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와 관련돼, 마지막으로 질문을 했던 사람입니다....ㅎㅎ

음, 정확히 얘기하자면 질문이라기 보다는 우려섞인 마음에서 무언가 확인을 하고 싶었던 거 같기도 합니다...^^

철학강의라는 거, 이렇게 여러 사람들과 강의를 들어본 게 대체 몇년만인지... 15년 쯤 되었을까요?  

극찬에 마지않던 후기 속 1강을 놓쳐버리고, 뒤늦게서야 자리하게 된 채운선생님의 두번째 강의, 좋았습니다. 

차이의 사유에 대한 대목이 참 좋았고, 특히나 모네의 그림들과 곁들여 들려주신, 지금여기의 감각, 진실은 다만 지금 이 순간 내가 느끼고 호흡하고 감각하는 이 순간에만 존재한다, 그러므로 나는 철저하게 지금 이 순간의 진실에 의지해, 현재형을 살아갈 뿐이다는 메시지는 온몸에 오소소 소름이 돋는 듯한 서늘함과 신선함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었지요. 

후기를 올려주신 다른 분들의 글을 열심히 읽으며, 아, 지난번 내가 들었던 강의가 저토록 심오하고도 어려운 내용이었구나, 감탄하며 내 맘대로 편하고 쉽게 해석해버린 선생님의 메시지가 혹 왜곡된 게 아닐까 심하게 의심하면서도, 그래, 아무렴 어떠랴~ 내가 듣고 느끼고 깨닫는 것만이 진실일진대, 누가 내게 옳다 그르다를 말할 수 있으랴 하는 배짱으로 스스로의 무지를 위로해 보기도 했습니다. 

그날 시간이 없어 최대한 빨리 질문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에 말이 빨랐던가요? 화가 날 이유도 없고, 화가 나지도 않았는데, 화내지 말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적이 당황했습니다. 아무래도 마음도 급하고 긴장도 하고 해서 다들 제가 화가 난 것처럼 느끼셨나봐요. (뭐, 프로이트와는 전혀 상관도 없는 제가, 아무리 생각해도 화가 날 건 없었습니다.) 

다만, 첫번째 질문자의 프로이트의 구순기/항문기/ 등등의 개념 또한 재현의 사유냐는 질문에 대한 선생님의 답변이 알쏭달쏭했던 건 사실입니다. 

제 기억에 의하면, 그 역시 재현의 사유다라는 전제와 함께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을 비판하셨는데, 그 비판의 근거를 짧은 선생님의 답변에서는 캐치해내지 못했습니다. 다만 기억나는 건, 강남에 줄줄이 걸려있는 신경정신과 간판들(자본에 잠식된 정신분석을 애기하시며)과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이상적 부모상에 관한 개념의 횡포(이렇게 이해했습니다), 아이들을 순식간에 착 가라앉게 만들어버리는 신경안정제의 남용들을 열거하시며 차라리 정신과에 가서 주저리주저리 하소연할 거면 친한 친구를 붙잡고 수다를 떠는 게 훨씬 더 정신건강에 이롭다는 의견을 피력해 주셨지요. 제 기억이 맞다면요

이때부터 제 가슴이 불안정하게 뛰었습니다. 혼란스러웠거든요. 선생님의 저 얘기는 도대체 무슨 얘기인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에 대한 비판인가, 심리학에 대한 비판인가, 심리학과 정신분석학 전반에 대한 비판인가, 신경정신 의학에 대한 비판인가 심리치료에 대한 비판인가. 지금도 사실 혼란스럽긴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분명한 인상은, 아무튼 정신분석, 심리학 뭐 이런 것을 싸잡아 매도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요? 네, 제 개인적인 느낌으로는요. 그런데도 납득할만한 근거를 도무지 찾아낼 수 없으니, 선생님의 의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일순간 혼란스럽고 긴장되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다 결국, 공황장애를 겪고 있다는 그 여성의 질문에 이르러서는, 뭔가 가슴이 퍽 막혀왔습니다, 아니, 가슴이 퍽하니 아파왔다는 것이 맞을테지요. 만약 제가 질문하셨던 분의 상황이었다면, 저는 분명 분노했을 테니까요.  

