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본성 - 인식적 합리성이란 무엇인가
홍병선 지음 / 어문학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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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본성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읽어내려가기 쉬운 책도 아니고, 인식론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다면 더더욱 읽기가 어려운 책이다. 이 책을 끝까지 정독을 하려면 다른 철학의 교양서적을 참고하거나, 데카르트, 스피노자, 로코, 버클리, 흄, 칸트등의 철학에 대한 간단한 사전지식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이 책을 바로 읽는 다면 아마 어려운 현학적 문장들과 증명들에 빠져 허우적 거리다가 결국 포기해 버릴 지도 모르겠다. 나는 '아포리즘 철학' 『조중걸/ 한권의 책』 과 인터넷 검색을 통해 부족한 지식을 보충했다.

 


물론 이것은 나처럼 철학에 대해 큰 지식이 없는 일반인의 경우에 한한다. 전공자들이 읽는 다면 책의 서문에서 밝혔듯 아주 좋은 참고 서적이 될 듯하다. 또한 그저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이 목적이 아닌 지식의 습득이나 사고력의 확장등을 위한 목적이라면 전통적인 인식론, 그에 대한 한계점을 지적한 '게티어 문제 The Gettier problem)' 극복을 위해 내어 놓은 많은 철학자들의 주장의 흐름들의 특징과 한계점들을 증명한 과정을 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게티어 문제 (The Gettier problem): 지식에 대한 전통적 정의 '정당화된 참인 믿음. '은 지식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지식이라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정당화된 참인 믿음.'이지만 그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해, 사람의 믿음이 정당화되고 참이 되는 상황이 존재하지만, 지식으로 인정하지 않는 경우를 게티어 문제라 칭한다. 『출처:위키백과』

 


이 책에서는 크게 인식 정당성 문제, 내재론과 외재론, 인식의무의 자연화 전략등에 대해 다양한 관점들과 대립등을 보여주고 있으며, 제시와 비교, 반박등의 논증을 통해 저자의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인식론이란 진리나 지식의 본질과 기원, 근거 그리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나 한계등에 대하여 고찰하는 철학의 한 부분이다. 근세 인식론에는 크게 두가지 흐름이 있는데 소수의 명증적 원리에서 논리적 귀결을 연역, 선험적인 인식방법을 중시하는 합리론과-데카르트, 스피노자 등- , 관찰, 실험 귀납적 일반화를 통해 진리에 접근하는 경험론- 로크, 버클리, 흄 등- 이 그것이다. 이 책의 전체적인 논조는 '합리론' 에 중심을 두고 있는 듯하다.

 


내, 외재론의 문제에서는 먼저 인식정당화에 관한 개념이 필요한데, 지식이란 인식적으로 정당화된 믿음을 말하는 것으로, 어떤 참인 사실을 참으로 믿는 내적 확신의 과정을 '인식 정당화' 라고 한다. 이 책에서는 인식 정당화에 관한 관점에 대한 대립으로 내재론과 외재론을 비교하고 있는데 저자는 '내가 현재 가지고 있는 증거나 인지자의 반성을 총해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면 정당화 될 수없다는 내재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인식의 자연화 전략' 에 관한 부분이었다. 전통 인식론에 문제를 제기한 '게티어 문제' 에 대한 극복의 일환으로 나오게 된 자연주의적 접근은 그 안에서도 많은 논점을 가지고 있지만, 인식론과 발달된 자연과학의 벽을 허물자는 주장, 다윈의  진화론과 연결되는 부분, 나아가 심리학의 인지심리학과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는 것에서 흥미로웠던 듯하다. 물론 저자는 그 헛점을 지적하기는 했지만.

 


1999년 이후 다양한 학술지에 기고한 인식론 관련 논문들을 모아 엮은 책이라 그런지 내용이 중첩되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 순서를 좀 바꾸었다면 이해하는데 좀 좋았을것 같다. 6장부터 9장 까지의 챕터를 차라리 앞쪽에 실었다면 경험론자와 합리론자의 입장 차이, 내재론와 외재론의 개념, 인식론의 자연화 전략의 개념과 특징을 아는데 더 좋았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4장에서 인식의무의 자연화 전략의 한계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정작 5장과 7장에서 나오는 것처럼.  또한 여러번 언급될 수밖에 없는 '게티어 문제' 도 이 책 각주에서 다루지 않아 결국 인터넷에서 찾아봐야 했다는 것에도 조금 아쉬움을 느낀다.

 


이는 그런 이론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가 없는 일반인들을 고려하지 않는 편집이 아닌가 한다.결국 이 책은 서문에서 밝힌대로 전공자와 일반인들 모두를 위한 책이이 아니라, 오로지 전공자나 이미 인식론에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 아닐런지. 만일 일반인들을 생각했다면 우리말로 된 논문임에도 마치 번역된 듯한 매끄럽지 못한 문장의 표현에 신경을 썼을 것이고, 좀더 많은 예시들을 실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며칠동안 이 책을 붙잡고 끙끙대면서 내 사고와 지식의 폭을 넓혔다는 것 또한 움직일 수없는 '진실' 이다. 그 사실은 '반성'을 통해 내재화 되어 정당성을 얻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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