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씨님께서 2003-09-13일에 작성하신 "하동,,구례, 화엄사..그리고 남원"이라는 제목의 글입니다.

남원입니다.

어젯밤, 지리산 화엄사 계곡물은 태풍과 폭우로 미쳐 넘실거렸습니다.

당연히, 입산은 통제입니다.

태풍 매미의 위세에 눌려 낯선 구례읍내의 선술집을 기웃거릴 엄두도 못내고,

화엄사가는 마지막 버스를 집어타고,

계곡물이 밑동을 훑고 지나가는 여관방에서 찌그러져 일찍 잤습니다.

하동은 시장이 반입니다.

대폿집과 주모가 낮술을 유혹하는 아직도 70년대 시골 모습입니다.

내내 매미소리를 흉내내는 미친 아저씨,

뻣뻣한 표정의 씨름선수 같은 기도 안내원,

이곳에 어울리지 않는, 필시 타지에 돈벌러 갔다 잠시들렀을,

단아한 젊은 여자 등이 어우러진

시외버스터미널은, 전국에서 제일 초라합니다.

아버지의 고향, 그러니까 내 고향입니다.

아침 일찍 화엄사에 들렸습니다.

각황전 내부의 기둥이 위압적이었습니다.

계곡물은 여전히 흥분이 가라앉지 않았으나,

어쨌든, 태풍은 물러갔습니다.

이제, 마을로 갑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