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날
존 버닝햄 엮음, 김현우 옮김 / 민음사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학창 시절때 30대의 나이라고 하면
왠지 무엇인가 자신의 분야에서 안정을 찾아가는 시기가 아닐까 상상했었는데
지금 나의 모습은 사실 그때와 별반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물론 이것은 정신이나 의식적, 사회적인 면에서 말하는 것이다.
신체적으로는
문득 머리를 빗다가 발견한 흰 머리카락의 충격과
(30대 중반의 나이에 흰머리가 생긴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지만ㅠ.ㅜ)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는 아랫배의 존재에 자극을 받아
(이 부분에서 아직 어린 것이 누구 앞에서 주름잡냐고 하실 분들이 많을 줄 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의 의미, 책임있는 어른이 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존 버닝햄이 엮은 이 책을 
내 사고 과정에서 길잡이 또는 친구의 역할을 기대하며 선택했다.

이 책에는 여러명(몇명인지는 세어보지 않았다)의
노년, 노인이 된다는 것에 대한 단상들이
존 버닝햄의 삽화와 유명한 경구들과 함께 실려있다.
노년에 대한 긍정적인 묘사도 있고 부정적인 묘사도 있으며 
또 노년에는 어떠해야 한다는 실용적인 충고들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 책에 전반적으로 깔려 있는 것은
인생의 격정기를 다 지내고 나름대로 자신의 과업들을 완수한 사람들의 여유였다.
사실 책 읽는 내내 그 여유가 부러웠다.
그 사람들이 들려 주는 이야기는 지금 내 생활에서 참고하고
지침으로 삼을만 한 것들이 많았다.
특히 데일리 메일의 편집자였던 패트릭 서전트가
인생에서 배운 것을 정리해 준 부분이나
영국의 일반의사였던 패트릭 우드콕의
현실적이며, 냉소적인 듯 긍정적이고
심드렁한 듯 관심을 보이는 시각이 흥미로웠다.
그래서 읽으면서 여러 곳에 줄도 그으면서
나름의 내 생각도 적어 넣으면서 가능한 천천히 아껴 아껴 읽었다.

물론 우리의 현실과는 다른 이야기들도 많고
가끔은 그들의 유머를 알아듣지 못하고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다.
게다가 산만하기까지......
그렇지만 나는 이 책을 읽는 과정을 즐기기로 결심했기에
이 책의 산만함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다.
다 읽은 후 키케로 찾기 놀이를 했다.
부분 부분 인용된 키케로의 노년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번득이는 것이어서
이 책에서 키케로가 빠진다면 책의 깊이와 가치가 반감될 거라는 생각이다.

내 나이 60이 되어서 이 책을 다시 보게 되면 그 땐 어떤 느낌과 생각을 하게 될까?
그 때를 위해 책의 여백에 버닝햄이 엮어 넣지 못한
내 나름의 자료도 적어 넣었다.
이병금 시인의 노인에 대한 단상과
임어당이 생활의 발견에서 들려 주었던 이야기,
공자가 논어의 위정편에서 들려 주었던 이순에 대한 이야기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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