저는 그 여자분도 저와같은 혼란스러움 속에 있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어찌할 수 없는 내면의 문제를 극복하고자 나름의 노력을 하고 계신 상황에서, 선생님이 던져주신 짧은 단서들로는 도저히 내용 자체를 이해할 수 없었으리라 봅니다.  

이건 누군가 얘기한 것처럼, 프로이트를 신봉해서도 아니고 정신분석의 위력에 대한 반증도 아닙니다. 다만 선생님이 하신 그 코멘트의 근거를 알아채지 못하기에 혹 알지 못하기에 도대체 저게 뭔 소리인가, 그런 심정이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그 당혹스러움을 달래줄 납득할만한 답을 얻고 싶었던 것일테지요. 순전 저의 투사일지는 모르지만 그날의 저는 그랬으니까요.  

이제 와서 이렇게 구구절절 지난 일을 쓰는 이유는, 이왕 이렇게 된 거, 어떤 점 때문에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 '뻥'이 되었는지를 좀더 알고 싶어서입니다. 어느분 글 속에, 정신분석은 '뇌의 메커니즘'이 발견되면서 완전히 '뻥'이 되어버렸다고 한 거 같은데 혹 그 부분에 대한 책이나 내용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너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알기로 푸코는 <광기의 역사>에서 정신과 의사에게 '정상/비정상'을 진단할 권리와 권위를 정신의들에게 이양함으로써  그 이후 정신분석이 자본주의적 권력과 맞물려 돌아가고 있음에 대해 비판이 있다는 점과 또 프로이트의 무의식에 대한 이론 또한 지난 시대의 기념비적 유물로써 기능할 뿐이라는 점, 사르트르는 사람들로 하여금 무의식을 핑게로 자신의 책임을 외면하게 한다고 하여 비판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 모두 선생님이 강의에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서로다른 관점에서의 진실이라 봅니다. 하지만 제가 알고 있는 정신분석 비판은 이정도뿐이어서, 이것만으로는 선생님의 답변내용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제 궁금증과 답답함을 풀어줄 무언가를 찾아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요점은, 그날 마지막 질문시간에 나온 프로이트에 대한 얘기들을 누군가 정리해서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다는 말씀. 번거로우시면 참고자료를 올려주시는 것도 환영이구요. 혹시 제가 뭔가를 톡톡히 오해하고 있는 거라면 그 부분에 대한 깨우침도 언제든 환영이구요..(무식한 건 죄가 아니잖아요...ㅜ.ㅜ) 많은 가르침 부탁드릴게요...꾸벅...^^ 

아, 그리고 마지막 한가지. 제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시간관계상 선생님께서 서둘러 답변을 해주셨지요. 심리학이든 정신분석이든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그쪽을 활용하고 싶으면 그렇게 하라, 그러나 내게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물으면, 나는 지금 현재의 '장'을 바꾸겠다는 말씀. 그 말씀은 무슨 뜻인지 너무 잘 아는데, 제가 궁금한 것은 그 부분이 아니었다는 것과 때문에 제 질문의도와는 완전히 다른 답을 해주셨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러니까 혹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선생님이 프로이트를 매도하려고 한 게 아니라 그냥 선생님 입장이라면 나는 이렇게 하겠다, 이런 얘길 했을 뿐인데, 당신이 내용을 오해해서 화를 냈다 이런 식으로 오해!하시지는 마시길.  

