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역사저널 그날 조선 편 1~2 세트 - 전2권 역사저널 그날 조선편
역사저널 그날 제작팀 지음 / 민음사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가 아직 어렸을 때, 역사와 인물을 잘 아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다. 어린이에게 위인전을 읽히는 마음이야 당연히 그 아이가 훌륭한 사람으로 커나가길 기대하는 것이겠지만, 거기에 추가해서 한 가지 이유를 더 들자면 내가 중학교 2학년 친구때문이었다. 초등학교때부터 읽은 독서량이 남달라서, 세계사와 국사를 배우는 시간에 선생님께서 교과서 이외의 내용을 이야기해도 다 알기도 했지만 내가 놀란 것은 학기말에 모든 진도가 나가고 오락시간을 가질까하는 선생님의 말에 한 친구가 그 당시 벌어진 중국의 정치적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 친구의 의견을 듣고 싶다고 했고, 그 친구는 앞에 나가 그 사건 이전의 중국 현대사와 중요인물, 그 사건의 의미를 모조리 이야기한 후, 마지막으로 이 사건의 핵심은 이거이거고, 중요한 것은 이거이거니 이정도만 기억해두면 될 것이라는 말로 마무리지었는데, 그 때 선생님을 비롯해서 반의 모든 아이들은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아이가 자라면서 역사, 사회는 그 친구같이 만들고 싶어 맨 처음 보여준 역사관련 책은 (어린이 위인전을 제외하고) 맹꽁이서당이었고 그 후 만화 삼국유사, 삼국사기 정도를 사주었는데, 맹꽁이 서당은 역사부분은 보지 않고 서당 학동들이 장난치는 부분만 보더니 만화 삼국유사, 삼국사기는 자신과 눈높이 맞았는지 제법보더니 그 후 맹꽁이서당의 역사부분도 보면서 어느 정도 알게되었다. 아마 그 시점에서 도서 정가제가 도입될 예정이어서 만화 조선왕조실록을 보여주었는데 금새 읽었고, 와이프 조금 늦게 시작해서 다 읽게 되어, 그만 집안에서 내가 조선시대 역사에 대해 가장 모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이 전에 나는 조선왕조실록에서 일부를 추출한 <조선임금잔혹사>, <소설 정몽주>와 <이성계와 이방원>등의 책을 읽었는데 그 책들을 통한 지식으로 나머지 가족들을 상대해야했는데 역부족이었고, 이제 시간이 날때 마다 조선왕조실록을 보고 있는데 기억력이 자신이 없어 다 읽는다해도 두 가족을 상대할 수 있을 지 잘 모르는 상황이다.


조선왕조실록을 아내와 아들이 한창 볼 때도 우리가족이 밥상머리에서 하는 대화는 거의 조선왕조에 대한 이야기였다. 드디어 드라마 징비록이 방영되면서 온 가족이 이를  함께보게 되고 일상 생활의 대화도 이에 영향받게 되었다. 예를 들면, "그 사람도 기리시탄 가정에서 태어난 모태신앙인데". 뭐 늘 이런 식이다. (아이가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씀에 집중 못하고 왜적들의 침략에 대비해야 하는데 선조가 정신 못차리고 있다고 딴 생각하는 것 같아 걱정이다)


<역사저널 그날>은 KBS의 역사관련 좌담 프로인데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분위기인데 책의 내용을 보면 우리가족이 밥상머리에서 하는 대화같은 분위기다. 현재는 연산군까지 해서 2권의 책이 나왔는데 각 시대에서 중요한 몇몇 사건을 집어내어 진행한 프로를 책으로 만들었다. 나 혼자만의 생각인지는 몰라도 1권에서는 출연자들의 수다의 맛이 그대로 살아있는 반면에, 2권으로 가면서 수다하는 내용이 다소 줄어든 것 같다. (2권에 계유정난이나 연산군의 사화 등 무거운 주제가 많아서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조선시대 역사를 다루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조선왕조실록을 많이 참조하여 이를 예전에 접한 사람은 상당 부분이 아는 내용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의 장점은 일반인들이 잘 모를만한 내용을 꼭 집어서 이야기하여 도움을 많이 준다. 나 자신도 조선왕조실록을 보면서 예전에 알던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발견 사실들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여지없이 이 책에서 이야기해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조선은 정도전이 중심이 되서 고려시대 권문세가로부터 탄압받던 백성들을 위한 새로운 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나라였고, 이를 위해 신하들에게 강한 권리를, 왕에게는 엄격한 훈련을 요구하였다. (그래서 이프로에서는 14세기에는 조선이 세계에서 가장 백성을 위한 나라였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 부분이 제대로 충족되면 세종대왕이나 성종같은 시대가 왔었고, 이를 이겨내지 못하면 연산군같은 시대가 왔던 것 같다.


예전에 미처 몰랐던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것이 있다면, 태종 이방원은 왕권강화를 위해 외척세력을 모조리 약화시키고 심지어 세종의 장인 집안까지 뭉개버렸다는 것. 세종 후반부의 업적은 거의 문종의 작품이며, 문종은 부모상을 너무 엄격하게 치르면서 몸이 약해져서 죽게 되었다는 것(문종이 일찍 죽은 것이 너무 아쉬워 이 책에서는 그에 대한 은유로 부치지 못한 편지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연산군은 폐비윤씨의 죽은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었고, 자신을 견제하는 신하들을 제거하기 위해 폐비윤씨 사건을 이용하였다는 것 등 이다.

조선 전기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 문종에 대해 정말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든다. 세종대왕만큼 훌륭한 업적을 낼 수 있을 만한 능력도 있었고, 그 아들 단종도 성군의 자질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없었다. 또한 세조가 어느 정도 업적은 보였다고 하나, 자신의 영달만을 위해 살았던 한명회같은 인물들이 세력을 가지게 한 발판이 되었다는 면에서도 계유정난은 일어나서는 안되는 사건이었다고 생각한다.


책 표지를 보면 앞으로 효종까지 2권 더 출판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그 후 구한말, 일제강점기, 대한민국 해방이후에 중요한 사건들은 훨씬 많으므로 이와 관련된 내용도 출판되었으면 하는데, TV 프로가 꾸준히 방송되는 것이 관건일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