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나의 문장
구병모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는 ‘나는 왜 쓸까요‘하고 묻고, 독자인 나는 ‘왜 읽을까‘ 묻습니다.

<단 하나의 문장>엔 <단 하나의 문장>이라는 단편이 수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작가가 하고 싶었던 <단 하나의 문장>은 저 책갈피의 문장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이 옳다 -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정혜신 지음 / 해냄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참동안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드라마 몰아보기 탓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실은 내 근처 곳곳에 있는 죽음의 그림자에 짓눌려 꼼짝하기 힘들었다. 마음의 빚이 많아 편안하게 책이나 읽고 있을 수가 없었다. 좋아하던 공연장도 가기 싫었다. 하루하루 사는 것이 넘넘 감사한데, 요만큼만 살고 있는 것 같아서 모든게 맘에 안들었다.

페친들의 신간들을 하나하나 다 사긴 샀지만 정작 펼쳐보지 못하고 책상위에 쌓아두기만 했다. 그러나 책을 읽기 제일 좋은 때는 책이 도착한 날. 혜신쌤의 책이 도착했을때, 반가운 싸인을 보자마자 책을 열었다.

사실 나는 실용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뭔가 가르침을 주려고는 하는데 재밌지도 않고 감동도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냥 소설을 좋아한다. 허구속에 현실이 반영되어 있기도 하고, 사람 사는 세상의 여러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소설만 꾸준히 읽는 편이다.

약간은 실용서 같은 분위기(!)를 피우는 이 책은, 펼쳐 읽자마자 책이 너무 술술 읽힌다. 밤이 깊어 책을 덮고 자야 하는 시간이 되었는데도 자꾸 뒷장으로 넘어간다. 첫 글은 명수쌤이, 프롤로그는 혜신쌤이 쓰셨는데, 입말로 쓰여진 듯 읽혀나간다.

책의 요지는 두 분이 김제동씨와 정동성당에서 강연하신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내 마음이 지옥일 때’ 단 한사람이라도 진정으로 ‘당신이 옳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죽지 않고 살아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공감’이라는 건데, 공감은 상대방의 마음에 ‘온 체중을 다 실어’ 진정으로 포개어 주는 것이라 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힘든 사정을 들을 때 뭔가 자기가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충조평판”-충고 조언 평가 판단 - 을 하려고 하는데 그건 다 부질없고 부작용을 일으키기 쉽다. 그거 싹빼고 그저 “당신이(의 마음이) 옳다”고 긍정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마음은 다 옳지만, 그의 행동은 나쁠 수 있다. 그건 나중문제이고 그 사람의 마음이 옳다는 것에만 집중하는 ‘공감’이 필요하다는 것!

이 글이 너무 큰 스포일러가 되었다. 그러나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두 분이 현장에서 사람들과 부딪치며 경험하신 많은 사례들이 각각 한편의 소설들이다. 가장 가까운 식구인 남편이나 딸과 말이 안통할 때,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관계에 어려움이 있을 때, 좋은게 좋다고 다 참고 경계없이 허허거리다 탈진할 때.... 그럴때마다 곁에 두고 한번씩 꺼내어 마음을 다잡기 좋을 책이다.

무엇보다 그간 책을 못보던 내가 다시 책을 읽을 수 있게, 어렵지 않고 편안하게 옆사람에게 말해주듯이 글을 써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 아직도 달달하시다 못해 닭살이신 두 분께! ㅎ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번 HEXA만년필은 꽝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배려의 식탁, 제주 로컬미식라이프 (ELOHAS)
김종덕.대안.박남준 외 지음, 자립 연구원 기획, 정다운 사진 / 자립연구원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언뜻보면 흔한 여행가이드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섬세히 선택한 흔적이 가득하다.

나는 제주에서 7년간 매 여름마다 포럼을 했고 식구들이랑 가끔 여행도 했지만, 이곳에 나오는 곳은 몇군데 못가봤다. 그저 유명한 곳 위주로 다녀서 그렇다.

어짜피 여행이란 잘자고 잘먹자고 하는 것! 이 책 한권 들고 한 구석 한 구석 가보는 것도 좋겠다. 진짜 제주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밤이 선생이다 (큰활자본)
황현산 지음 / 난다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시대의 큰 선생이셨던 황현산 선생님께서 오늘 안장되셨다. 선생의 부음을 들은 건 내가 전라도 땅에서 미식 여행을 하고 있을 때여서 감히 추모의 글을 쓸 낯이 없었다.

5년전 <밤이 선생이다>가 출간된 다음해 1월 1일 새벽. 누구보다 일찍 눈을 뜨게 되어 이 책을 펼쳐들었다. 마음을 정갈하게 하고 싶을 때, 선생의 글을 읽으면 뭔가 정돈되는 느낌이 났다. 대형판이 나왔다고 했을 때, 나이들어 시력이 약해질 때를 대비해 바로 사두었다. 덕분에 이 책의 속지에는 선생의 친필이 남아있다.

5년만에 <사소한 부탁>이 나왔다. 아프시다 했기 때문에 더 마음이 쓰였다. 책은 내곁에 왔지만, 선생은 떠나셨다.

책을 남긴 작가들은 시공간을 넘어 독자와 소통할 수 있다 했지만, 나는 물론 선생과 책으로 계속 만나겠지만... 선생께서 이 땅에 안계시다는 건, 앞으로 더는 새로운 칼럼과 트윗과 평론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리라....

100세 시대라고 하던데, 우리의 귀감이 되신 박완서, 신영복, 황현산 선생님은 왜 이렇게 급히 가셨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헛헛하기 짝이 없다. 그저 선생이 남기신 책들만 어루만지고 또 만져본다. 2018년 여름은, 폭염과 함께 전해진 슬픈 부음들 때문에 마음마저 타들어가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