사실 선생님이 그렇게 답변하시는 통에, 막판에 정말 김이 샜다는. 이렇게 마무리를 할 거면, 처음부터 이렇게 얘기하셨으면 그 열띤...ㅎㅎ 프로이트에 관한 질문들은 없었을 테니까요. (아직도 그 질문을 프로이트에 관한 거라고 해야 할지도 의문이지만)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인데, 선생님의 '장'을 바꾼다는 방법은, 심리학 중 게슈탈트학파의 이론과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합니다. 제가 알기에 대부분 모든 심리학의 주요메시지는 '지금 여기'를 살라!는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요......아무튼 귀중한 답변들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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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ghong 2010-01-26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수유너머 강원(070-7799-5877)의 채운 선생님께 직접 전화를 드렸습니다. 아무래도 채운선생님이 답변을 주시는게 필요할 듯해서요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답변을 주실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토요일에도 근무인지라...) 질문시간이 저녁 10시를 넘어가면서 시계를 열심히 봤던 사람입니다..다음날에 대한 부담이 크거든요...하지만 님의(어떻게 부를지 몰라서요..용서하시라) 질문이 화가 난듯한(?) 질문이라는 생각은 못했습니다. 단지 말이 조금 빠르구나 하는 생각만 했죠..그러니 그건 오해 안하셔도 될 듯 합니다. 그리고 전공상(정신과의사는 아니지만 직업이 의사입니다..대학원에서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했구요) 프로이드니 융이니..뭐 그런 사람들에 대해서 잠깐 배웠지만 ..저도 질문자가 알고 있는 정도라 뭐라 이야기는 못하겠지만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의 한계에 대해서는 많이 배웠답니다. 아마도 그런 부분을 건드려주신게 아닐까 싶구요..제 옆의 여자분이 공황장애를 이야기 하면서 질문했던 건....저도 이해를 합니다...아무리 나의 장이 바뀐다고해서 사회적인 구조(나를 둘러싸고 있는 구조...가족이나 직장이나 등등..또 사회구조적인 억압구조들)적인 장이 바뀌지 않는데 어떻게 내가 그 안에서...재현의 사유를 넘어서 사유 할 수 있을가에 대한 것 역시 저도 동감합니다...이건 마치 (죄송합니다..제가 교회 다니는 사람인지라..이런 예를 듭니다) 가난한 사람에게 빵을 줄 것이나 아니면 복음을 줄것이냐에 대해서 청년시절부터 고민했던 부분과 맞아 떨어집니다(조금 다르긴 하지만요) 빵을 주자는 쪽은 민중신학쪽으로 갔고 복음을 주자는 쪽은 그냥 교회에 남아서 사회구조적인 문제는 도외시 한체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어 놓고 마치 그것이 모든 인것처럼 이야기를 하죠...일설하고....하지만 채운선생님의 1강,2강을 종합해 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가 있는 자리에서 재현의 사유를 넘어가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거죠...그게 불합리해 보일지라도..또 그게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말입니다..그게 우리의 삶에 대한 태도라고 전 받아 들였습니다. 죄송합니다..저의 이해가 부족해서 그럴수도 있지만요...음~~채운샘이 어떤 답을 주실지..기대해 봅시다..이거 조만간 우리팀이..수유너머 사무실을 한번 찾아가서 심도있는 이야기를 나눠야 할듯 합니다..ㅎㅎ

붉은루핀 2010-01-26 17:47   좋아요 0 | URL
이렇게 마음써주시다니, 감사드려요~ 채운 선생님의 귀한 코멘트는 다 froghong님 덕분입니다..ㅎㅎ 이번 스터디를 통해서, 일상의 삶속에서도 매몰되지 않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구나 느끼면서 스스로도 더욱 고무되고 고양되는 느낌입니다. 또한 내삶에 대한 책임도 더해지는 듯한 느낌이구요.
아무튼 이렇게 귀한 분들과 같은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게 된 것, 정말 행운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동기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이번 스터디를 좇아가볼 참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froghong 2010-01-26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름을 보니까 1강때 주차 공간을 못 찾아서 집으로 돌아가셨다는 분이시군요...지금 붉은 루핀님의 글을 프린터 해서 열심히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저도 나름 고민해 볼께요.. ...

채운 2010-01-26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난 의사샘께서 간곡히 말씀해주시더군요. 요 사이트에 들어와서 답글을 달아주었음 하구요. 하하 보살이십니다. 음, 제가 차시간만 아니었대도 그날 얘기를 마무리짓고 오는 건데, 시간에 쫓겨 서둘러 마무리하고 말았습니다. 붉은 루핀님 표정을 보고 알았습니다. 제 대답이 매우 석연치 않았다는 것을요.^^
지금 질문하신 것에 대해 제가 장황하게 대답을 할 능력은 없구요(-_-;;)
다만, 제가 저질러 놓은 말들에 대해 답변드리는 것으로 하지요.

