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인문으로 치유하다 융합과 통섭의 지식 콘서트 4
예병일 지음 / 한국문학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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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두달 전에 한국사(조선왕조실록)와 한의학 정보를 접목한 책 <왕의 한의학>이 나와 흥미롭게 읽었던 적이 있는데, 서양의학 분야에서도 비슷한 책이 나왔습니다. 역사뿐만 아니라 미술, 영화 등 인문학의 많은 분야와 의학 분야의 통섭을 다룬 책이라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저자가 이 책에서 몇차례 강조한 바와 같이 의학은 과학적인 연구 방법을 이용해 새로운 지식을 얻기는 하지만, 서로 개성이 다른 사람들에게 적용하므로 인문사회적인 측면도 중요한 분야임에 틀림없습니다.

 

이 책에서 다룬 의학사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좀 있는데,  19세기에 들어서면서야 위생이 중시되었고 이를 통해 사회의학, 예방의학이 발달하기 시작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현재는 사람들의 질병 형태도 감염병 위주에서 만성병 위주로 변하였다는 것, 소화기에 대한 연구는 우연한 총기사고를 입은 환자가 위에 구멍이 뚫린 상태에서 회복하기 시작함에 따라, 이를 대상으로 여러 조건에 따른 실험을 수행하여 이루어 졌다는 것, 코페르니쿠스나 갈레레이와 비슷하게 의학 분야에서도 중세 종교의 압박으로 인한 베살리우스의 의학연구가 탄압받고 쓸쓸하게 죽었지만 후대의 계속된 연구로 결국 빛을 보게 되었다는 것, 그릇된 이론에서 출발한 사혈이라는 치료법이 계속 사용되었고 이로 인해 조지 와싱턴도 사망에 이르렀다는 것 등.

 

최근 가수 신해철의 사망으로 의료인의 윤리의식이 많이 이야기 되었는데 이 책에서도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소개합니다. 특히 히포크라테스의 서언을 비롯한 의료윤리선언과 그 밖에 의료에서 나타나는 윤리문제 (안락사, 낙태 등), 그리고 각 나라마다 달라지는 의료 문화 등도 소개되는데 생각해 볼 이슈도 무척 많고, 흥미로운 내용도 많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한 것과 같이 의학을 과학의 한 분야로만 생각하면, 환자는 의료행위의 대상이 될 뿐이지만, 인문,사회학적으로 접근한다면 최선을 다해 치료받아야할 대상이 되기에 인문사회학의 한 분야로서 의학에 접근하고 의학교육도 이러한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매우 공감이 갑니다.

 

저자가 의료의 역사가 주 전공이라 미래의 의학이나 최신 연구동향은 과거 의학의 역사를 소개한 부분에 비해 다소 약하게 소개되어 아쉬운 마음이 들기는 하지만, 어렇게 의학분야를 다양항 분야와 접목하여 소개된 책을 읽게 되어 무척 기쁘게 생각하며, 이 책에서 강조한 것과 같이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한 3요소 (1)정신건강 (만족감과 행복감) (2)영양상태 유지 (3)적절한 운동를 생활 속에서 잘 지켜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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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인문학 - 공부하는 엄마가 세상을 바꾼다
김경집 지음 / 꿈결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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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시청하고 있지 않지만, 최근 <앵그리 맘>이라는 드라마가 재미가 있나 봅니다. 저는 김희선이 학부모의 신분을 속이고 학교로 들어간 <두사부일체>의 엄마 버전 정도로 알고 있는데, 욕을 참 찰지게 잘한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드라마가 나오게 된 이유는 단순히 재미를 따라서라기 보다는, 실제로 사회적으로 학부모들이 분노하고 행동할 이유가 많기에 이를 반영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학부보는 드라마의 내용같이 행동할 수 없고, 또 그런 식으로는 실질적인 개선이 나올 수 없기에, 좀 더 생각하는 학부모가 되어야 합니다.



