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 전경린 공명 산문집
전경린 글, 이보름 그림 / 늘푸른소나무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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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린이 쓴 소설 중에 여자의 나이와 관련된 글들을 뽑아내어

나이별로 그림과 함께 묶은 책이다.

 

카페같은 곳에서 차한잔 마시면서 슬렁슬렁 읽기 딱 좋다.

판형, 글씨, 그림 다....

 

글에 대한 느낌은...

 

1. 어쩌다 만나는 아주 딱 맘에 드는 글귀들이 있긴 하다.

복어의 독 이야기, 마흔이라는 나이에 대한 생각, 나비의 비유 같은 것....

묘사하는 실력은 정말 대단하다 싶다.

 

2. 전체적으로 글이 너무 어둡다. 그리고 너무 멋을 부린다. 일탈적이다. 퇴폐적이다.

 

3. 여성의 삶에 섹스가 차지하는 부분이 이렇게 컸나 싶다.

 

네이버 오늘의 책에서 추천해서 보게 된 거라 기대가 좀 컸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한것 같다.

여자의 인생이 좀더 비상하는 나비 같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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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 전경린 공명 산문집
전경린 글, 이보름 그림 / 늘푸른소나무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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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에선 마흔이 넘으면 다른 삶이 없다. 다른 철학이 없으니까 솔직히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스무 살엔 혁명을 했다 해도 마흔만 넘으면 모두 현실 속에 귀순해 버린다. 저항이든 혁명이든, 새로운 모럴을 창조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처자식을 버리고 바랑 하나 둘러메고 속세를 등지지 않는 이상.....
왜 이 땅에선 개인적인 모럴이 생기지 않는 걸까. 왜 젊었을 때는 다르게 반항한 사람들이 나이 들면서 똑같은 것을 추구하게 될까. 왜 좀더 다양한 생이 없을까. 개인적인 창의성의 부족이라는 이유가 아니라면 달리 수긍할 만한 변명거리가 무엇일까.-161쪽

복어는 내장과 알, 피 속에 치명적인 독을 품고 있다. 그 알을 먹으면 거의 즉사하게 된다. 그래서 내장과 알과 피를 제거하고도 하루 정도 소금물에 담가둔다. 그리고 흐르는 물에 심 분 이상 헹군다. 복어의 살에도 독기가 배어 있기 때문이다.
복 요리의 맛은 바로 어느 정도의 독이 주는 각별한 얼얼함과 담백함이다. 알코올 해독에는 최고라고 한다. 독은 독으로 푸는 것이다. 다이아몬드를 다이아몬드로 자르듯이. 사랑은 사랑으로 이겨낼 수 있고, 미움은 미움으로 이겨내는 것이다. -93쪽

키스를 하면 비장이 흥분하여 더 깊은 그리움이 생기고 두몸이 서로 안으면 폐가 흥분하여 온몸이 깨어나고 간장이 흥분하면 신경이 짜릿하여 감미로워지고 심장이 흥분하면 피가 뜨거워져 열정으로 타오르게 되고 피가 뜨거워지면 뇌신경이 수축되고 소장이 흥분하면 빨고 싶고 콩팥이 흥분하면 뇌를 자극해 여자의 질에 호르몬을 분비시키고 질이 젖으면 남자를 깊숙이 뿌리 끝가지 빨아들이며.... 그리고, 극단적으로 수축된 뇌신경이 더 이상 긴장을 유지할 수 없는 순간에 이르면서 돌발적으로 이완되는 현상이 오르가슴이다. -147쪽

여자나 남자, 혹은 아이나 노인, 섹스의 긴장이 없는 상대와 오후내내 커다란 침대에서 뒹굴었으면 좋겠다. 옷을 입은 채로 서로의 목에 얼굴을 파묻고 몇 번이고 깨었다가 몇 번이고 다시 잠들었으면 좋겠다. 절대로 흥분하지 않고, 편안하게....-1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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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의 거짓말
요시다 슈이치 지음, 민경욱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우선!
일본 소설 번역해서 내는 출판사들~ 반성할지어다!!!
하드커버에 100페이지 조금 넘는 내용을
한글 기준 줄간격 200, 글자크기 12로 채워
8천원이나 받고 판다는건
정말 대단한 출판사의 횡포 아닌가??
책의 구매 경로가 인터넷이 되다보니, 이런 경우를 벌써 3번째나 만난다.
실제로 봤으면 절대 사지 않았을 책!!
작품마저 하찮게 느껴지잖아?
 