프로이트의 심리학이 재현적인 것이냐고 물으신 것에 대해.
물론, 프로이트의 심리학 전체를 '재현의 사유다'라고 한마디로 평가할 수 없지요.
다만 제가 말씀드린 것은, 프로이트의 심리학에 의존하고 있는 정신분석학에도 여러 스펙트럼이 있다는 것과,
그 중에서 무의식을 '표상적으로' 해석하는(어떤 행위나 언어를 무의식의 '표상'으로, 특히 가족주의적 표상으로 환원하는) 정신분석학에 대해 비판적으로 말씀드렸던 겁니다. 그 예로, 요즘 유행하고 있는 '정신과 클리닉'에 대해 제가 갖고 있는 회의적 생각을 말씀드린 것이구요. 그러면서 '차라리'가 아니라, 좀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의미에서 '관계의 장'을 바꾸는 실험을 하시기를 권유하고 싶다고, 그게 정말로 주체적이고 궁극적인 '치료'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씀드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도 많이 아파본 사람으로서(^^) 말씀드리면, 그 아픈 게 마음이든 몸이든(아니, 실은 이 두가지가 불가분하게 연동되어 있는 것이지요) 약만으로는 치유가 불가능합니다. 스스로를 돌파해 나가려는 용기와 실천이 없다면 약도 언젠가는 독이 되고 말지 않을까요? "저 벽을 넘어설 수가 없다면 벽 밑을 파서라도 가야 한다"라고, 정신분열증을 앓았던 반 고흐는 말했습니다. 그림을 통해 자신의 병을 건강으로 전환시키려고 했던 것이지요. 화가공동체를 꿈꾸면서 말입니다.

사실 제가 강의 중에 프로이트를 직접 언급한 기억은 없습니다. 다만 '표상'을 설명하면서 '표상적 무의식'에 대해 잠깐 언급을 했었지요. 첫 시간에도 말씀드렸지만, 역사적으로 언급되는 고전과 사유 중에서 제가 함부로 폄하하고 무시해도 좋을 만한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프로이트도 마찬가지지요.^^ 저도 그의 텍스트를 재미있게 공부했고, 그의 사상이 20세기에 다양하게 분기하는 양상을 보면서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마르크스와 니체와 프로이트가 20세기 사유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몇 권의 책들이 있구요,
저는 개인적으로 들뢰즈와 가따리의 공저 <앙띠 오이디푸스>를 읽었던 충격을 잊을 수 없습니다.
이 책의 부제가 자본주의와 정신분열증입니다.
68년 혁명을 통과하면서 이들은 '무의식'과 '욕망'을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유하지요.
제가 정신분석학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은 많은 부분 이 책에 빚지고 있습니다.
쉽진 않지만, 그리고 다분히 제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정신분석 비판과 관련해서 이 이상 가는 책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최근 몇 년 사이에 의역학을 공부하면서 무의식의 문제를 몸과 관련해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의식을 어떤 실체로서가 아니라 우주의 운행, 사유, 몸, 마음.. 등등의 문제와 함께 사유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고 할까요. '나를 바꾼다'(전 이게 '치료'라고 생각하는데요)는 문제와 관련해서 제가 요즘 급관심을 갖고 있는 문제입니다. 제가 '관계의 장' 운운한 건 심리학이 아니라 이런 동양적 사유를 염두에 두고 드린 말씀이었습니다.(게슈탈트 심리학은 제가 아는 바가 없어서요-_-) 이건 혼자 공부하기가 어렵구요, 혹시 마음이 동하신다면 남산에 있는 연구실에서 세미나와 강좌를 강추해 드립니다.^^
어떤 사유들이 비슷한 용어를 공유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형성하는 사유와 개념이 사용되는 맥락이 전혀 다르다면, 그건 전혀 다른 개념이고 전혀 다른 사유들이지요. '지금 여기'를 살라고 하는 것도 그 맥락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뭐, 비슷할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겠지요.^^