그럼 왜 학부모들은 앵그리 맘이 되었을까요? OECD 가입국 중 최고의 자살률을 보이 듯,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은 절망과 좌절을 거듭하는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힘들게 대학에 들어가서 엄청난 빚을 지며 배우지만, 원하는 직장은 들어가지 못하고 비정규직만 맴돌고 있습니다. 또 다른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기성세대들은 이들의 아픔에 대해 도와 줄 생각없이 정년연장, 100세 시대 등 자신들의 이익만 생각하고, 아프니까 청춘이다 힐링이다 뭐다하면서 약만 팔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들은 친구들을 짓밟아도 좋으니 자신만 앞으로 가라고 부모들은 가르쳐서, 어린 친구들의 학교에서는 학급폭력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이런 세상에서 우리의 아이들이 자라고, 살아나가지 않기 위해, 삶과 세상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고 미래로 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자는 인문학을 권하고 있습니다.


책의 머리말에서 이야기했듯이 이 책은 저자가 한 강연의 내용을 정리한 책이라, 저자가 쓴 다른 책과 내용이 겹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저의 경우도 저자의 <생각의 융합>을 최근에 읽어 전에 읽은 내용을 1,2장에서 다시 접하였습니다. 김홍도의 씨름판 그림에 대한 이야기는 저자의 말처럼 인문학의 의미를 배우는 데 있어 가장 좋은 예이기에 다시 인용하였다고 생각되며, 최근의 일베라는 역사왜곡이라는 세균에 감염되는 사례가 우리 아이에게는 발생하지 않도록 역사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더우기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문제가 친일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어리석은 역사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 입니다.


저자를 비롯한 많은 지식인들이 우리의 현실에 대해 많은 비판을 하고 개선하자는 발언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 동안 크게 반영되지 못한 것은 그 만큼 우리국민들이 자신들의 이익만 중요시 여기는 자본주의의 천박성에 물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주입식 교육을 통해 우리 국민들의 사상적 유연성이 너무 떨어지는데 있다고 생각됩니다. 중국의 송나라나, 우리 조상인 고려, 조선의 멸망 원인도 따지고 보면 성리학을 제외한 다른 사상을 허용하지 않은 편협한 사고에서 왔다고 생각됩니다. 강한 제국은 사상의 다양성을 수용하는 반면에 약한 국가는 다양성을 스스로 거부하고 자신들이 믿는 정통사상을 정립하는 데만 매달렸다는 사실을 역사를 통해 배워야 할 것이고, 예술, 철학 등을 다룬 이 책의 나머지 부분에서는 사상의 다양성, 특히 전체의 일부가 아닌 개인으로서의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럼 이러한 깨달음을 얻은 앵그리맘들은 어떻게 행동하여야 할까요? 저자는 스페인의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예를 들며 연대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사실 우리의 앵그리맘들은 광우병 쇠고기 파동등의 경우에서처럼 분노하고 유모차를 앞세운 시위를 하는 등 행동을 한적도 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앵그림 맘들이 연대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저자는 지적합니다. 이기적인 사회에서 엄마마저 이기적이라면 사회는 희망을 가질 수 없고, 상생을 생각할 때만 우리는 희망을 가질 수 있고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세상을 전해 줄 수 있습니다. 남을 생각하는 상생의 한 예를 들자면, FC 바르셀로나는 오랫동안 유니폼에 스폰서의 로고를 달지 않았다고 합니다. 대신 '유니세프' 로고를 달았습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유니세프가 FC 바르셀로나을 후원하는 것이 아니라 이 축구팀이 유니세프에 기부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모든 부모들이 몬드라곤의 협동정신을 생각하길 기원하며 글을 마칩니다.


진보하기 위해

변화하기 위해

좁은 길을 넓히기 위해

좁은 길을 마음을 다해 넓히기 위해

이 땅을 넓히기 위해

우리 모두의 상생을 위해



-호세 마리아 아리스맨디아리에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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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행복의 기원
서은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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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처음 태어났을 때, 이런 일이 나에게도 일어나는 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가슴이 무척 벅차 올랐었다.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떠오르는 생각은 아이가 무엇이 되길 바라거나, 돈을 많이 벌거나, 성공을 하는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냥 아이가 행복했으면 하는 생각이었다.

