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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 교양 (컬러판)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디트리히 슈바니츠 지음, 인성기 옮김 / 들녘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원래 커뮤니티에 책 소개용으로 작성한 글이라 적절치 못한 표현이 있을 수도 있음을 양해해주세요.)

 

#1. 누가 읽어야 하나?
살롱문화의 현대적 재현이나 다름없는 찌질넷의 찌질알바제현

#2. 누가 읽지 말아야 하나?
취업대비용 상식책 아님. 퀴즈프로용 예상문제집 아님.
대입논술에는 1g정도 도움될 수 있음.
"한권으로 읽는~"류의 수박겉핧기 책 아님.

#3.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이 한권만 읽으면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알게 된다.... 이라면 죄다 개소리고,

이 책은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 부 - "지식"편은, "교양있는 신사숙녀가 되기 위해 알아둬야 할 인문학적 소양"에 대해 스윽 훑어준다. 그러니까 최소한 어디가서 교양있다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문학, 역사, 철학, 예술 등등등.... 에서 이정도씩은 알아둬야 한다... 라는 안내서 쯤 되겠다.
철저하게 유럽 중심, 게다가 독일을 기준으로 서술하기 때문에, 독일에서만 유효한 듣보잡들도 꽤 나온다. 감안하시고..

그러나 이 책의 가치는 백과사전적 안내서인 1부가 아니라,
2부 - "능력"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교양"이란 도대체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2부는, 앞서 1부에서 주절주절 늘어놓은 (전체분량의 3/4정도되는) 인문학적 소양이라는 것이, 실제로는 살롱에서 잡담할 때에나 필요하다는 것을 냉소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하게 역설하고 있다.
특히 "사람이 알아서는 안될 것" 챕터에 이르러서는 그 냉소가 극에 달하며, 이 두꺼운 책의 백미라고 할 수 있으니 이 한 챕터만으로도 이 책을 한번 읽어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할 수 있다.
(솔직히 좀 헷갈리는게, 이게 냉소나 반어법이 아니라, 작가의 진지한 주장이라면 흠좀무.)

#4. 좋은 점
적당히 "교양인"으로 사는 법을 알게 해준다.
1부의 "지식"편에 나오는 지식들만 알아둬도 어디가서 똑똑한 알바색휘라는 소리를 듣게 해준다.
2부 "능력"편을 좀 더 체화하면 윤똑똑이 소리는 안들을지도 모르겠다.

#5. 나쁜 점
1 부가 너무 길거나 혹은 너무 짧다. 실제로 1부가 상당히 많은 분량의 교양베이스를 깔아주지만, 아는 이들에게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의 불충분한 다이제스트요, 모르는 이들에게는 수박 겉핧기만 되기 쉽다. 하긴, 교양이라는게 그런거지. 책 한권으로 교양을 날로 먹겠다는 심보를 가지면 안된다는 뜻.
너무 유럽 - 독일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다는 것이 부담.

#6. 평점
사실 너무 두껍고 해서 별 세개 정도가 적당하겠지만, 2부의 반어법이 너무 맘에 들어 별 한개 추가. 네개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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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오션 전략
김위찬 외 지음, 강혜구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개나 소나 블루오션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무슨 남태평양의 무인도 산호초바다도 아니고... 오늘 일인당 10만원 한다는 호텔부페에서 밥먹을 때도, 그놈의 잘난척하는 블루오션션션션션션거리는 소리 덕분에 소화가 안되고, 심지어는 뒷풀이로 간 술자리에서도 뒷자리 테이블의 블루오션이야기에 술맛이 떨어진다.
뭐, 개인적으로 오늘 우여곡절이 많았던지라 심사가 뒤틀려있었는지는 몰라도.

