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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에게 죽음을 ㅣ 스토리콜렉터 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출간 즉시 33만 부 판매!
32주간 독일 아마존 베스트셀러 No.1 기록!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Schneewittchen muss sterben
넬레 노이하우스 Nele Neuhaus 지음 / 북로드 (2011)
평화롭게만 보이던 한 시골 마을에서 벌어진 가공할 만한 살인사건,
인간은 과연 얼마나 또 어디까지 잔인하고 무자비해질 수 있을까?
한 마디로 말해서 종잡을 수 없는 작품이다. 기본적으로 추리소설로 분류되겠지만
그 이면에는 엄청나게 기가 막힌 사실이 '떡 하니' 버티고 있어 단순히 '미스테리
추리소설'이라는 울타리에 가둬두기가 아쉽다. 인간 본성의 그 추함과 악함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직무를 다하지 않는 경찰과,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과 성관계를 맺는 선생 겸 (부도덕한)문화교육부 장관, 그리고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환자에게 고의로 약을 다르게 처방하는 의사 등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도 크다.
추리소설이니만큼 독자의 입장에서는 과연 사건의 배후에 있는 인물이 누구인가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혹여 스포일러라도 누출하게 될까 조마조마하며
리뷰를 작성하려니 여간 힘든 작업이 아니다. 혹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대체
어떤 책이냐고 물어오는 이가 있다면 책 뒤표지에 쓰인 대로 '인간 내면의 감출 수 없는
추악한 본성'을 마주하게 될 거라는 말로 대답을 대신하고 싶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분명 이 말에 모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토비아스다. 만화나 TV드라마에 나올 법한 꽃미남에 운동이면 운동,
공부면 공부, 게다가 성격까지 좋고, 못하는 것 하나 없는 인물로 한때는 의사가 되려
했던 수재다. 여심을 뒤흔들어놓는 예쁘장한 외모로 학창 시절 초 절정의 인기를 구가했던
것은 새삼 거론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쉽게 말해서, 감옥에 들어가기 전까지 토비아스는
"레전드급"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그가 백설공주처럼 예뻤던 전학생이자 결국 자신의
여자친구가 된 스테파니와 친구 로라를 살해했단다. 자신은 살해한 기억이 없다지만
모든 증거가 그의 옷, 차, 집에서 발견돼 결국 그는 감옥에서 11년을 복역했다. 그러나
오랜 만에 돌아온 마을에서 그를 반기는 사람은 아버지를 제외하곤 아무도 없다. '그를
기다리는 것은 핑크빛 미래가 아니라 사회의 편견과 예정된 패배다.(P. 9)' 이 이야기는
토비아스가 형을 마치고 출소하는 그 순간에서 시작된다. 살인자라며 집 앞에는 협박성
낙서가 가득하고 복면을 두른 괴한들로부터 습격을 당하고, 손님들로 늘 북적거렸던
아버지가 직접 운영하시던 레스토랑은 문을 닫고 변변한 수입이 없어 부모님은 결국
이혼하시는 등 토비아스의 가정은 말 그대로 풍비박산이 났다. 자신이 감옥에 있는 동안
부모님이 감내해야 했던 고통과 부당한 비난의 무게에 토비아스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급기야 조용히 마을을 떠나 다른 곳에서 새 출발하려던 다짐은 마을 사람들의 협박과
냉대에 강한 적대감으로 변질되고 만다. 그러던 찰나 그의 앞에 스테파니를 쏙 빼닮은
아멜리가 등장하고 그 아이가 지난날 사건에 대해 중요한 그 무언가를 찾아내면서,
11년 전 살인 사건의 진범을 밝혀내게 된다.
추리소설의 묘미는 아무래도 범인을 찾아가는 그 과정에 있고, 최고의 추리소설이라면
아무래도 잡으려 애를 써도 쉽게 잡히지 않는, 말하자면 알리바이가 완벽히 성립되는
범인이 등장하는 소설이 아닐까? 작가가 교묘한 장치를 심어둘 수록 당연히 읽는 재미는
배가 되니 말이다. 이 작품에서도 주변인물들을 하나씩 뜯어보면, 이래서 범인 같기도
하고, 또 이래서 범인이 아닌 것도 같다. 스테파니를 좋아했던 자폐아 티스도,
당대 최고의 여배우로 우뚝 섰지만 어려서부터 지나칠 정도로 토비아스를 짝사랑해온
나디야도, 고등학교 시절 은사이자 당시 스테파니를 사이에 두고 자신과 삼각관계였던
현 문화교육부 장관 라우터바흐도와 그의 아내 다니엘라도, 그 사건 이후 홀연히 자취를
감춘 라르스와 다른 친구들도. 그렇다면 사건의 진범은 누구일까? 추리소설이 늘 그렇듯,
초반부에는 사건의 정황을 장황하게(혹은 풍부하게)늘어놓고 중후반부에 범인을 밝혀내는
데에 초점을 맞추는데 이 책 역시도 마찬가지다. 분명 어떤 사건을 계기로 이야기는
급 물살을 타고 궁금함에 못 견뎌 책장을 덮을 수가 없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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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아스는 그 사건의 범인일까 아닐까? "그거 알아요? 그때 당신네 동료들이 수사를
제대로 했으면, 그래서 진짜 살인자를 찾아냈으면 우리 부모님도, 나도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P.146) 인생 최대의 황금기인 20대를 송두리째 잃어버린
촉망 받던 사내. 의사가 될 수도 있었을 정도로 수재였던 데다 잘 생기고 성격도 좋아
그야말로 초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던 토비아스.
"난 더 이상 미래도 없어. 누군가가 내 인생을 망가뜨렸다고. 그런데 지나간 일이니까
잊어버리라고? (P. 155)" 진실을 알고 싶다는 토비아스의 울분에 찬 외침이 바로
이 소설의 핵심이다. 토비아스를 보자마자 한 눈에 반한 아멜리가 그렇듯, 독자 역시도
토비아스의 무죄를 믿으며 그를 변호하는 입장에서 그 때 그 사건의 전말을 파헤치는 데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을 수 없다. (아마도)사라진 스테파니로 보이는 꽃다발을
든 여인이 그려진 국내판의 표지와 달리 원서의 표지는 대체로 풍향계가 그려져 있다.
풍향계의 의미가 무엇이길래? 베드로는 예수님을 세 번이나 배신했는데 그때마다
수탉이 울었다 한다. 그래서 기독교에서 수탉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상징하는
동물이자 정의를 상징하는 동물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토비아스는 정말로 누명을
쓰고 있으며, 가려진 진실이 있다는 말로도 해석이 되는데...
자, 수탉의 울음소리가 들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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