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갑
連 / 1985 / 92 x 63




가는 비여,
내 마음은 너무 자주 갇힌다

진창 지나 가파른 바윗길 더듬어
여기까지 따라온 터진 얼굴,
터진
손끝도 버릴 것

그러나 무릇 무엇인가를 버리려는 자는
꼭 그만한 무게를 가슴에 쌓는 것이다

너무 이른 봄, 마른 나뭇가지에서
지난 해의 잎사귀가 팔랑 떨어진다
악착같이 희망을 움켜쥐던 약한 손아귀여

차라리, 무릎 꺾고 목 드리우니
아직 칼날 같은 날씨를 탓하며
못가의 배롱나무 천천히 늙어가고
하아 조것이!
발돋움하며 반짝 불 켜드는 동백 한 송이

누구 혹 이 꽃의 무게를 아시는지.



詩 윤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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