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상호관계속의 동등함

욕망의 식물학
마이클 폴란 지음, 이창신 옮김 / 서울문화사 / 2002년 1월

자신만의 의지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정말 그렇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내 의지라고 생각했던 것이 결국 누군가에 의해, 또는 상황에 의해 조작된 것일 수도 있다면......?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저자의 상당히 독창적이고 신선한 관점이 즐거웠던 반면에
익숙하지 않은 문화와 역사들이 많이 나오는 탓에
이것 저것 찾아보느라 책 자체에 집중하지는 못했었다.
그렇지만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된 것도 많고
저자의 독특하고 신선한 시각이 나를 자극했기에
읽는 동안 흥미롭고 즐거웠던 책이다.

인간이 자신의 편리와 이익을 위해 보호하고 보존해왔다고 여겨지는
4가지 식물들(사과, 튤립, 마리화나, 감자)을 화두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그런데 정작 이런 식물들이 인간의 욕망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인간이 그 식물들을 보호하고 보존하게 만들었다면?
저자는
사과는 감미로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망을,
튤립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망을,
마리화나는 도취를 ,
유전자 조작 감자는 인간이 자연의 지배자라는 인식을 갖게함으로써
자신들의 이익을 챙겼다고 이야기 한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통해 저자는
자연과 인간 사이에 수없이 많은 상호작용들이 존재하며
이러한 상호작용은 윈-윈정책을 추구하는 동등한 관계라고 주장한다,

결국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저자가 사과 이야기를 할 때 소개한 월리스 스티븐슨의 시
'항아리의 일화(anecdote of the jar)'는 이러한 영향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야생성없이는 문명도 없고, 지독히 쓴맛이 없이는 감미로움도 없으니
내게 익숙치 않은 낯선것들을 두손들어 환영할 일이라는 저자의 이야기는
그만큼 다양한 상호관계의 중요성을 또 그속의 동등함을 이야기 한 것이라는 생각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