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화씨님께서 2003-09-21일에 작성하신 "2003. 9. 19. 금요일 - 밀린 일 정리"이라는 제목의 글입니다.

밀린 일을 정리하기로 했다. 어제 다친 눈은 다행히 큰 무리는 없지만 사무실에 앉아 하루 종일 자판을 두드리다 보니 눈이 아프다. 잠시 앉아 있다 보니 점심을 챙겨야 할 시간이다. 밥 때는 왜이라 빨리 돌아오는지...점심을 하러 가는 길에 동네 어르신을 만났다. 사뭇 위협적인 태도로, 농약을 뿌리거나 제초제를 뿌리거나 신경 쓰지 말고 환경농업 운운하며 마을을 시끄럽게 할 것 같으면 쫒겨 날 줄 알라고 으름장을 놓던 분이다. 인사를 해도 달갑지 않은 표정이다. 마을에 들어와 살려면 여러 가지로 마음 쓸 일이 많아질 것 같다.

서로 마주보는 형태로 책상이 배치되어서 본의 아니게 서로의 통화 내용을 듣게 된다. 평소에도 봉창선생으로 불리는 겨자씨가 오후에 한 건 올렸다. 누구와 통화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전화를 걸어 상대방이 자신을 잘 모르는 것 같은지 몇 번 자신의 이름을 얘기하다가 끝내는 “저 영구예요.” 하고 자신을 소개 했다. 이 한마디에 사무실이 뒤집혔다. 그렇게 잘 어울리는 이름을 두고 왜 겨자씨로 했느냐는 둥 다들 한마디씩을 보탰다. 그 일로 한동안 다들 즐거웠다. 모처럼 한판 거하게 웃었다. 오후에는 겨자씨의 부친과 이웃 아저씨 두 분이 능길에 찾아 오셨다. 다들 나가서 인사를 하는데 차에서 무엇인가를 꺼내 오셨다. 음료수 한 박스와 정체를 모를 다른 박스 하나였다. 가까이 오면서 상표가 보였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탄약상자였다. 그것도 대포알이 8개나 들어 있는 상자였다. 다들 내심 반가운가 보다. 이제는 마음 놓고 전쟁놀이를 할 수 있겠다는 안도의 표정들이다. 잠시 앉아계시다가 자리를 뜨셨다. 김제까지 가려면 일찍 가셔야 한다고 돌아서시는데 죄송한 마음이 든다. 저녁이라도 대접해 드렸어야 하는데 형편이 어려워 그냥 보내드리는게 마음에 걸려서다.

저녁에는 사과씨가 서울로 떠났다. 내일 약속 때문이란다. 저녁에는 박천창 씨와 여러 가지 일을 두고 회의를 했다. 일주일에 한번은 정기적으로 회의를 하기로 했다. 우선 급한 일부터 논의하고 장기적인 문제는 차차 수시로 협의 해 가며 일을 해야 할 듯 하다. 다음주 월요일 저녁에는 회의를 마치고 단합대회라도 한번 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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