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는 즐겁다.
...

상처가 준 고통은 재활용된다.
...

고통은 언제나 언어로 회귀한다.
요즘의 나는, 무언가에 상처 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 상처는 야릇하다.
그것은 그다지 아프지도 절망스럽지도 않고
언어의 안에서 사랑받지도 못하며
오히려 언어를 지우고 스스로 당당하게 걷는다.
...

낯선 상처가 당혹스럽다.


...

끝내 익숙한 내 일상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기만 바랐다.
어디가 아프냐는 질문에 마음이 아프다, 라고만 대답하고 싶었다.
마음이 아프다.
난 어렴풋 누군가로 인해 내 존재가 으깨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관계'의 중력에서 해고된 듯한 느낌 속에 난 조금쯤 서글프다.
그런데 이 서글픔은 너무 아련하다.
너무 아련해서,
가만히 내 몸 속에 눈을 묻고,
귀를 당기고,
한없이 몰입해야만 겨우 눈치챌 수 있다. 

허정한 책읽기가 지속되고 있다.
...

쉬고 싶다.
 


 

마녀물고기님 『헐레벌레 상처 받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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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7 13: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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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7 16: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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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8 00: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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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8 01: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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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8 01: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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