제가 드릴 수 있는 답은 이 정도네요.
속 시원하진 않으시리라 생각되지만, 질문을 품고 지속적으로 열공(!)하시다보면 스스로 답을 구하게 되지 않을까요?
붉은루핀님의 고민이 묻어나는 질문 감사합니다.
고민하는 힘이 행위하는 힘이 되시길!
또 다른 인연장에서 또 다른 공부로 만나 뵙기를 바랍니다.^^

붉은루핀 2010-01-26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운 선생님! 이렇게 코멘트를 해주시다니, 감사드려요..^^ 역시 질문을 올리길 잘했단 생각이 듭니다. 첫강의를 놓쳐서 아마 큰 맥락속에서의 선생님 메시지를 놓친 부분이 있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선생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을 땐 분명 내가 모를 뿐 어떤 근거가 있을 거란 생각으로 이리저리 검색해 보다 위에서 소개해주신 <앙티 오이디푸스>라는 책도 알게 되었어요.(근데 너무 어려울 것 같아, 읽는 건 엄두가 안나네요..ㅎㅎ)
제 경우, 10대 때부터 심리학에 관심이 많았고 20대도 심리학의 이러저러한 책들에 의지해 왔고, 지금은 융과 신화, 꿈분석에 대한 관심에까지 이르렀어요. 그리고 앞으로는 이 관심을 좀더 구체화해서, 본격적으로 공부해 볼 예정이에요. 제가 공부하려고 하는 부분이 예술상담치료 쪽이다 보니, 아무래도 선생님 답변의 몇몇 뉘앙스에 대해 민감했던 것도 같구요.
아무튼, 위에서 다시 설명해주신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안심이 되는 기분입니다.(왜 '안심'이 되는지 모르겠군요..ㅎㅎ) 답변주셔서 너무 감사하구요 앞으로도, 책을 통해서 강연을 통해서 활발히 만나뵐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행복한 저녁 되세요..^^

froghong 2010-01-26 19:34   좋아요 0 | URL
우와~~예술상담치료라...저도 은근 관심이 가는 분야랍니다. 나름 상담도 공부했고...미술치료나 음익치료도 관심을 가지고 있답니다. 제가 부러워 하는 사람중 한분이시군요...그 관심을 많이 많이...나눠주십시오..

froghong 2010-01-26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운 선생님~~답변에 너무 감사 드립니다. 제가 혹시나 무례했던 것은 아니죠???!!! 직접 전화를 드리면서도 그게 걱정이었는데 흔쾌히 받아주시고 답변까지 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다시한번 '마음의 의사'라는 표현을 드리고 싶습니다. 감동입니다....

blue0729 2010-01-26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Oh My God! 채운선생님까지 이렇게 답을 해주셨네요- 저도 붉은루핀님께서 질문하실때 약간 흥분은 하셨어도 화나셨다고는 생각안했답니다^^;; 너무 신경쓰시지 않아도 될것 같아요// 앙띠 오이디푸스 저도 봐야겠군요(들뢰즈라는 말에서,,, 주춤주춤하지만요ㅠ 과연 읽고 이해하는 것이 가능할까요ㅋㅋ) 뇌과학에 대해 글을 올린건 저였는데// 저도 자세히 공부한 것이 아니라 책만 몇권 본지라 자신있게 대답은 못드릴거같네요ㅠ 크리스 프리스의 <인문학에게 뇌과학을 말하다> 쉽고 부담도 없는 괜찮은 책인 것 같아요-인간의 정신활동은 뇌 작용의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당연하지만 아주 기막힌 사실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또 행동주의부터 뇌과학까지 폭넓게 심리학의 분야를 다루는, (혹은 소설책같은ㅎㅎ) <스키너의 심리상자열기>도 좋은 것 같구요. 프로이트에 대해 정말 아는게 없지만,, 제게는 인간 정신작용을 욕망과 무의식이 아닌, 측정가능한 뇌 활동을 통해 분석하는 신경과학이 더 객관적이어 보이더라구요.. 기억은 뉴런(신경세포)의 네트워크 연합인 점에서 억압이나 무의식 같은 개념은 소용이 없어 보이더군요.. ㅠㅠ 아 공부를 더열심히 해야겠네요 이 부정확하고 안타까운 쥐꼬리 지식 ㅎㅎㅎ

