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화씨님께서 2003-09-20일에 작성하신 "2003. 9. 16. 화요일 - 교육장 청소"이라는 제목의 글입니다.

교육장과 사무실을 청소하느라 오전 시간을 보냈다. 집정리가 끝나고 사무실에 오자 그동안 쌓인 먼지가 마음에 걸렸다. 각자 청소 구역을 정하지도 않았는데, 다들 알아서 손이 모자란 곳에 손을 보탰다.

나는 청소기를 들고 사무실 먼지를 거두어 들였다. 청소를 하고나면 늘 기분이 좋다. 손이 간만큼 집기가 깨끗해지고 바닥이 반들반들 웃는 낮으로 나를 쳐다보는 듯 하다. 청소를 마치고 다들 현관에 모여 담배를 물고 운동장을 내려다보았다. 차 한대 지나가지 않는 마을 앞 도로는 가을빛 속에 조용히 엎드려 있다. 참으로 조용한 동네다.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족구를 한 게임. 무릎이 안 좋은 겨자씨의 몸놀림이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잘 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부족한 점을 가지고도 서로 얼마나 잘 어우러질 수 있는지가 정말 중요한 것인 듯 하다.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는데 나무씨가 불씨를 부르러 왔다. 전화 안받고 족구 하는 것에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이 있었던 모양이다.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고 게임을 그만둘 수는 없다. 빈 자리를 나무씨가 메우고 게임을 마쳤다. 땀은 조금 흘렸지만 기분이 개운치는 않다. 역시 사람이 문제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진리다. 불변의 진리다.

매일 저녁에 하기로 한 회의를 진행했다. 서로에게 씨앗이름을 붙여 부르기로 한 것을 확정하자고 했다. 오랜 토의 끝에 드디어 이름을 정할 수 있었다. 나는 홍화씨, 정기석 씨는 풀씨, 박흥민 씨는 겨자씨, 정기남 씨는 처음에는 오방(오도방정)씨에서 불씨로, 최용재 씨는 나무씨, 김정식 씨는 사과씨, 김민종 씨는 처음에는 볍씨에서 짚씨로, 홍영표 씨는 피씨(PC를 주로 다루므로)로, 하지혜 씨는 처음에는 맘씨에서 올리브씨로 확정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