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분 에세이, 너무 마음에 든다. 완전 내 생각이랑 똑같다. 내가 에세이를 쓴다면 딱 이렇게 쓸 것 같다.작가분이랑 만나서 이야기 하면 서로 할 말 너무 많을 듯! --------------------- 일본이든 한국이든 우리가 살면서 힘든 이유는 결국 타인의 평가에 얽매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래서 아무리 힘들어도 지금 손에 쥐고 있는 지위나 돈을 놓지 못하고, 그렇게까지 아등바등해도 언젠가는 찾아올 ‘노후‘를 두려워합니다.심신이 쇠약해져 사회의 짐이 되는게 무엇보다 두려운 일이죠. 하지만 이 나이에 다시 시작한 피아노는 그런 보잘것없는 가치관을 순식간에 무너뜨렸습니다. 왜냐하면 평가고 뭐고 간에 이만큼 비효율적이고 조금도 발전 없는 일이 세상에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저는 여전히 피아노가 좋습니다. 오히려 매일 적어도 2시간 동안 갖는 연습 시간이 거짓말 하나 보태지 않고 ‘인생 최대의 즐거움‘입니다. 누구에게 평가받지 못하더라도, 헛웃음이 날 만큼 발전이 더디더라도 매일 그저 행복한데, 이 이상의 값진 보물이 또 있을까요? - 7 p. 한국 독자를 위한 서문 중에서 #피아노치는할머니가될래#인생후반전에만난피아노를향한세레나데#이나가키에미코#퇴사하겠습니다작가#이분은50세에퇴사하셨다는데#저는58세퇴사가목표#무슨책읽어
<돌봄과 작업>은 일을 하며 육아를 하는 여성들의 이야기 모음집이며, <쓰는 직업>은 20년차 신문기자로서 일로써 쓰는 것과 자아로서 쓰는 것을 어떻게 분리하며 살았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두 권을 연달아 읽으면서 일하는 여성으로서 나의 육아는 어떠했고 직업은 어떠했나 돌아보게 되었다. 길게 쓰자면 나도 책 한 권이겠지만 간단히 적어보자!육아는 딸 하나 겨우 키우면서 양측 부모님 댁에 맡기느라 매일 방방거렸다. 매일 데려다주고 데리고오고. 그러다 아이가 아파서 입원이라도 하면 더 엉망이 되었다. 둘째는 언감생심. 안낳고 못낳았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이 과다할 정도였고 엄마 아빠의 사랑도 듬뿍 주었다고 생각하지만, 딸은 고등학교 때까지 손가락 빨고 자는 버릇이 있었다. 그야말로 애정결핍 대표증상. 못하게 혼내면서 내심 미안했다. 젖 못빨려서 저런가해서... 일은 부서 바뀌는 것에 따라 회사를 옮기는 것 마냥 확확 바뀌어서 많이 지루하진 않았다. 자료실, 정보화, 의전, 유통 등 다양한 부서에서 일했다. 물론 기업문화가 산뜻한 곳은 아니다ㅎㅎ(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상공회의소‘라는 일반 기업도 아니고 공무원도 아닌 회색지대인 나의 직업을 이만큼 버텨낼 수 있었던 건, 솔직히 말해 월급이었다.(원색적이지만 진심이다) 또한 ENSP, ENTP의 나를 하나의 회사에서 이토록 오래 견디게 한 건, 회사와 분리되었을 때 적극적으로 책 읽고 공연보고 놀러다니고 사람 만나러 다닌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돌봄‘도 ‘직업‘도 이젠 슬슬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고 있다. 누군들 인생에 후회가 없을 수 있겠냐만, 돌아보고 후회하기엔 인생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 이제 인생의 2막을 슬슬 맞이해야 한다. 돌봄도 직업도 없어진 그 자리에 뭐가 들어올까 기대만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