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이 200% 오르는 아침 청소의 힘
고야마 노보루 지음, 이정환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아침 청소? 거의 모든 기업이 아침 청소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거 아닌가? 내가 다니는 직장도 출근하면 정해진 시간에 일제히 청소부터 시작한다. 그런데 문제는 오후에 청소타임이 한 번 더 있다는 거, 이게 복병이다... 새마을 운동 세대인 나는 이런 일이 습관화되어 별 불만은 없으나 신입사원의 입에서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곤 한다. 하루 두 번 너무 심한 거 아니냐고... 아니~ 아침에 회사 나오면 밤 새 쌓인 먼지도 닦고 오늘 일할 것도 챙기고 그런 거지 뭐~ 어때서? 사장님 방침이 그러니 니가 가서 따져보든지...이렇게 말해 줄 수밖에 없더라.

 

그런데... 놀라운(?) 책 제목을 봤다. <매출이 200% 오르는 아침 청소의 힘>... 아침 청소로 매출이 200% 오른다니... 이거 우리 사장님이 쓴 거 아냐? 이런 의문이 바로 들더라. 결국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책을 손에 잡았다. 저자는 '고야마 노보루'라는 일본인 경영 컨설턴트인데, 경력이 화려하네. 이 분이 이끄는 기업 '무사시노'는 일본의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도 12년 연속 수익을 내었고, 일본경영품질상을 2000년, 2010년 두 차례나 받을 만큼 탄탄한 조직으로 승승장구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그 나름의 비법이 바로 '아침 청소'라는 거지.

 

이 직장은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30분 동안 모든 직원에게 '환경정비'라 이름 붙인 청소를 시키는데, 이 '아침 청소' 때문에 '군대보다 강한 조직'이 될 수 있었단다. 강점의 비법이 '청소'에 있다고? 그 참 믿기 어려운 일인데 책을 읽어보니 바로 이해가 갔다. 청소에 불만 있는 넘들은 잘라버리면 되니까... 이게 핵심이다. 내가 이 책을 읽고 판단한 건 바로 이거다. 남아 있는 넘_이렇게 표현하고 싶네_들은 전부 사장의 지시대로 움직이는 로봇 같은 넘들 아니겠냐. 당연히 사장 말을 물불 안 가리고 따르는 거지. 이걸 사풍(社風)이란다. 일본스럽다는 표현이 딱 맞을 거다.

 

일본의 국민성이 그대로 나타나는 책인지라 그 뚜렷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뒷맛이 별로인 책이다. 일본의 국민성이 뭔가? 매뉴얼과 룰이 있으면 그냥 그대로 지키는 침착한 사회질서의식, 세밀하고 정교함을 추구하는 장인 정신,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희생쯤이야 가벼이 여길 수 있는 집단주의, 통제와 통솔에 별 저항 없이 고분고분 따르는 그들의 근성이 마냥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문득 베네딕트 교수의 <국화와 칼>이 생각나네. 한마디로 사무라이 칼에 길들어진 섬나라의 국민성 아니겠는가. 배울 것도 있지만 뭔가 찝찝한 것이 영~ 느낌이 별로다.  

 

어쨌거나 이 분의 주장에 의하면 환경 정비(아침 청소)는 ‘V자 회복’을 위한 비장의 카드로서, 위기에 봉착한 회사에 7가지 효과를 확실히 가져다준다고 하네. ① 직원과 사장의 가치관이 통합된다 ②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한눈에 알 수 있다 ③ 작고 힘없는 회사에는 더욱 강력한 무기가 된다 ④ 쓸데없는 잔업을 제로로 만든다 ⑤ 여성 비정규직 사원이 가장 큰 전력(戰力)이 된다 ⑥ 재고가 급감하고 자금 회전이 극적으로 개선된다 ⑦ 사내가 청결해지고 직원 역량이 급성장한다... 그런데 이거 자세히 읽어보면 엄청난 갑질을 바탕으로 한 힘의 결집(조직 장악)임을 알 수 있다.