툭 까놓고 말해, 블루오션 어디에 뭔가 새로운, 아핫~ 하고 무릎을 칠만한 개념이 있던가. 비경쟁시장을 창출해라. 누가 모르나? 모든 CEO가, 모든 컨설턴트가, 모든 기획자가 늘 말하는 게 그거 아닌가? 새삼스레 그것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구세주같아 보였다면 오히려 뭔가 문제있는 것이 아닌가? 도대체 평소에 어떤 생각으로 시장을 대하길래 블루오션이 저 머나먼 남태평양 희망의 바다로~ 가 되어버렸나.

레드오션, 블루오션. 나누는 것은 좋다. 성공한 사업에 대해 레드오션-블루오션 이론은 아주 맛깔스럽고 부드럽게 설명해낼 수 있다. 당연하지. 성공했기 때문에 블루오션인 것이다. 이것은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문제는, 그 누구도 지나기 전에는 그것이 블루오션이었음을(혹은 블루오션이 될 것임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시장에서 수익으로 발생되지 않는다면 제 아무리 비경쟁이라 할지라도 시장이라 부를 수는 없다. 보통은 이것을 우리는 "삽질"이라 부르며, 지난 10년간 대한민국의 "벤처 시장"의 대부분 벤처기업들이 반짝하고 나타났다 사라진 이유이다. 벤처마다 나름대로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남들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시장에 등장했었다. 나름대로 장점들이 있었고, 나름대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 했다. 그 결과는 어땠는가? 그 회사들은 블루오션을 찾았을까?

똑같은 시장이 만년 2위인 업체에게는 만년 레드오션이다. 똑같은 시장이 1위 업체에게는 블루오션이다. 블루오션 전략(도대체 어디에 전략이 있는지 모르겠으나)에서 말하는 창의성과 코스트. 우리는 평소에 이것을 "경쟁우위"라 불렀으며 이것을 확보한 기업은 이미 블루오션속에 있는 셈이다. 책을 보고 세미나를 듣고, 새삼스레 신흥종교라도 찾아낸 것처럼 모두가 블루오션을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는 과거에나 미래에나 여전히 존재했고, 존재할 현상이다.

오늘 밥먹다 들은 최고의 코메디는 "일상생활 속의 블루오션"운운이었다. 아니, 사람들이 모두 매뉴얼대로 살아왔거나, 혹은 로봇처럼 생활한다고 생각하는가? 성공한(무엇에 관해 성공했든지 간에) 사람들은, 성공할 만한 이유가 있어서 성공했고, 하나라도 남들과 다르게 나은 점이 있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 뻔한 진리를 뭔가 새로운 것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침튀기며 설파하는 모교수님 덕분에 저녁에 먹은 로스트비프가 얹혀버렸다.

먹는 이야기가 나온 김에, 블루오션의 가장 멋진 사례들이 궁금한가?
춘천닭갈비, 오십세주, 캘리포니안롤, 와인삼겹살, 안동찜닭, 홍초불닭, 오뎅빠, 등갈비...
이것들을 처음 시장에 내놓은 가게들을 기억하라. 이들이 블루오션 이론을 배워서 시장에서 성공했을까?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루오션의 가장 멋진 사례라고 부를 수 있다. 이들의 성공이 알려지기 전까지는.
알려지고 난 이후에는? 너도나도 뛰어드는 레드오션이 되버렸다.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없다면, 혹은 독점적인 시장장악을 선점하지 않는다면, 블루오션은 그저 이상 속의 샹그릴라일 뿐이다. 그러나 도대체 어느 시장이 그렇게 입맛에 딱 맞도록 준비되어 있다던가.

