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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 - KOTRA 전 세계 주재원이 취재한 비즈니스 금맥
KOTRA 지음 / 알키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 제일 낫다.
은퇴하신 나의 직속상사는 뭘 하든 '제일 낫다. 최고다.'를 입에 달고 사셨다. 조그마한 프로젝트를 수행해도 '제일 낫다. 최고다.'해 주시니 공치사(空致辭)인줄 알면서도 괜히 기분이 좋더라. 많은 직장 선배들이 일선을 떠나면서 잊혀 갔지만 이 분은 상당히 괜찮은 분으로 내 속에 남아있다.
해마다 연말 ·연초 즈음에 한 해의 경제 흐름을 예측해 볼 수 있는 트렌드 관련 책을 몇 권 읽거나 훑어보게 된다. 올해 읽은 이 분야의 책 중에서는 이번에 읽은 <2017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가 가장 내 맘에 들었다. '제일 낫다. 최고다.'^^
○ 읽을거리 풍부하다.
일단 내·외적으로 잘 만들었다. 종이 질, 컬러풀한 이미지, 내용의 다양성, 살아 숨쉬는 아이템... 읽는 순간순간에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상당하여 가히 '비즈니스의 금맥'이라 해도 부끄럽지 않다고 느껴졌다. 이 책은 몇 명의 집필진이 분석한 책이 아니라, 전 세계 86개국 126개 무역관을 두고 있는 KOTRA의 수많은 주재원들이 자신의 활동지역에서 꾸준히 관찰한 결과물이다. 그런 만큼 현실적이면서도 폭이 넓어 흥미로움과 '돈 내음'이 제대로 어우러져 있다.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트렌드를 예측한다는 것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위험요소 또한 다분한 일! 자칫 잘못 엉뚱하게 판단하기라도 한다면 그 즉시 '시장'이란 그라운드에서 퇴출될 수도 있다. 최고의 선도기업이 아니라면 현재형 히트 아이템에서 뭔가 영감을 얻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지 않겠는가.
○ 12가지 테마
책에서는 세계 각지에서 눈에 띄게 떠오르는 참신한 49가지 비즈니스 모델을 12가지 테마로 묶어 트렌드라 이름을 붙였다. 퓨처 푸드 Future Food, 새로운 안식처 New shelter, 데일리 디톡스 Daily Detox(일상에서 찾는 휴식), 옴니프레즌스 Omnipresence(소비자를 찾아가는 상점들), 에코 크리에이터 Eco Creator(창조적인 친환경 비즈니스), 호모 루덴스 Homo Ludens(놀이하는 인간을 위한 이색 체험), 따뜻한 인공지능 Emotional AI, 맞춤형 휴가 Tailor-made Vacation(판에 박힌 휴가를 거부하는 사람), 이터테인먼트 Eatertainment(식사 그 이상), 펫밀리 Petmily(새로운 가족의 탄생), 온리 미 Only me(오직 나를 위한 삶), 구루 마케팅 Guru Marketing 등인데 그 하나하나가 생활 지향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 중 몇 가지 기억나는 아이템만 들먹거리면...
○ 식탁에 오른 곤충들
북경 시장에 가면 오만가지 곤충들이 식재료로 진열되어 있다. 대단한 식성... 인간이 가장 많이 섭취하는 곤충이 뭘까? <파퓰러 사이언스>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딱정벌레, 귀뚜라미, 메뚜기, 말벌, 개미가 꼽혔단다. 농촌 출신 어른들은 어린 시절 메뚜기 정도는 튀겨 드셨으리라. 귀뚜라미를 식용화한 엑소사의 프로틴바를 보는 순간 영화 설국열차의 프로틴 블록이 겹쳐지더라... 어쨌든 곤충은 고단백질 식료일 뿐만 아니라 영양학적으로도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단다. 곤충을 먹거리로 여기기엔 아직 이르긴 하나 식량 부족을 해결하는 새로운 자원으로 재인식 되고 있다는 것이 골자다. 이것만 생각하면 되겠다. 스시도 한때는 혐오식품이었다는 사실...
왼쪽 Sense with Voice : https://store.hello.is/sense-with-voice
오른쪽 BOOK AND BED TOKYO : http://www.489pro.com/asp/489/menu.asp?id=13000038&ty=lim&plan=1&lan=ENG
○ 난 휴식이 필요해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낮잠 라운지, 낮잠 카페... 생소한 단어는 아니지만 홍콩의 '냅 라운지 Nap Lounge'나 '칠레이지 Chillazy'는 돈 냄새가 난다. 잠깐이라도 혼자서 쉴 수 있는 장소를 원하는 직장인을 위한 냅 라운지는 최소 15분, 길게는 1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는데 15분에 약 6천원~1만원 받는단다. 이에 비해 칠레이지는 혼자라는 개념보다는 친구나 연인, 가족들이 함께 휴식하는 개념이다. 둘 다 목만 잘 잡으면 제법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듯하다. 비슷한 아이템으로 수면 환경을 최적화하는 수면관리제품 '센스'나 타원형의 수면 캡슐 '트랜퀄리티 파드 Tranquility Pod'도 신박하고, 무중력 수중 부유 상태로 오롯이 홀로 완전한 휴식을 즐기는 방콕의 '플로테이션 탱크 Flotation Pod' 및 서점에서 하룻밤을 지낸다는 도쿄의 '북앤드베드 Book and Bed'도 제법 괜찮은 비즈니스 아이템이었다.
○ 결국은 개인의 안녕이다.
문명이 진보할수록 어째 불안이 일상화 되었을까? 먹고사는 것이 경쟁인 탓이다. 스트레스는 증폭되고 개인의 피로를 날릴 수 있는 아이템들을 찾을 수밖에 없다. 살아야 하니까... 트렌드라는 것은 결국 이런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상용 기술을 찾는 과정이라고 하겠다. 그 아이템이 뭐든 소비자를 잡을 수 있으면 돈이 된다. 이 책은 이런 점에서 돈이 되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하는 매력이 있다. 서문에 있는 말대로 "새로운 마케팅 방안을 고민하는 모든 기업인, 반짝반짝한 아이템을 찾고 있는 예비 기업가,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하는 스타트업 창업자, 해외 트렌드에 호기심을 가지는" 독자들에게 정말 좋은 영감이 되는 책이란 걸 인정한다. 발품 팔지 않고 이런 고급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제일 낫다. 최고다.'^^
왼쪽 The Tranquility Pod : http://www.hammacher.com/Product/12195?promo=search
오른쪽 Float Pod : http://thetastatefloa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