 

여하간 아침 청소에 대하여 부정적이거나 반감을 가지는 건 아니지만, "강제로 라도 '내키지 않는 일'을 강요하지 않으면 사람의 마음은 육성되지 않는다. 회사에 필요한 인재는 회사(사장)의 방침을 그대로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이다. 지시에 의문을 품지 않고 실행하는 '순수한 마음'을 가진 직원이 회사에는 필요하다(72쪽)." 이런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라는 건 참 받아들이기 힘들다.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 창조'형 인재하고는 정말 거리가 멀지 않은가... 그런데 일본이 노벨상을 연이어 수상하는 걸 바라보면서 무엇이 옳은지 살짝 헷갈린다는 게 이 책이 던지는 화두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인권 전성시대이며, 역설적으로 자본제일주의가 팽배해 있는 이상한(?) 사회구조를 보이고 있다. 인권이 강조되니 조직이 무너지는 느낌도 받는다. 구성원이 똘똘 뭉친다는 것은 과거의 유물이 된지 오래... 일사불란함이 없어진 우리 사회에서 이런 책이 얼마나 멕힐 지... 아직도 일제식 교육의 향수에 젖은 있는 구세대 경영자에겐 "귀찮은 일, 내키지 않는 일을 강요하는 것이 교육이다.", "모방을 하려거든 똑같이 하라", "꾸짖을 때는 '사람들 앞'에서 꾸짖어야 한다."라는 주장이 경영의 근간이 될지 모르겠지만 글쎄다... 쉽지 않을거야.

 

결론적으로 아침 청소의 효능에 대해 부정하는건 아니지만 이를 통해 (사장의 입장에선 자발적 참여라고 주장하겠지만)  강압적으로 (가치관 공유, 일체감 형성으로 포장하더라도 결국은) 말 잘 듣는 조직으로 이끌어나가겠다는 생각엔 별로 찬동하지 않는다. 하긴 사장이 자기 말 잘듣는 사람과 일하겠다는데 누가 뭐랄거 있나. 흔한 말로 꼬우면 사장하든가~ 그러겠지... 제목에 끌리는 사람만 읽어보길... 하여간 읽고 개운치 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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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istory 2015-10-08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찜찜한 느낌 뭔지 알 듯 합니다 ㅎㅎㅎ

표맥(漂麥) 2015-10-09 15:14   좋아요 0 | URL
그렇죠? 뭔가 콕 찝어 말하기엔 뭣한... 제가 표현력이 좀 떨어져서 그런지 좀 그렇네요...^^

별족 2015-10-08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회사의 승진자격에 토익점수를 보는 게, 쓸데없는 일을 시켰는데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를 보는 거라고도 생각하는 ㅋㅋ. (영어, 거의 사용하지 않는 직장입니다만-_-;;;)

표맥(漂麥) 2015-10-09 15:16   좋아요 0 | URL
어이쿠~ 영어... 제가 영어만 좀 했어도...^^
살다보니 정말 중요한건 점수가 아니라 실전 회화력이더라구요. 외국에 갔을때 영문과 녀석보다 공대 출신 녀석이 더 유용하더라는...^^

cyrus 2015-10-08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 청소 같은 잡일을 아랫사람에게 시키는 조직의 특성상 이 책의 주장이 현실성 있어 보이지 않는군요. ^^;;

표맥(漂麥) 2015-10-09 15:20   좋아요 0 | URL
독재 시대 강압에 의한 `일체`에 거부감에 몸에 배인지라... 그리고 섬나라 근성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구요... 자기 주변부터 정리하자는건 이해하는데, 그걸로 조직을 일체화하는건 별로 좋은 느낌이 아니더군요. 어느 사장이 이런 책에 필 받아 괜히 부하직원들 괴롭힐까 우려(?)되는... 그런 책읽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