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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 : 시간의 물리학 - 지금이란 무엇이고 시간은 왜 흐르는가
리처드 뮬러 지음, 장종훈.강형구 옮김, 이해심 감수 / 바다출판사 / 201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리처드 뮬러는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과 대통령을 위한 에너지 강의 두 책을 통해 접한 적이 있는 물리학자다. 개인적으로 에너지 관련 사업에 근무하고 있고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 등에 대해 정확히 알고 싶어 읽은 책인데
무척 새로운 시각을 배울 수 있었다. 입자물리학자 출신이기에 원자력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다른 편견없이 과학적, 경제적 논리로 접근하여 각종 에너지 관련 이슈를 논하였는데 생각보다 무척
보수적인 결론이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만큼 에너지 관련 이슈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이 책 나우 시간의 물리학은 위에 소개한 책으로 친근해진 리차드 뮬러의 시간에 대한 과학 에세이이다. 시간이 주제이긴 하지만 이를 매개로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 빅뱅 등의 현대물리학을 모두 소개한다. 소재가 소재이다 보니 에세이라고
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 모든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였다고는 생각하지 못할 것 같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저자 소개글이나 책 앞부분의 자신의 연구 경력을 소개한 글을 보면 조금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의 스승과 제자가 각각 노벨상을 수상하고 자신은 각각의 연구에서 조금씩 벗어나서 수상하지 못한 것이 눈에 띄었다.
시간에 대해서는 양의 방향으로 무조건 흐른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이지만 상대성 이론을 통해
공간이 축소, 확장되는 것처럼 시간도 변화할 수 있다고 알려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 경우도 한쪽 방향으로만 흐른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 시간이
흐른다는 것의 의미를 과학적으로 정의하려는 시도를 하게 되었는데 이 책에서 먼저 언급하는 것은 엔트로피이다. 엔트로피는
열역학 2법칙으로 알려져 있는 것 같이 항상 증가하므로 엔트로피의 증가가 시간의 흐름이라고 보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저자 리차드 뮬러는 (에너지가 투입되면서) 국부적으로 엔트로피가 감소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엔트로피 하나만으로는 시간을 정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개인적으로는 국부적인 엔트로피가 아닌 우주전체의 엔트로피(정의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를 생각하면 이를 통해 시간을 정의하는 것은 문제 없을 것 같은데, 물리 지식이 충분하지 않아 저자와 싸울 수는 없을 것 같다.
상대성 이론이나 양자역학에 대한 내용은 이 이론들을 통해 시간의 정의한다기 보다는 이 이론에 따른 시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는 정도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다만 이 이론들이 그리 쉬운 내용들이 아니라서 읽는 데
그리 녹녹하지 않았던 것 같다 마지막에 소개된 파인만의 양전하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시간이 거꾸로 흐를 수도 있다는 내용이 나왔는데, 역시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암흑물질이나 암흑 에너지 등의 이야기는
결국 우리가 아는 물리 지식으로는 세상을 극히 일부만 설명할 수 있다는 이야기와 같은 말이고, 현대물리학에
새롭게 시간에 대해 정의하는 것에 개인적으로는 그리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제법 어려운 과학책을 읽으면서 시작하여 올해는 좀 더 알찬 한해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는데, 저자 리처드 뮬러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