 

아이가 좀 더 큰 후, 내 자신이 잘 못 하여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힘들었던 것을 아이가 당하지 않기 위해 교육하게 되었고, 어린 나이부터 교육을 시켰지만 안 좋은 유전자를 물려준 지라 아이 역시 잘하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었다. 특히 주말에도 집에서 쉬지 못하고 여기저기 끌려 나가니 급기야는 눈물을 흘리면서 나에게는 행복이란 없고 강요만 있다고 우는 것이었다.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 한 나의 행동에 아이가 행복보다는 불행을 느끼다니 가벼운 좌절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훗날의 행복을 위해 지금은 참고 노력하는거야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행복의 기준이 도대처 뭐길래 훗날은 중요하고 현재는 참아야 되는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은 행복에 대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기회를 주게 되었다. 사실 이 책의 어느 정도의 내용은 뇌과학이나 심리학등의 관련 서적에서 접했던 내용이라 100% 새로운 것은 아니였지만, 뇌과학이나 심리학에서 인간의 행동양식은 이러이러하다고 말하는 것과 행복에 대해 다년간 연구한 사람이 행복은 인간의 생존을 위해 뇌에 프로그램된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마음에 와닿는 정도가 다르다.

 

행복(쾌락)은 인간의 생존을 위해 이를 충족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유전을 통해) 뇌에 프로그램화된 것이라고 하는데, 1차적으로는 자신의 생존을 위한 식욕이나 종족의 번식을 위한 성욕이 충족되는 것을 말한다. 2차적으로는 인간이 생존을 위해 사회생활을 하는 것을 선택하였으므로 이에 유리한 활동을 하면 행복감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이 부분은 아들러 심리학하고 일치하는 내용인 것 같다). 그러니에 외향적인 사람이 행복감을 느끼기 쉽고, 내향적인 사람도 다른 사람과 접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나 어색감 등이 있을 뿐이지 사회생활을 통해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마친가지라 하였다. 그래서 이 책의 중간 결론은 그거다. 행복? 별거없다 좋아하는 사람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그것이 행복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인간의 되는 유전을 통해 프로그램되어 복잡한 현대 생활을 그대로 반영하지는 못한다. 예를 들면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 성인병에 걸리는 것은 음식이 부족하고 항상 뛰어다녀야 했던 원시시대의 우리몸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극단적으로는 쾌락을 느끼는 전기신호를 접하고 난 후에는 모는 것을 전폐하고 그 신호에 중독되어 죽는 실험실 안의 쥐 같이, 우리는 우리 몸에 저장된 행복 신호를 무조건 쫒아가면 우리의 생존을 오히려 위협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아이가 어렸을 때한 내 마음을 조금 바꾸려고 한다. 아이가 무조건 행복하길 바라기 보다 아이의 삶이 가치있게 되기를.이 책에서 나온 것 처럼 행복한 삶과 가치있는 삶은 다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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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역사저널 그날 조선 편 1~2 세트 - 전2권 역사저널 그날 조선편
역사저널 그날 제작팀 지음 / 민음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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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아직 어렸을 때, 역사와 인물을 잘 아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다. 어린이에게 위인전을 읽히는 마음이야 당연히 그 아이가 훌륭한 사람으로 커나가길 기대하는 것이겠지만, 거기에 추가해서 한 가지 이유를 더 들자면 내가 중학교 2학년 친구때문이었다. 초등학교때부터 읽은 독서량이 남달라서, 세계사와 국사를 배우는 시간에 선생님께서 교과서 이외의 내용을 이야기해도 다 알기도 했지만 내가 놀란 것은 학기말에 모든 진도가 나가고 오락시간을 가질까하는 선생님의 말에 한 친구가 그 당시 벌어진 중국의 정치적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 친구의 의견을 듣고 싶다고 했고, 그 친구는 앞에 나가 그 사건 이전의 중국 현대사와 중요인물, 그 사건의 의미를 모조리 이야기한 후, 마지막으로 이 사건의 핵심은 이거이거고, 중요한 것은 이거이거니 이정도만 기억해두면 될 것이라는 말로 마무리지었는데, 그 때 선생님을 비롯해서 반의 모든 아이들은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아이가 자라면서 역사, 사회는 그 친구같이 만들고 싶어 맨 처음 보여준 역사관련 책은 (어린이 위인전을 제외하고) 맹꽁이서당이었고 그 후 만화 삼국유사, 삼국사기 정도를 사주었는데, 맹꽁이 서당은 역사부분은 보지 않고 서당 학동들이 장난치는 부분만 보더니 만화 삼국유사, 삼국사기는 자신과 눈높이 맞았는지 제법보더니 그 후 맹꽁이서당의 역사부분도 보면서 어느 정도 알게되었다. 아마 그 시점에서 도서 정가제가 도입될 예정이어서 만화 조선왕조실록을 보여주었는데 금새 읽었고, 와이프 조금 늦게 시작해서 다 읽게 되어, 그만 집안에서 내가 조선시대 역사에 대해 가장 모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이 전에 나는 조선왕조실록에서 일부를 추출한 <조선임금잔혹사>, <소설 정몽주>와 <이성계와 이방원>등의 책을 읽었는데 그 책들을 통한 지식으로 나머지 가족들을 상대해야했는데 역부족이었고, 이제 시간이 날때 마다 조선왕조실록을 보고 있는데 기억력이 자신이 없어 다 읽는다해도 두 가족을 상대할 수 있을 지 잘 모르는 상황이다.


