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이마치는 60세에 치매가 시작되어 62세에 치매확정을 받는다. 과거의 기억을 찾는 VR치료를 통해서 과거의 나를 만나기 시작한다. 아파트 40층에서 마흔의 이마치를 만나는 방식이다. 무책임한 부모, 애정없는 남편, 잃어버린 아들, 정상적인 사랑을 주지 못해 미안한 딸, 사랑했던 남자 K. 가상현실 속에서 한명 한명의 에피소드를 만난다. 70세가 되어 치료를 포기하고 팜비치 요양시설로 들어갈때까지. 일일 드라마 같은 구성이라 재미있게 읽힌다. 누구나 두려워하는 치매라는 병을 치료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치료과정에서 과거를 만날 수 있다면 나쁘지 않겠다 싶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렇게 구구절절 아픈 기억이라면 차라리 망각이라는 선물을 받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 나라면 어떨까? 다소 평탄하게 살아온 나는 과거를 만나도 괜찮을 것 같다. 아니, 무조건 치매는 싫다. 하나 충격적이었던 건, 주인공의 치매 발병이 60세라는 것이고, 남들은 60의 노인이나 70의 노인이나 그게 그거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작가가 생각할 땐 그런가본데, 60세 얼마 안남은 내 입장에서는 충격적이었다. 나도 노인임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그런 사람인건가...싶고!#3월의마치#정한아#문학동네#무슨책읽어
그저 소장각이라고만 말할래.책을 펼쳐.나무를 만져.#어느날한나무를만났다#최선길#반계리은행나무#5년간의작업#남해의봄날#또하나의역작#무슨책읽어
번역가 #이지수 의 다른 책을 읽다가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추석 때는 좀 가벼운 책을 보고 싶어서 선택했다. 아래 인용한 첫 문장부터 직설적이다. 그런데 그게 문학적이지 않아서 좋더라. 모든 글이 다 그렇다. 쿨하다. 내용은 그냥 딱 아침 드라마. 일본에 사는 멋쟁이 할머니가 사별했는데, 죽은 남편이 세컨드가 있었고 그 사이에 아들까지 있더라, 라는 불륜 짬뽕 스토리. 근데 가끔 소위 ‘킥‘ 문장이 있다. - 의연하게 산다. - 나이 듦은 천천히 ‘쇠퇴‘를 받아들이는 것. - 내츄럴한 게 좋다고, 외모보다 내면이 중요하다고 하는 건 그냥 늙은 사람들이 대는 핑계. - ‘곧 죽을 거니까‘라는 말은 고령자의 면죄부일 뿐이며, 이 면죄부 아래에서 자신을 꾸미지 않고 내팽개친 삶은 ‘자기 방치‘.나이 들어가는 걸 받아들이는 게 뭔지 생각해 보게 하는 재미있는 소설이다. 가끔은 이런 소설도 좋다. 어릴 때 빠져 읽던 ‘하이틴 로맨스‘처럼.#오시하나내멋대로산다#오시하나는할머니이름#우치다테마키코#무슨책읽어---------------------P. 9나이를 먹으면 누구나 퇴화한다. 둔해진다. 허술해진다. 칙칙해진다. 어리석어진다. 외로움을 탄다. 동정받고 싶어진다. 구두쇠가 된다. 어차피 ‘곧 죽을 거니까’라고 생각하게 된다.그런 주제에 “난 호기심이 많으니까 평생 젊은이지”라고 말하고 싶어 한다.옷차림을 신경 쓰지 않으면서 그런데도 “젊으시네요”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한다. 손주 자랑에 병 자랑에 건강 자랑. 이것이 이 세상 할아버지, 할머니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