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다리, 내 마음속의 풍경
최진연 글 사진 / 한길사 / 2004년 5월
평점 :
품절


강경 미내다리, 출처: 네이버 한준님의 블로그

로버트 왈러의 책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로버트 킨케이드는 사진 작가였다.
그가 한적한 시골의 유명하지도 않은 다리 사진을 찍으려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다리가 지닌 연결과 소통의 의미에 무게를 둔 까닭이 아니었을까?
다리는 소통과 연결의 물리적 공간이면서 또한 심리적 공간이기도 하다.
지역과 지역을 이어주기도 하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며
또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것이 바로 다리이다.

이 책의 저자는 20여년을 우리의 옛 다리를 찾아 다니며 사진을 찍어 왔다고 한다.
그가 20년이라는 세월을 다리를 찾아 다니며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었을까?
그가 찾아 다닌 다리에서 그는 다리들과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었을까?
책을 들여다 보면 우선 소박하고 단아한 다리들의 모습은 정겹고 아름답다.
그가 풀어 놓은 이야기들과 사진들은 간결하지만
마음 속의 깊은 울림을 만들어 내는 진중함을 지녔다.
영산의 만년교와 그것이 물속에 비친 모습을 찍은 사진은 탄성을 자아낼 만하고
진천의 농다리나 진도의 남박다리,강경의 미내다리, 태안사 능파각 홍교와 선암사 승선교는
언젠가는 꼭찾아가 보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거창의 쌀다리와 장승백이 다리를 소개하면서
저자는 거창의 또 하나의 튼실한 다리를 소개하는데
그것은 바로 거창고등학교이다.
학교를 다리로 소개한 것은
학교에 우리를 미래와 희망으로 이어주는 상징적 다리의 의미를 부여한 까닭이었다.
그의 소개를 읽고 이 학교 출신이라면 명문 고등학교를 나왔다고 자부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바로 거창고에서 학생들에게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이라고 가르치는
'십계명'때문이었다.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모든 것이 갖추어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앞을 다투어 모여드는 곳은 절대 가지마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사회적 존경 같은 건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한 가운데가 아닌 가장자리로 가라.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반대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의심치 말고 가라.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

문득 사이먼과 가펑클의 '험한 세상 다리되어'라는 노래가 떠오른다.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내 사는 모습은 어떠한가? 돌아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