조선왕조실록을 아내와 아들이 한창 볼 때도 우리가족이 밥상머리에서 하는 대화는 거의 조선왕조에 대한 이야기였다. 드디어 드라마 징비록이 방영되면서 온 가족이 이를  함께보게 되고 일상 생활의 대화도 이에 영향받게 되었다. 예를 들면, "그 사람도 기리시탄 가정에서 태어난 모태신앙인데". 뭐 늘 이런 식이다. (아이가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씀에 집중 못하고 왜적들의 침략에 대비해야 하는데 선조가 정신 못차리고 있다고 딴 생각하는 것 같아 걱정이다)


<역사저널 그날>은 KBS의 역사관련 좌담 프로인데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분위기인데 책의 내용을 보면 우리가족이 밥상머리에서 하는 대화같은 분위기다. 현재는 연산군까지 해서 2권의 책이 나왔는데 각 시대에서 중요한 몇몇 사건을 집어내어 진행한 프로를 책으로 만들었다. 나 혼자만의 생각인지는 몰라도 1권에서는 출연자들의 수다의 맛이 그대로 살아있는 반면에, 2권으로 가면서 수다하는 내용이 다소 줄어든 것 같다. (2권에 계유정난이나 연산군의 사화 등 무거운 주제가 많아서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조선시대 역사를 다루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조선왕조실록을 많이 참조하여 이를 예전에 접한 사람은 상당 부분이 아는 내용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의 장점은 일반인들이 잘 모를만한 내용을 꼭 집어서 이야기하여 도움을 많이 준다. 나 자신도 조선왕조실록을 보면서 예전에 알던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발견 사실들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여지없이 이 책에서 이야기해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조선은 정도전이 중심이 되서 고려시대 권문세가로부터 탄압받던 백성들을 위한 새로운 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나라였고, 이를 위해 신하들에게 강한 권리를, 왕에게는 엄격한 훈련을 요구하였다. (그래서 이프로에서는 14세기에는 조선이 세계에서 가장 백성을 위한 나라였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 부분이 제대로 충족되면 세종대왕이나 성종같은 시대가 왔었고, 이를 이겨내지 못하면 연산군같은 시대가 왔던 것 같다.


예전에 미처 몰랐던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것이 있다면, 태종 이방원은 왕권강화를 위해 외척세력을 모조리 약화시키고 심지어 세종의 장인 집안까지 뭉개버렸다는 것. 세종 후반부의 업적은 거의 문종의 작품이며, 문종은 부모상을 너무 엄격하게 치르면서 몸이 약해져서 죽게 되었다는 것(문종이 일찍 죽은 것이 너무 아쉬워 이 책에서는 그에 대한 은유로 부치지 못한 편지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연산군은 폐비윤씨의 죽은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었고, 자신을 견제하는 신하들을 제거하기 위해 폐비윤씨 사건을 이용하였다는 것 등 이다.

조선 전기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 문종에 대해 정말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든다. 세종대왕만큼 훌륭한 업적을 낼 수 있을 만한 능력도 있었고, 그 아들 단종도 성군의 자질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없었다. 또한 세조가 어느 정도 업적은 보였다고 하나, 자신의 영달만을 위해 살았던 한명회같은 인물들이 세력을 가지게 한 발판이 되었다는 면에서도 계유정난은 일어나서는 안되는 사건이었다고 생각한다.


