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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은 속삭인다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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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라는 뭐든지 갖고 있다. 아버지는 큰 보험 회사에서 일하고 있고, 집도 유복하다. 누님의 말대로 용모에도 부족함은 없을 테고, 능력도 빠지는 데는 없다.
다만, 탐욕스럽다. 마모루는 생각한다. 자신에게는 부족한 것은 없지만, 똑같이 부족한 것이 없는 사람은 그 외에도 많이 있다. 자신도 열 개를 갖고 있고 옆 사람도 열 개를 갖고 있는 상태에서, 그 옆에 있는 사람에게 우월감을 느끼고 싶다면 상대방으로부터 무언가를 빼앗아 버리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만족할 수 없다.
미우라 같은 인간-지금은 대다수가 그렇다-이 만족감과 행복감을 얻으려면, 덧셈으로는 더 이상 안 되는 것이다. 뺄셈을 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 녀석은 즐겁겠지. 미우라의 얼굴을 떠올리며, 마모루는 혼잣말을 했다. 누군가로부터 무언가를 빼앗는 일이 그저 순수하게 즐겁기 때문에 하고 있을 뿐이다. -51-52쪽

마모루는 가끔, 인간의 마음이란 양손을 깍지 낀 것 같은 형태를 하고 있는 게 아닐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다. 오른손과 왼손의 같은 손가락이 서로 번갈아 가며 깍지를 낀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상반되는 두 개의 감정이 등을 맞대고 서로 마주하고 있지만, 양쪽 모두 자신의 손가락이다.
어머니도 분명히 그랬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혼 서류에 손도 대지 않고, 살아있는 동안 한마디도 남편에 대한 비난의 말을 입에 담지 않고, 구사카라는 성을 버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어머니도 아버지를 미워한 적이 없었을 리가 없다. 아주 잠깐이라도.-55-56쪽

"네 아버지는 나쁜 사람이 아니었어. 그저 약했을 뿐이지. 슬플 정도로 약했지. 그 약함은 누구에게나 있는 거야. 네 안에도 있어. 그리고 네가 네 안에 있는 그 약함을 깨달았을 때 '아아, 아버지랑 똑같구나'하고 생각하겠지. 어쩌면 부모가 그러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 때도 있을지 몰라. 세상 사람들이 무책임하게 '피는 못 속인다'는 말을 하는 것처럼 말이야. 할아버지가 무서워하는 건 그거란다. (중략) 할아버지 생각에, 인간에는 두 종류가 있어. 하나는 할 수 있는 일이라도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면 하지 않는 인간. 다른 하나는 할 수 없는 일이라도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 어떻게든 해내고 마는 인간. 어느 쪽이 좋고 어느 쪽이 나쁘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 나쁜 건 자신의 의사로 하거나 하지 않거나 한 일에 대해 변명을 찾는 거지."
마모루, 아버지를 네 변명으로 삼아서는 안 돼. 어떤 일에서도 변명을 찾아서는 안 된단다.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 반드시 아버지의 약함과, 약한 아버지의 슬픔을 알게 되는 때가 올 거야-그렇게 말하고, 할아버지는 처음으로 도구를 쥐는 법을 가르쳐 주었을 때 했던 것처럼 마모루의 손을 잡았다. -106-107쪽

한 덩어리의 치즈다. 그는 자신을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형사들은 주위를 뛰어다니는 쥐들. 여기저기, 매번 다른 각도에서 물어뜯는 작은 이빨. 허를 찔러 터무니없는 곳을 갉다 보면, 그가 속까지 완전히 치즈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1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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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도서관에서 약속시간이 되길 기다리다가 집어든 책.
추리소설이 고프기도 했고, 무엇보다 <악의>라는 제목이 강렬하게 다가왔다. 제목만 보고 문득 떠올린 이미지는 미야베 미유키의 <이름 없는 독>인데 다 읽고 보니 노노구치가 품고 있었던 엄청난 '악의' 역시 '독'이라는 점에서는 내 느낌이 맞았네.

