.com/220093050795

우주의 끝에서 철학하기 http://africarockacademy.com/220228894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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