책 표지를 보면 앞으로 효종까지 2권 더 출판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그 후 구한말, 일제강점기, 대한민국 해방이후에 중요한 사건들은 훨씬 많으므로 이와 관련된 내용도 출판되었으면 하는데, TV 프로가 꾸준히 방송되는 것이 관건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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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융합 - 인문학은 어떻게 콜럼버스와 이순신을 만나게 했을까
김경집 지음 / 더숲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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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을 공부하는 목적은 (다소 애매하게 말하자면) 자기 자신이 누구인가 알고, 생각하는 힘을 키우기 위해서라고 많이 들 이야기합니다. 좀 더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이야기 인문학>의 저자 조승연은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서 혼돈 이론의 나비효과를 인용하여,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개 짓이 텍사스에서 돌풍을 일으키게 되는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인문학의 힘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강연에서 언급된 도시명이나 그런 것은 바꼈을 수도 있습니다...) 즉, 언뜻 보기에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사건이나 인물 간을 연결시키고, 그 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인문학이라고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생각의 융합>은 인문학의 묘미를 보여주는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실제로는 서로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두 사건 또는 인물을 연결시킨 경우는 첫 장의 콜럼버스와 이순신을 연결시킨 사례 하나이고, 다른 장은 비슷한 주제의 다른 사건이나 인물을 비교한 내용이 더 많기는 합니다.)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두 인물, 콜럼버스와 이순신은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연관을 맺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때까지 중국이나 일본 정도만 교류가 있고 ,그 외의 나라와는 연관이 없을 것으로 생각되던 조선시대에도 세계사의 흐름의 영향을 받은 것을 보게 되니 무척 놀랍습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이 후, 스페인이 남미에서 엄청난 은을 약탈하고 그 은으로  중국의 비단, 차, 도자기 등을 수입하는 무역이 진행됩니다. 그러던 중 그 무역선 중 하나가 일본에 좌초하여 일본에 총을 전수하게 되고, 이로 부터 임진왜란이 발발하는 흐름이 이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왜 일본은 총을 개발하고, 우리나 중국은 대포를 개발하였는가, 금속활자의 발명은 우리나라가 앞섰지만 유럽에서 일어난 지식혁명이 왜 우리나라에서는 안 일어났는지 등의 흥미로운 이야기도 함께 담겨져 있습니다.)  또한 이 책에는 소개되지 않았지만, 남미에서 구한 엄청난 은으로 중국의 차, 비단, 도자기를 수입하던 스페인에 의해 중국의 화폐제도가 흔들리던 중, 그 스페인의 함대가 영국에 패배함으로서 중국에 공급되던 은이 사라지면서 경제가 붕괴되어 명나라가 멸망하게 된다는 이야기도 인터넷을 통해 보았습니다. 즉, 조선시대의 우리 조상들은 서구사람들을 잘 몰랐지만, 그들의 삶은 이미 세계사속에 편입되었던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다른 부분 중 소개드리고 싶은 부분은 프랑스의 드레퓌스 사건과 우리나라의 유서대필 사건을 비교한 장입니다. 두 사건 모두 권위주의적이고 보수적인 정권이 약자를 희생시키고 진실을 숨긴 사건입니다. 하지만 그 진행과정은 극명하게 다릅니다. 프랑스의 경우는 작가 에밀 졸라 등 지식인 층이 자신들을 희생하면서 저항하여 결국 진실을 밝히는 데 반하여, 한국의 경우는 지식인이라고 할 수 있는 시인 김지하나 당시 서강대 총장 박홍의 진실을 감추는 권위주의 정권을 돕는 발언을 하는 등 정반대의 현상이 발생하였습니다. 결국 세계2차대전 이후 전범 청산을 제대로 한 프랑스와 달리 친일세력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여 뒤틀려 있는 역사를 살고 았는 우리민족의 추한 모습을 다시 보게 되여 씁쓸합니다.

하나 더 소개하자면, 김홍도의 그림 씨름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자도 이 그림이 인문학의 핵심을 이해하는 좋은 아이템이라고 하였는데, 그림 속 인물이나 물건, 행위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각각의 인물들의 사연과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고, 최종적으로 우리 조상들이 가졌던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발견할 수 있는 과정이 소개됩니다.

재미있게 책을 읽어가는 과정 속에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유행하는 통섭이나 융합을 제대로 할려면 저자처럼 엄청난 지식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기도 했습니다만 그래도 즐거운 독서였고, 제 내공도 조금은 성장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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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몽 2015-04-03 09: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회적으로 진정한 지식인이 더 요구되는 요즘입니다. 저도 프랑스 역사 공부할때 속좀 많이 끊였어요.(넘 비교되서)
암튼 저도 빨리 읽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