이 소설은 굉장히 신선한 구성을 취하고 있었다. 처음 몇 챕터(노노구치의 수기)를 읽는 사이에 나는 이미 서술자 '노노구치'의 입장에 감정이입을 하고 도대체 히다카를 살해한 것이 누구인지 관련인물들을 살피며 머리를 굴리고 있었는데 바로 다음 장(가가형사의 독백)에서 노노구치가 용의자이며 그러한 혐의에 대한 상당한 근거가 있음이 밝혀진다. 그리고 결국 놀라운 뒷 사정과 함께 노노구치가 범인임이 밝혀지는데... 여기까지가 소설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아니, 이 이후로 대체 무엇이 펼쳐지는 거지?'하고 독자(나)가 당황하는 시점에서 가가 형사가 다시 새로운 의혹을 제기한다. 경찰이 밝힌, 그리고 노노구치가 인정한 '진상'은 과연 진실인가. 여기서부터가 정말 재미있는 부분이다. 제목 '악의'의 주체가 완전히 역전되면서 인간이 그렇게까지 파괴적인 '악의'를 품을 수 있는가하는.. 하지만, 역시 그럴 수 있다. 가가 형사가 '이해'했듯이 나 역시 알 것 같았다. 뭐라고 잘 설명할 수는 없지만 아무튼 마음에 안 든다는 것, 그리고 계속해서 쌓이는 악의... 무서운 일이다. 그런 악의가 내 안에도 잠재하고 있다는 건. 처음부터 작가가 쳐 둔 덫(?)에 제대로 걸려서 노노구치 입장에서 읽기 시작했고 내 안에도 노노구치가 품고 있었던 것과 비슷한 종류의 독이 있다는 것을 알아서인지 끝끝내 노노구치의 '필생의 작품'을 깨부수어버린 가가 형사가 깐죽깐죽 콜롬보마냥 얄미웠다; 노노구치를 옹호하자는 건 아니지만(?) 어쩐지 그런 느낌이다.(범인부터 알려주고 시작하는 콜롬보 볼 때도 늘 이런 범인의 기분이 됐는데;; 이건 다 구성탓??)

내 인간성에 대한 회의(?)를 남겨주었지만(이건 진짜 한 번 생각해봄직 하다-_-) 어쨌든 정말 재미있는 책이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놀라웠다. (작품해설에 따르면 추리소설의 세 가지 요소 who/how/why 중 why에 중점을 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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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8년 7월
구판절판


"아니, 특별한 동기 같은 건 없어. 자네도 말했잖아? 이번 범행은 충동적인 것이 아니냐고. 그게 맞는 말이야. 충동적으로 불끈 화를 못 이겨 살해했다, 그냥 그것뿐이야. 딱히 댈 만한 이유 같은 건 없다니까?"
"그러니까 어째서 불끈 화가 나셨는지 묻고 있는 겁니다. 이유도 없이 화를 내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그냥 사소한 일이야. 아니, 분명 사소한 일이었을 거야. 실은 왜 그런 식으로 머리끝까지 화가 났었는지 나도 잘 기억이 나질 않아. 뭐, 하긴 그런 게 불끈한다는 것의 속성이지. 그래서 나도 어떻게 설명을 해보려고 해도 설명할 수 없다는 게 사실상 맞는 얘기야."-114쪽

그런 비난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히다카 구니히코의 팬이거나 실제로 문학 애호가일 가능성은 낮다고 나는 내심 짐작했다. 아니, 오히려 그들 중 대부분은 지금까지 히다카 구니히코라는 이름조차 알지 못했던 사람들이 아닐까. 적극적으로 남을 비난하는 인간이란 주로 남에게 불쾌감을 주는 것을 통해 희열을 얻으려는 인종이고, 어디 그럴 만한 기회가 없는지, 늘 눈을 번득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는 누가 됐건 상관없는 것이다.
내가 그렇게 말하자 히다카 리에도 동감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웃기는 건, 요즘 들어 남편의 책이 아주 잘 팔린다는군요. 그것도 아마 일종의 관음증 같은 거겠죠?"
"세상에는 별별 사람들이 다 있으니까요."-252쪽

