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마흔, 이솝우화에서 길을 찾다
강상구 지음 / 원앤원북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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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마흔 이솝우화에서 길을 찾다

 

 

어렸을 때 많이 읽었던 이솝우화. 이솝이 2600년 전 그리스의 노예이며 작가였다니! 이솝이 누군지도 모르고 '이솝우화' 는 막연히 하나의 대명사로 여기지 않았나 한다. 보통 어린이를 위한 이 우화를 저자는 40대들을 위한 책으로 탈바꿈시켰다. 나는 지금 40대를 향해가고 있지만 내게도 이솝우화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우리나라에서 40대는 어떠한 시기일까. 열심히 일 해왔지만 직장에서는 조금 위태로울 수도 있고, 아이들도 어느 정도 컸을 때여서 조금은 허전함을 느끼지 않을까. 사회에서는 어떨까? 사교적인 사람이라면 아마도 여러 모임이나 인간관계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을 테지만 그렇지 않다면 외로움을 느끼기도 하겠지. 회사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오른 사람이라면 여유가 있어서 새로운 일이나 취미생활에도 관심이 있을 테지만 때론 무상함이나 허무함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다.

 

사회생활을 한 사람들은 그나마 여러 역할들로 바쁘게 지내겠지만 결혼과 동시에 육아와 집안일에만 매달린 40대 주부라면 어떨까? 아이들도 크고 남편은 직장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겠지만 아이들도 어느덧 커버린 집에서 가끔 외로움이나 소외감, 세상에서 뒤쳐졌다는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지 않을까?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이 두렵지는 않을까?

 

이 책은 그런 40대를 위한 책이다. 딱 그들을 위한 책이다. 이 시기가 되면 한번쯤은 인간관계에 대해 돌아보고, 자신의 삶을 한번 씩 돌아보는 시기가 되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이 든다. 때로는 친구와 자신의 모습을 비교하며 속상하기도 하고, 꿈꾸던 자신의 모습과의 괴리감에 허무해 지기도 할 것이다. 자신보다 못하다 느껴지는 이웃이나 친구들을 보며 으스대기도 하고, 은퇴 후를 걱정하기도 하고, 자녀들의 결혼 등으로 새로운 관계들도 생겨날 것이다. 때로는 자신보다 자식들의 모습을 다른 자식들과 비교하며 속상할 수도 있을 테고, 돈과 명예, 지위, 집의 평수, 승용차의 크기, 명품의 소유유무, 즐기는 스포츠, 인간관계 등 여러 방면에서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생기는 괴리감이나, 우월의식, 새로운 인간관계의 정립, 이직이나 은퇴, 직장 내 위치변화로 인한 의식의 전환 필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거나 공부를 해야 할 수도 있을 테고, 도전 앞에서 머뭇거리거나 무모해 지는 것을 경계해야 할 수도 있다.

 

저자는 그런 인생의 전환기 앞에선 40대들을 위해 '이솝우화'를 소재로 여러 교훈을 들려준다.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아주 쉽게,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들을 조곤조곤 알려 주는 것이다. 인간관계 속에서 유의해야 할 것들, 지나친 욕심에 대해서, 위험이나 유혹 앞에서 유의해야 할 것들, 도전과 실패에 대해서, 비교와 논쟁 등 인생과 생활 전반에 대한 교훈들을 알려준다.

 

그래서 그랬던 걸까. 때론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와 이솝우화를 억지로 끼워 맞췄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새롭게 해석 했다기보다는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들을 너무나 '뻔' 하게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비슷한 이야기들이 반복되어 나오기도 하고 때로는 좀 엉뚱한 해석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말이다.

 

그러나 읽는 '목적' 과 '연령대' 가 중요한 것이 아닌가 한다. 이 책은 40대 이상 자기 자신을 돌 볼 수도 없이 바쁘게 살아온 우리의 선배들, 은퇴를 앞둔 시기에 있는 사람들이 읽기에 편하고 좋은 책일 듯하다. 또 평소에 책을 가까이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그 시작으로 선택하기에도 좋은 책이다. 한창 바쁘고 앞만 보고 달려가는 20~30대 라면 이 책에 공감하기는 좀 힘들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오랜만에 이솝우화를 접하면서 추억도 느끼고 주변 인간관계와 내가 살아가는 모습을 점검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을 가진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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