다행히......
내용은 잔잔하니 괜찮았다.
일상 속에서 순간순간 포착해 낸 문장들이 꽤 좋았다.
마지막 편에 가서 좀 김새는 듯... 짜임새 없어지는 느낌이 있는 것도
일본작가들의 특징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일탈을 감행한 츠즈이에게 하룻밤 잘 쉬었다가 오라는 부인은 정말 쿨했다.
거짓말놀이로 진실을 하나씩 말해버리는...그래서 불편해 하는 묘사는 참 멋졌다.
겉으로는 흐트러짐 없이 반듯하고 평범한 사람들이라도
생각해보면 하나씩 이런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고
그걸 뭐라 꼬집기 보다는 알게되어 불편해도 넘겨줄 수 있는 관계가 부부 아닐까 싶기도 하고.....
 
이런 평범한 일상성을 그려내는 책이나 영화를 보다보면
내가 살고 있는 한순간 한순간을 세심하게 감지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평상적인 내 삶조차 책이나 영화의 한장면처럼 느껴지게 된다.
 
감수성 예민해지는걸까?  
현실감이 없어지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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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범 3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0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렇게 두꺼운 책에 손을 대다니.... 후회를 해도 소용이 없었다.

그냥 쭉 읽을수 밖에...

그러나 생각보다 빠르게 읽혔다.

 

아니, 사실 좀 호흡이 긴 장편소설을 읽고 싶기도 했다.

한권 이상으로 된 재미있는 소설이 국내소설중엔 최근에 별로 없기도 했고

좀 편하게 읽히는 책을 읽고 싶기도 했다.

그때 누군가가 권해준 모방범!

미야베 미유끼의 필력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망설이지 않고 손을 댈 수 있었다.

 

미야베의 추리소설은 범인을 초반부터 알려주고

굉장히 세세하게 묘사를 하는게 특징인것 같다.

그러면서 작가의 통찰력을 한줄씩 팍팍 끼어넣는거지.......

 

여성이라면 누구나 여성납치연쇄살인사건을 주제로한 이 소설을 보면서

불안감을 느끼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잠든 꼬마인 딸을 옆에 뉘여놓고 항상 이책을 보곤 했는데

어찌나 마음이 서늘해지던지......

워낙에 일본을 모방(!!!)잘하는 한국인지라 가슴이 섬뜩하곤 했다.

3부 제일 마지막 장면에서 딸과 함께 시장보러 나온 어머니가

딸을 꼭 지켜주고 싶어하는 장면이 어찌나 맘에 와닿던지........

 

피해자 뿐만 아니라 남겨진 가족들이 고통 받는 과정,

가해자의 비뚤어진 성장환경과

수사과정에서 경찰과 매스컴의 반응등이 아주 세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이번책에서도 느낀점이지만

미야베의 장점은

추리소설의 극적 전개가 아니고

사회적  현상과 심리와 관련된 묘사에서의 탁월함이 아닌가 싶다.

 

간만에 읽어본 긴 소설이었다.

조금 지루한 감은 있었지만, 아주 빠르게 읽을 수 있어서 나름 재미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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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차
미야베 미유키 지음, 박영난 옮김 / 시아출판사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요즘 뜨는 미야베 미유키의 추리소설이다.

추리소설이라고 말하긴 솔직히 좀 약하다.

뭔가 알쏭달쏭 풀리지 않을듯하면서 마지막에 쫘악 풀리는 그런 맛은 

솔직히 없다~는 뜻이다.

 

그보다 작가는 사회적 현상과 심리와 관련된 묘사에서 탁월함을 나타낸다.

일본의 버블경제 이후에 양산된 신용불량자 문제를 주제로,

사건의 근처에 있는 사람들의 심리와 대사를 통해 작가가 하고 싶은 말들을

아주 자분자분 풀어낸다.

 

모방범을 읽어봐야겠다. 기대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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