이번 사건을 맡으면서 문학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접해보게 되었습니다만, 작품을 평하는 말 중에 독특한 표현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인간을 묘사한다'라는 말입니다. 한 인물이 어떤 인간인지 마치 그림을 그리듯이 글을 써서 독자에게 전달한다는 뜻일 텐데, 그건 단순한 설명문으로는 어렵다고 하더군요. 아주 작은 몸짓이나 몇 마디 말 같은 것을 통해 독자가 스스로 그 인물의 이미지를 만들어나가도록 쓰는 것이 '인간을 묘사한다'라는 것이라던데요?
당신은 거짓으로 점철된 수기를 통해 히다카 구니히코라는 인물의 잔혹성을 묘사하여 일찌감치 독자, 즉 우리에게 나쁜 이미지를 심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기 위해 준비한 에피소드가 그 '고양이 죽이기'였던 것이지요.-342-343쪽

자신이 체포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얼마 남지 않은 인생까지 모조리 내던져 다른 한 사람의 인간성을 폄훼하려고 한다-. 이건 대체 무엇 때문인가, 하고 나는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나로서는 이론적인 대답을 내놓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노노구치 씨, 그건 어쩌면 당신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당신도 스스로를 분명하게 설명할 수 없는 거 아닙니까?
10여 년 전에 나 자신이 경험했던 그 일이 생각나는군요. 기억하시는지요, 내가 가르쳤던 학생이 졸업식 직후에 자신을 괴롭혀온 학생을 칼로 찔렀던 사건. 그때 왕따의 주모자였던 학생이 했던 말이 있습니다.
"아무튼 마음에 안 든다, 아무튼 마음에 안 든다……."
노노구치 씨, 당신의 심경도 그 학생과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의 마음속에는 당신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히다카 씨에 대한 깊디깊은 악의가 잠재되어 있었고, 그것이 이번 사건을 일으키게 한 동기가 아니었을까요? (이어서)-345-346쪽

(이어서) 그런 악의는 대체 어디에서 나온 걸까요. 나는 당신과 히다카 씨에 대해 나름대로 상세하게 조사를 해봤습니다. 그 결과 내가 알아낸 것은 히다카 씨가 당신에게 미움을 살 만한 이유는 하나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는 훌륭한 학생이었고, 당신에게는 오히려 은인이라고 해도 좋을 사람이었어요. 당신이 후지오 마사야와 한 패가 되어 그를 심하게 괴롭힌 시절이 있었는데도 그는 당신에게 큰 도움을 주었지요.
하지만 그러한 은혜가 거꾸로 미움을 낳는다는 것을 나는 압니다. 당신이 그에 대해 열등감을 품지 않았을 리가 없는 것입니다.
게다가 성인이 된 뒤에 다시 만난 히다카 씨에 대해 당신은 질투심이라는 것까지 느껴야 하는 처지가 되었어요. 이 세상에서 가장 앞자리를 빼앗기고 싶지 않은 상대인 히다카 씨가 당신보다 먼저 작가로 성공해버린 것입니다. 그가 신인상을 탔다는 것을 알았을 때, 당신의 심경이 어땠을지 상상하면 나는 온몸의 털이 거꾸로 솟을 만큼 오싹해집니다.-3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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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모우 저택 사건 2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기웅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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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동안 자신이 사는 '현대'와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다르지는 않구나 하고 생각했다. 옷차림, 신발, 빌딩높이, 문장의 가로쓰기 방향이 다른데다가 한자도 어렵지만 인간 자체가 뿌리째 바뀌지는 않는 것이다.
버튼 하나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 너무 많아 인간의 손으로 직접 해야 한다는 것. 그게 가장 큰 차이 아닐까. 치에나 후키가 일하는 걸 봐도 그렇다. 청소기나 세탁기가 없고 자가용이 없으니 시장도 하녀를 보내야 한다.
할 일이 많은 시대다. 물론 하고 싶은 일만 골라 할 수 없어 힘들겠다 싶기는 하지만 노동의 의미가, 다카시가 있는 '현대'보다 훨씬 더 소박하고 분명했으리라. 담배 한 갑을 사려고 해도 직접 얼굴을 마주 보고 주고받아야 하는 시대다. 담배와 거스름돈을 주고받는 행위에는 그만한 세상살이의 무게가 담겨 있다. (이어서)-133쪽

