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강창래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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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을 읽으면서 벌써 눈물이 핑 돌았다. 다행히 본문에 들어서니 좀 괜찮아졌다. 초반엔 한껏 건조하게 쓰셨으니깐...

누군가의 죽음을 가까이서 보고, 그 사람의 먹을 것을 챙겨야하는 일은 육체적으로나 감정적으로 굉장히 힘든 일이다. 작년에 우리 첫째 고양이 니엘이 아파서 한달 반만에 갔는데, 그때도 무얼 먹여봐야 저녀석이 기운이 날까 매일 안달복달 했었다. 식구로 살았던 세월이 쌓인 우리 반려묘가 아프니 내 몸이 함께 아프고 너무너무 괴로웠는데, 하물며 내 남편이 아프다면 얼마나 더 애가 탈까...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진이 빠진다.

저자 강창래 선생님과 내가 페친이 된 시기는 책 마지막에 나오는 제주 여행을 가시는 즈음이었다. 뭔가 힘든 일이 있으셨구나 하다가 아내분이 먼저 가셨구나 알게 되었고, 제주에서 파스타를 많이 하셔서 이틀은 먹어도 되겠다 쓰셨는데 레시피 글이 남다르셔서 인상깊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오늘 책을 통해 알게된 사실은 강선생님은 오래도록 인문학을 공부해오신 인문학자시고, 아내분은 알마 대표님이신 정혜인님이셨다. 당시에 많은 출판인 페친들께서 애도하시는 글에 나도 애도사를 남겼었다. 알마의 책을 사랑했던 독자로서.

아직까진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병과 죽음이라는 굴레가 닥칠 때, 우리 부부는 그 시기를 어떻게 보내게 될까?... 그나마 음식솜씨 좀 있는 남편이라, 내가 없어도 잘 먹고 살거라고 웃어 넘기기엔 그 시기가 닥치는게 겁이 난다. 반대로 내가 바라보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경우는 더욱 더 생각해 보기 힘들다.

각설하고, 암튼 지금... 앞으로 닥칠 일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에 미리 압도되진 않으련다. 대신, 함께 식구로 마주하는 한끼 한끼에 좀더 정성을 다하자는 마음은 먹어본다. 좋아하는 음식을 함께 차리고 맛있게 먹는 즐거움을 같이 누릴 수 있을 때, 행복하게 먹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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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2018-04-23 22: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아픈 글을 읽고 제 느낌을 솔직하게 써놓고 나니, 겨우 잘먹겠다는 이기적 결론이라서 부끄럽습니다.

[그장소] 2018-04-23 23:14   좋아요 1 | URL
ㅎㅎㅎ이기적으로 야무지게 자신 하나 잘살게 하면 결국 남들에게도 , 남은 에너지가 가기 마련 아닐까 .. 그래요 . ^^ 리뷰로 옮겨져서 흐뭇~ 드뎌 알아내셨군요! 마음이 홀가분~ ㅎㅎㅎ

보물선 2018-04-23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품을 링크하면 리뷰, 아니면 페이퍼인걸 알아냈습니다요~ 심지어 제 페이퍼는 친구공개였드라구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