blue0729 2010-01-27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종일 공부하는 입장이라 이런게 계속 보이네요 ㅎㅎ
도정일, 최재천 공저 <대담>에 11장이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소설인가 과학인가" 입니다. 매우 쉬운말로 정신분석에 대한 인문학자와 과학자의 입장을 잘 대변해주고 있더군요^^ 물론 정확한 지식을 통하지 않은 것이라 언제든 경계해야겠지만요- 그래도 도정일님과 최재천님의 책이니.. '권위에의 오류'를 저지르더라도 믿게 되네요ㅎㅎ

붉은루핀 2010-01-28 16:31   좋아요 0 | URL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소설인가 과학인가.. 제목이 굉장히 자극적이네요..ㅎㅎ 다양한 경로를 통해 앎이 넓어지니 이 또한 즐거운 일인 거 같습니다. 저도 프로이트의 이론이 모두 옳다 그렇게 생각지 않는 사람입니다. 특히 그의 성욕을 중심으로 한 환원주의적인 이론들은 때론 (쎄게 얘기해서) 역겹게 느껴지기도 하지요. 하지만 현대의 다양한 심리학과 관련 성과들이 그의 업적에 빚을 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요. 비판할 건 비판하고 인정할 건 인정하며, 모든 과학이 그러하듯 또 프로이트의 이론을 딛고 새로운 지평을 향해 나아가는 거지요. 아무튼 감사합니다..^^

알라딘공부방지기 2010-01-29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DSM 은 미국 정신의학 협회에서 출판하는 서적, 일종의 정신질환 사례 및 진단명 모음? 인데, 몇년마다 개정 되고 있어요. 그때마다 내용이 추가/삭제 되지요. 주로 추가가 많지만... 이 말은, 몇 해 전에는 정신질환의 범주에 들지 않았던 것이 어느 순간 정신질환으로 분류 되기도 하고, 몇 해 전에는 정신질환이었던 것이 어느 순간 정신질환이 아닌 게 된다는 거죠. (<이상심리학>이라는 제목의 전공서적들이 DSM에 기반을 두고 있죠)

물론 이렇게 분류된 정신질환은 병병과 치료법을 갖게 되고, 그것은 주로 '약'이겠죠. 거대 공룡 제약회사가 헤게모니를 행사하고 있는 요즘 세상에서 이 분류는 결코 자본과 떨어질 수 없는 거죠. 이런 관점에서 현대 정신의학을 비판하고 있는 책이 바로 <만들어진 우울증>이에요. 예전 같았으면 그냥 '수줍음이 많구나' 라고 생각했을 아이가 어느 순간 정신질환자로 분류되고, 치료를 받고 약을 사먹어야 하도록 만드는 현대 사회의 의학산업을 비판하고 있어요. <정신의학의 역사>는 말그대로 정신의학이 시대별로 어떤 양상을 띄고 어떻게게 변해왔는지를 소개하는 일종의 의학사인데, 역시 현대 정신의학을 '프로이트에서 프로작으로'라는 챕터로 비슷한 논조로 비판하고 있어요. 물론 현대 정신의학이 무조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오남용 되고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지요.

뇌과학과 프로이트에 관해서라면 <프로이트가 꾸지 못한 13가지 꿈>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프로이트가 말한 꿈(억압된 무의식이 꿈을 통해...)을 뇌과학의 연구성과를 토대로 비판하는 책이에요. 참고가 되셨길. ^^;

분다 2010-02-03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렇게 열띤 토론이 진행되고 있을 줄이야.. 저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었는데.. 요기 나온 책들로 공부를 해보아야 겠습니다. 프로이트가 꾸지 못한 꿈은 무엇일까요...?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