(이어서) 조금은 부럽기도 하다. 나 같은 인간은 어떻게 되는 걸까. 현대로 돌아가 재수를 해서 대학에 합격하고 나면 사 년간 적당히 놀다가 취직. 그 뒤엔 무슨 일을 할까? 어떤 직업을 고를까? 버튼 하나면 전부 해결되는 시대다. '인간'이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다. 다카시라는 '인간'을 필요로 하는 일을 발견하기 어렵다. 더 나아가 '인생' 그 자체의 의미를 찾기도 쉽지 않다.
만일 이후에 전쟁이, 사상 통제가, 공습이, 식량 부족이, 점령이 기다린다는 역사를 몰랐다면, 이 시대에 살고 싶어졌을지도 모르겠다. 나쁘지 않다. 앞으로의 일 따위 고민하지 않는다면 나쁘지 않다. 인간의 힘을 소중히 여기는 시대인 만큼 사람들 사이의 관계도 따뜻하다. 빵집 주인도 저렇게 친절하지 않은가. 살아가기에 결코 나쁘지 않은 시대다.
히라타가 왜 여기에 왔을까 하는 의문이 새삼 떠올랐다. 회복되면 꼭 답해 주겠다고 했다. 이 시대를 봤냐고 물어보며 나라면 알 수 있을 거라고도 했다.
어쩌면 히라타는 그저 이 시대의 편안함에 묻히고자 찾아온 걸지도 모른다.-133쪽

나는 인간이 될 수 있다. 가짜 신이 아닌, 아주 평범한 인간으로. 역사의 의지 따위는 몰라도 그 흐름에 몸을 맡겨 열심히 살아가는 인간으로. 하루 앞을 몰라 자신의 목숨을 귀하게 여기는 인간으로. 내일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를 이웃의 어깨를 두드리며 함께 웃을 수 있는 인간으로. 그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모르는 채 남들과 다를 바 없는 용기를 지니고 역사를 헤엄쳐 가는 인간으로.
어디에나 있는 보통의 인간으로.-2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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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모우 저택 사건 1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기웅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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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상상하는 것도 더 이상은 곤란하다. 만나는 사람마다 자신을 바보 취급한다고 여기다니 그야말로 피해망상이다. 더욱이 이런 망상에 사로잡힐 때마다 반사적으로 뇌세포를 총동원하여, 혹시라도 상대가 자신에 대한 혐오를 실제로 드러내면 뭐라고 대꾸해 줄지를 궁리하게 된다. 거의 병이다.
멋대로 상상하고 멋대로 화를 낸다. 이런 망상이 계속 이어졌다가는 진짜로 지나가는 누군가를 향해 칼을 휘두르는 상황이 닥칠지도 모른다. 그러다 쫓아온 경찰에게 붙잡혀 경찰차에 질질 끌려가면서 "날 바보 취급했다고! 저 자식, 날 비웃었다고!" 하며 연신 고함을 지르리라.
위험하다. 얼른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안 된다.-12-13쪽

"역사가 먼저냐, 인간이 먼저냐. 영원한 수수께끼지. 그렇지만 난 이미 결론을 내렸어. 역사가 먼저야. 역사는 자기가 가려는 쪽을 지향해. 그것을 위해 필요한 인간을 등장시키고, 필요 없게 된 인간은 무대에서 내리지. 때문에 개개의 인간이나 사실을 대체하더라도 상관없는 거야. 역사는 스스로 보정하고 대역을 세우면서 사소한 움직임이나 수정 등을 모두 포용할 수 있거든. 그러면서 내내 흘러가는 거지."
높은 데서 다카시를 내려다보며 '한수 가르쳐 주마'라고 하는 듯한 거들먹거림은 아니다. 회사의 불합리한 처사나 부조리에 대해 불평하는 후배에게 어차피 세상은 그런 거니 체념하라고 위로하는 선배의 말에 담긴, 피로감이 뒤섞인 자포자기의 울림과 비슷하다. -2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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