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말에 남편이랑 봤다. 그 날 계획에 없던 충동적인 관람. 9시께에 시작하는 영화였으니.
역시나 남편은 "뭐 저런 말도 안 되는..." 하면서 잔소리를 했지만, 나로서는 영화 보는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라 충분히 흡족했다. 순전히 한석규 때문에 봤다고도 할 수 있고. 광고의 '색깔'이 맘에 들어서였을 수도 있고...?
주제라. '그림 하나 잘 만들어보겠다'는 게 주제가 아니었을까 싶다.
처음 줄거리를 보곤 갸웃했는데 역시나 김영하의 소설 짜깁기였다더라. 두 소설 중 하나만 봤는데, '사진관 살인사건' 이었나? 영화 속의 살인 사건에 관한 부분이 그거였을 텐데 그것도 결말을 다소 비틀었고. 나머지 소설은 안 보아서 모르겠다. 궁금하긴 하다.
영화의 마지막 반전이라는 게 그렇게 대단히 충격적인 의외의 것이라는 생각도 안 들었다.
요즘엔 오히려 지나치게 남발하는 소재가 결론이 돼버린 건 아닌가?
그 얼마 전 미혼인 한 후배는 재미없다고 보지 말라던데,
나는 그럭저럭 그림 구경하는 재미, 배우들 구경하는 재미로 잘 보았다.
글쎄 그 미혼인 후배보다는 긍정적으로 고개 끄덕일 만한 부분도 있었겠지만(?)
등장인물들의 감정의 흐름 따위가 썩 공감되지 않더라. 매끄러운 영화는 아니다싶다.
한석규는 이제 좀 한 단계 오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가 되지 않았나 싶고,
사진 찍는 남자로 나온 배우는 TV단막극에서 강한 인상의 역할을 몇 번 맡은 걸 보았는데
이 영화 보다보니 왜 그렇게 발음도 불분명하게 대사를 말아먹는지 답답하더라.
아무튼 오랜만에 영화 봐서 무작정 즐거웠다.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봐야겠다. 게바라를 지나친(?) 휴머니스트 쪽으로만 기울어 보이게 한다고도 하지만...
오호! 남미를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