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그저께
이토 타카미 지음, 강라현 옮김 / 달리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안녕!
안녕이라는 말은 동전처럼 두개의 얼굴을 갖는 말이다.
만날 때의 반가움과 헤어질 때의 아쉬움을 우리는 ‘안녕’이라는 한 단어로 이야기한다.

그래서 ‘안녕’이라는 단어는 웰컴과 굿바이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복합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처음 이 아련한 노란표지 속 ‘안녕’이라는 글자를 보았을 때는 설렘과 반가움을 느꼈다. 물론 ‘그저께’라는 단어는 이미 과거를 뜻하므로 여기서의 안녕이 의미하는 바는 만날 때의 ‘안녕’보다 헤어질 때의 ‘안녕’과 더 어울리겠지만, ‘그저께’가 갖는 책속의 또 다른 의미(주인공 남매가 발견한 동물에게 지어준 이름)를 통해 “그저께”와의 만남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책의 제목은 중의적인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작가는 미지의 동물에게 기가막힌 이름 “그저께”를 붙임으로서 책을 펼칠 때와 책을 덮을 때, 너무나도 단순한 이 두마디 ‘안녕 그저께’를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도록 만들었다.

이 이야기는 성장통을 겪는 남매의 이야기가 주가 된다. 여기에 그저께라는 이름이 갖는 시간의 흐름과 그저께가 성장하는 원인(사람의 눈물을 먹고 사는)을 통해 이 아이들이 자라남으로 겪게 되는 아픔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이러한 느낌은 표지와 너무도 잘 어울려 책을 읽는 중간중간 몇 번이고 표지의 삽화 속 풍경을 추억하게 했다.)

부모의 이혼, 점차적으로 어른스러워지는 자신. 아이에서 여자 혹은 남자가 되어야만 하는 단계, 그리고 처음으로 느끼게 되는 누군가에 대한 감정. 사춘기라는 그 짧은 시간동안 미카와 유스케가 겪게 되는 혼란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이 혼란은 둘 중 어떠한 것을 선택하고 포기하느냐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두 아이를 더욱 아프게도 하고 더욱 성숙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그 시절을 보낸 나의 모습을 통해 이 아들이 겪는 이 아픔을 잘 이겨내길 응원하게 한다. 그저께가 떠남으로 인해 이 둘은 또 다른 그저께의 자신보다 더욱 성장한 자신으로 모레를 맞이한다. 이세상의 모든 이들은 행복할 권리가 있음으로 그들이 맞이하는 모레는 행복했던 그저께로 추억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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