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미와 가나코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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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미의 머릿속에는 어떻게 하면 다쓰로를 이 세상에서 제거하고 그것을 은폐할 것인가 하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마치 추리작가처럼 매일 그 생각에 푹 빠져 온갖 방법을 모색했고 게임처럼 시뮬레이션을 반복했다. 왠지 연애와 비슷하다. 좋아하게 된 사람에 대한 것이 한시도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것과 똑같았던 것이다. - 오쿠다 히데오, [나오미와 가나코]

이 두 여자를 내내 응원할 수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마냥 비난할 수도 없이 조마조마하게 따라다녔다. 후반부는 훅 한숨에 내달리는데 제발 잡히지마 하는 마음뿐. 오쿠다 히데오 특유의 유머 대신 치밀한 묘사를 장착한 재미있는 소설이다. 영화로 만들어지면 리아케미라는 중국인 여장부가 좀더 부각되지 않을까 상상한다. (다쓰로 얼굴로 왜 정준호나 류시원이 떠오르는 거냐. 싫어서 그런가봐.) 책도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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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적인 도시 - 뉴욕 걸어본다 3
박상미 지음 / 난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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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틀 전에 구입했고 하루 전에 같은 책을 선물받았다. 그 중 한 권을 챙겨와 하루 여덟 시간씩 이틀간 버스 안에서 읽었다. 밖의 풍경은 지루하게 고요했다. 그 속에서 잘 읽혔다. 오랜만에 정말 좋은 글을 만났다. 몇 년 전 <뉴요커>보다 훨씬 좋았다. 형광펜으로 많은 이름과 문장에 표시를 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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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름에 대한 환상을 걷어내면 길은 내게 진짜 지름길을 일러준다. 진짜 지름길이란 다만 질러가는 길이 아니라, 질러감으로써 내밀하고 충만해지는 길이다. 닿아야 할 곳에 나를 데려다주되 조급하게 미리 마음만 가닿지 않도록 몸과 마음의 시야를 함께 틔어주는 길이다. 걷든 버스를 타든 진짜 지름길로 접어들 수만 있다면 좋을 텐데, 그런 길을 발견하고도 굳이 `빠른 길`로 에둘러가는 이 아둔함을 어째야 좋을지 모르겠다.
- 120쪽

신해욱 시인은 산문집 <비성년열전>으로 먼저 알게 되었다. 이후에 최근 시집 <syzygy>도 알고는 있는데, 시인께는 죄송하지만 산문과 시 모두 나에게는 조금 어려웠다. 그럼에도 그의 글을, 시를 좀더 알고 싶어지긴 했다. 그래서인지 신문에 쓴 짧은 칼럼들은 유심히 읽어보려고도 했다.
이번에 새로 나온 이 산문집은 단순하고 깨끗한 그 제목이나 책의 모양 때문에 호감이 확 생겼다. 아마 내가 유심히 본 그 칼럼들을 갈무리한 것일 텐데, 일정한 분량의 짧은 글들이 꽤나 친근하고 담백하게 잘 읽힌다.

역시 인상적인 한 문단 더.

그러니까 `ㅢ` 위의 `ㅇ`이란 단순한 묵음이 아니라 의자 위에 앉은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는 기호일지도. `ㅢ자`에 빈 의자의 마음이 담겨 있다면, `의자`에는 의자에 앉은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일지도. 오늘의 갸륵한 오타가 불어넣어준 소박한 환상이다.
- 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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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광금지, 에바로드 - 2014 제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연합뉴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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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게리온을 보지 않았어도 오덕이 아니어도, 아니 그렇기에 훨씬 풍부하게 즐길 수 있는 소설. 가난하지만 특별함을 믿고 사랑하는 세대를 입체적으로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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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D현경 시리즈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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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에 걸쳐 읽었다. 중반까지는 맥락을 잡기 어려워서 재미를 느끼지 못했고 지루하고 복잡해서 여러 번 포기했다가 오기로 읽어나갔다. 드디어 새로운 사건으로 인해 박력이 생겼고 이후에는 정신없이 읽었다. 스케일과 박력, 구성 면에서는 역시 뛰어난 작품이지만, 나에게는 여전히 요코야마 히데오가 어렵고 잘 맞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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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04 20: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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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04 21: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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