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켄 스토리콜렉터 1
아리카와 히로 지음, 윤성원 옮김 / 북로드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키켄 - 재기발랄 공대남들의 열혈 캠퍼스 스토리
 


온 힘을 다하여 무의미했고, 온 힘을 다하여 무모했고
온 힘을 다하여 진지했다.

도대체 그런 시절을 인생에서 얼마나 보낼 수 있을까? (p. 301) 

개인적으로 좀처럼 읽어본 적 없는 소년만화(?)틱한 표지에 처음에는 읽어볼까 
말까 고민했는데
,
오랫동안 읽지 않은 청춘 소설인데다 북로드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소설이라 궁금증이 앞서 리뷰어 신청을
했다. 막상 책을 받아
표지를 보니
, ’일상이 무미건조한 당신, 지금 당장 ’폭발’하는 청춘을
만나’란다.
   


 
당장이라도 이 책을 읽어 기분전환을 해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 개인적으로 
몇 달째 정체불명의
피부병을 앓고 있어 외출도 못하고 잔뜩 울상인 채 살았는데 
어쩌다 보니 해가 바뀐 게 아닌가
?
병이 더디게 낫는다 해서 더 이상 웅크리고 
살 수도 없겠다 싶어서 마음의 짐이나 좀 덜어보자 하는 생각
으로 읽었는데
충분히 즐거웠다
책이 가진 여러 장점 중에서, 어찌 간접경험을 논하지 않거나
혹은 그 가치를 과소평가 할 수 있을까
?
무미건조한 나의 일상을 뒤로 하고,
다른 이들의 삶의 단편들을
접하는 동안 마치 내가 그들 무리의 일원이라도 
되는 것처럼 시종일관 같이 키득거린다
. ’엄친딸’과의
로맨스를 기원해주고
기적의 라면
맛을 상상하고연유야 어찌됐건 이왕 출전한 이상, ’이기진 못해도 
지진 않겠다’는 젊은이 특유의 근성과 패기에 새삼 경이로운 눈길을 
보내기도 하면서
.

 
이 책의 제목인 키켄이란 낯선 이름은, 알고 보니 세이난전기공과대학의 동아리
기계제어연구부
약칭이란다. 작년 일본에서 출간돼 큰 인기를 얻었다는 
이 소설은
2004년 데뷔한 여성작가, 아리카와
히로의 작품이다여학생 하나 없는
공대생들의 이야기를 여성 작가가 천연덕스럽게 풀어냈다는
사실에 일순간 
멍해진 것은 아무래도 내가 촌스럽거나 상상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겠지 싶다
.

 

 
동아리를 소재로 한 작품이니만큼 여러 학생들이 등장하지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축은 두 명의 동아리
실세, 우에노오오가미다. 우에노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방 천장에 로켓 폭죽을 쏘아 올리며 일찍부터
부모를 
걱정시키던
, 말하자면 ’까딱하면 희대의 범죄자(?)’가 되었을 인물이고
오오가미는 박력 덩어리로
모두를 예의 그 눈빛 하나로 제압하는 인물이다
이 이야기는 2학년이던 그들이 3, 4학년이 전무해
존립 위기에 처한 동아리를 
구해내고자 신입생을 모집해 고군분투하던 그 해
 1년 간의 이야기이다.

 
그래도 키켄 이야기를 할 때의 당신은 즐거워 보여요.”(p. 53)

키켄이란, 1학년 모토야마의 아내의 말처럼 그저 머릿속에 떠올리기만 해도
이야기를 꺼내기만 해도
기분을 즐겁게 하는 그런 존재다. 그때의 ’나’와 
그때의 ’너’그리고 그때의 ’우리’가 있던 ’그곳’이니까.
그때 우리는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상대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또 이별을 겪는가 하면
같은 관심사를
가진 이들을 알게 돼공통된 목표와 꿈을 갖고 함께 
노력하지 않았나? 그 공간과 시간에 대한 아련한
추억과, 새록새록 피어나는 
당시 인물들에 대한
기억에 선뜻 마지막 책장을 넘기기가 아쉬워진다
다만, 다 좋은데 ’기적의 맛’에 할애된 부분이 너무 길었지 않나 싶은 
아쉬움이 든다. 그게 바로 아리카와
히로가 들려주는 유쾌한 이야기들이 
조금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의 다른 표현이겠지만. 
  
여담인데, 책날개에 소개된 넬레 노이하우스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이 책도 흥미로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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