말하고자 하는 결론은 다음과 같다.
블루오션은 현상을 설명할 수는 있어도 미래의 전략을 새롭게 제시하지는 못한다. 역사학이 과거를 해석하고 설명하지만 당장 내일의 사건사고를 예언할 수 없는 것처럼, 블루오션이 신세계를 발견해줄 것 처럼 호들갑 떨지 말라.
블루오션은 오히려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 역시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high risk, high return"을 기억하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risk를 짊어진 채 뛰어들어, high return이 된다면야 블루오션을 잘 찾은 셈이지만, 충분한 return을 얻지 못한다면 그 기업은 그냥 문닫아야한다. 성공하기 전까지는 블루오션도 아무것도 아니다. 그저 미개척시장일 뿐이다.
일시적으로 성공했다 하더라도 끊임없이 경쟁상대를 배제해야만 한다. 비경쟁시장을 발견할 수는 있을지언정, 비경쟁시장을 유지하는 것은 또다른 차원의 이야기이다. 음식점이야기를 다시 들자면, 빨리빨리 남들이 따라하기 전에 새 메뉴를 개발해야한다. 글쎄, 이것이 비경쟁시장을 찾기 위해 필요한 것이지만, 이미 그 자체가 경쟁아니던가?

내가 가장 혐오하는 불필요한 책 1위 "성공하는 사람들을 위한 7가지 습관"에 뒤이어, 두번째로 혐오하는 불필요한 책으로 리스트해놓는다. 아마도 내 생각에, 진짜로 블루오션을 발견한 사람은 오직 김위찬,마보안 두명뿐인 것 같다. 사람들에게 보랏빛 소에 관한 이야기가 때마침 지겨워질 시점이 되었으므로.

ps. 이놈의 블루오션에 대해 뭔가 코멘트한다는 것 자체가 쓸 데 없는 일이라 생각했으나 소화불량에 걸리게 한 죄를 이런 식으로 앙갚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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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xboy 2005-09-01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고의 리뷰군요. eouia 님을 이런 곳에서 다시 뵙는 것도 반갑지만, 훌륭한 리뷰가 더 마음에 듭니다. 쓸데없이 유행하는 책들이 너무 많지요.

gosk 2005-09-03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님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13년전 스티븐코비의 7가지습관을 읽었는데 하나 도움된것은 시너지 효과가 무엇인가라는것 이외에 남은것이 없었습니다. 간만에 아주 좋은 리뷰를 감상했습니다.

짱미 2005-09-07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전동감

비로그인 2005-09-07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대단한 리뷰입니다. 책을 읽고나서 뭔가 찜찜했지만 그게 뭔지 알길이 없어서 답답해하는 많은 사람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글이네요. eouia님의 날카로운 분석력을 바탕으로 '블루오션전략의 허와 실'등의 제목을 붙인 책을 내셔도 될 듯 합니다^^

suggy 2005-09-10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원한 평가군요. 저는 항상 레드오션에서 지내서 블루오션의 개념이 무척 맘에 들었는 데 님의 말대로 항상 떠들어대는 일부 작자들에 때문에...

열심히 2005-09-12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이렇게 여러번 읽어보긴 첨이네요... 독설적인..리뷰지만..머랄까 감칠맛나게 잘썼다고 해야될까..^^;;

사족금지 2005-09-12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동감합니다. 전 소화불량에 멀미 까지 입니다-_-;;; 책 자체를 블루오션 처럼 보이게 한 책이죠! 완전~

불꽃남자 2005-09-20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댓글을 보면 더 책 내용이 궁금해진다. 쓸데없는책 하나 사서 읽게 생겼군

우니 2005-10-26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리뷰 좋습니다. 저는 이상하게 비판하는 리뷰가 좋더군요. 사서 읽어보려고 했는데, 안살랍니다. ㅋㅋ

parkparkpa 2005-11-22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평 좋네요,,저두 책살려고 하다가 가격대비 가치가 상당히 떨어지는것 같아서 요약본으로 대체합니다, 김위찬 교수님 출판계의 캐쉬카우로 한동안 되어주심에 틀림없을 것 이라고 확신합니다,~~ㅋㅋ

sayonara 2006-04-12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런 내용의 리뷰를 쓰려고 했는데... 이미 출중한 리뷰가 있으니 접어야겠군요. 훌륭합니다. ^_^

스마일 2006-06-24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엔 글쓰신분은 이런종류의 책을 많이 읽으신 분 같군요. 이런 책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겐 도움이 될수도 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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