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이미선 옮김 / 열림원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퇴근하는 전철 안.. 오늘도 어김없이 하산과 아미르를 만나기 위해 책을 펼쳤다. 내릴 역이 지나친 줄도 모른 체, 두 사람의 길고 진한 인연의 강물 속에 허우적거리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는 급히 전철에서 내린다. 반대편 플랫폼으로 걸어오면서 이 두 사람의 인연을 지속시킬 열쇠를 쥐고 있는 아미르에게 외친다. 조금만 더 힘을 내달라고! 절대로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하산으로부터 시작되어 소랍으로 연결된 연줄을 조금만 더 힘주어 잡고 있으라고! 타인에 의해 끊어져 잡을 수 없는 허공으로 떠나보내지 말아달라! 고 말이다.

아미르는 상처가 많은 아이였다. 자신의 태어남으로 어머니의 죽음을 지불한 아이. 그 원죄 때문에 끊임없이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던 정적인 아이.. 하산 역시 자신의 태어남으로 어머니를 잃었지만 항상 긍정적이고 용기있던 아이였다. 같은 유모의 젖을 물고 자란 아이들은 그들 자신도 모르는 인연의 줄에 엉킨 체 어린시절을 보낸다. 아미르에 의해 하산이 떠나던 날 그들의 연줄이 끊어져 버리고 난 후 아프가니스탄은 전쟁의 연속에 놓여져 있다. 바바와 함께 전쟁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하고 난 26년 후 아미르는 자신에 의해 끊어져 날아간 연을 쫓기 위해 여전히 전쟁 중인 고향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한다. 자신이 끊은 연에 다시 연줄을 잇기 위하여...

인생을 살면서 가장 큰 선물은 부나 명예가 아닌 바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나를 믿어주고 내가 의지할 수 있는 친구일 것이다. 물론 철없는 어린 시절에는 그러한 사람이 곁에 있어도 그의 가치를 충분히 알아보지 못할 수 있다. 그가 나보다 못산다는 이유로, 나보다 못배웠다는 이유로,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그를 무시하거나 혹은 그럼에도 그가 나보다 용감하다는 이유로, 정의롭다는 이유로, 머리가 좋다는 이유로 그를 미워할 수도 있다. 정작 자신이 가진 99가지의 보물보다 그가 가진 단 1가지의 보물을 빼앗기 위해서 양심에 위배되는 짓을 계획하고 실천할 수도 있다. 자신이 가진 99가지의 보물 중 가장 큰 보물이 바로 그임을 모른 체 말이다. 하지만 자신이 한 행동을 다시 되돌리기 위한. 인연의 연줄을 다시 잇기 위해 연을 쫒는 아미르를 통해 우리는 스스로가 저지른 잘못에 대처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책을 읽는 동안 내내 하산과 아미르의 까르륵 거리는 웃음소리과 골목길을 누비는 두 소년은 뒷모습이 아른거렸던 것은 비단 나 뿐만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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