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이 땅의 서정과 풍경
이용한 지음, 심병우 외 사진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4월
평점 :
품절


계절이 계절이니 만큼
문득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참으로 유난해졌다.
막상 떠나면 못 떠날 것도 없겠지만
그게 그렇게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은 아마도
생각처럼 사는게 단순하지 못하고, 깔끔하지 못해서인가 보다.

심란한 마음도 달랠겸
도서관 서가를 헤매다 찾은 책이다.
2명의 사진 작가와 한 명의 시인의 6년 작업 끝에 나온 책이란다.

책을 펼쳐든 순간
눈부시게 내 눈을 휘어잡는 사진 몇장이 보였다.
분명 그다지 화려할 것 없는 풍경인데
어쩜 그렇게 마음 설레이게 아름다운지......
그냥 지나쳤을 수도 있는 평범하다 못해 촌스러울 수도 있는 풍경에서
어쩜 그렇게 아름다운 모습들을 잡아 낼 수 있었을까?
'아~ 이래서 사람들은 사진에 빠지나 보다' 싶었다.

눈부신 해질 무렵의 갯벌, 다랑이 논의 부드러운 곡선,
푸른 보리밭에 몸베 바지 입은 할머니 모습, 동강의 나무다리,
가지런한 송편들, 초가집 사이의 돌담길, 눈 덮인 처마밑에 쌓인 장작들,
눈 덮인 흙집 풍경, 소 모는 아낙의 모습과
덕석을 해 입은 송아지의 그 해맑아 보이는 모습 등등.
이 땅의 사라져 가는 서정과 풍경이라는 그 풍경들을
불행히도 난 대부분 경험해 보지 못했다.
경험하지 못한 풍경임에도 왠지 강렬하게 내게 다가오고, 그립고 푸근함을 느끼는 것은
내 안에 흐르는 한국인이라는 피 때문인가?

내 마음을 설레게 한 것은 사진만이 아니었다.
글은 또 얼마나 맛깔나는 지......
문장들이 파닥인다는 느낌이 들었다.
역시 시인의 글이란 이렇게 다를 수 있는 거구나 싶을 정도로......

역시나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의 몫이라고 느꼈다.
아무리 아름다운 것이라도 보는 사람이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평범하고 소탈한 것들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매일매일의 일상에서 발견한 아름다움에 행복할 수 있으면,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