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49
미쯔다 타쿠야 지음 / 제우미디어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야구 만화를 본 지가 꽤 오래 되었지만
아마도 그 내용들은 다 비슷비슷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야구에 탁월한 천재가 있고, 그 천재를 견제하는 라이벌들이 있고,
언제나 극적인 상황은 9회말 투아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진짜 스포츠 보다도 더 마음을 끌어당기는 게 만화가 아닌가싶습니다.
사십몇권이 되는 야구 만화를 줄창 봤습니다.
아직도 완결이 아니네요.
일본 만화들은 정말 무쟈게 긴 것같습니다.
이제 주인공 '고로'가 메이저에 진출했으니 한참 또 이야기가 진행 되겠지요.


만화에 자극받아서 아들 녀석하고 초등학교 운동장에 가서 캐치볼을 했습니다.
야구를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직접 해보는 것도 꽤나 재미있습니다.
오백원 넣고 공 때리는 걸 좋아하는 우리 식구는 가끔 그 실내야구장을 잘 이용합니
다. 흠...아줌마 치고는 곧잘 맞추는 편입니다. 깡,깡 하고 공이 맞아서 날아가는 소
리가 참 기분 좋습니다.
아들 녀석하고 캐치볼 할 때 글러브 안에 퍽, 하고 들어오는 공의 무게가 주는 즐거
움도 적지 않습니다.

이사오고 보니 여기는 야구하는 아이들을 볼 수가 없네요. 2년이 다되도록 우리 아들 녀석 한번도 친구들이랑 어울려 야구게임을 못해봤습니다.

만화책에 나오는 것처럼, 아이들의 관심사가 야구에서 멀어져버린 건가요?

'고로'가 야구 선수로 성공하기 까지 유소년 야구단에서부터 고교야구를 거치는 동안 숱한 친구들을 거치게 됩니다.  어렵게 과정을 거치고도, 극소수만 살아남게 되는 스포츠의 세계에서, 한 친구가 재능없음을 탓하며 그만두려 합니다.
'고로'의 성실한 친구 '토시야'는, 그 친구에게 진심어린 고언을 하며, 야구를 계속하기를 종용합니다. 고로는, 별 관심없다는 듯 지나치고 마는 듯 해서 토시야를 속상하게 합니다.
토시야의 부탁에 마지못해 그 친구를 찾아간 듯 건성으로 얘기하는 고로를 통해 그 친구는 다시 의지를 다집니다.
새 야구화를 물려주려는 친구에게 고로는 잘됐다고 마침 세번째 야구화가 닳아서 새 걸 장만해야 했던 참이라고 했거든요.
야구화 하나도 닳아뜨리지 못한 친구는 '고로'의 재능이 반드시 재능만이 아니라 그런, 끊임없는 노력이 뒷받침 되었던 것임을 뒤늦게 깨닫게 되는 거지요.
....나는 너무 단순한가? 이런 정말, 만화같은 내용들에 감동을 먹습니다.


고로가 야구반조차 없는 학교에 들어가서 어렵사리 야구부를 만들려고 합니다. 현실적인 진로를 택하느라 야구를 진작에 포기했던 친구를 만나기도 합니다.
그 친구는 고로를 통해 다시 야구의 꿈을 갖게 됩니다.
그 친구가 혼자 하는 말이 그겁니다.
"아버지...비록 쫓아서 이룰 수 없는 꿈일지라도
그걸 미리 알고 있더라도
나는, 쫓아서 후회되는 꿈은 없다고 생각해요." 라구요.

비슷한 구조와 갈등들이 반복된다 하더라도
거부감없이 단숨에, 긴장감을 갖고 즐거이 읽게 되네요.
아들,딸, 모두 밥때를 놓쳐가며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고로'가 성공하기를....

만화에만 가능한 멋진 투수의 공들. 능력에 넘치는 직구, 감히 손댈 수 없이 눈앞에서 뚝 떨어지거나 회전하는, 마구들....익숙한 내용들이지만
그럴 줄 알면서도 빠져들게 만드는 게 또 만화의 묘미가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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