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그녀 반올림 4
이경화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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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 소년에서 청년이 되는 과도기.. 과도기는 불안정하다. 어느 편에도 속해있지 않기 때문이다. 불안정하기 때문에 위태롭다. 나 자신도 내가 아이인지 어른인지 분간이 안간다. 사람들은 때로 나를 어린아이 취급하면서도 어른의 행동을 요구한다. 그래서 나는 더 혼란스럽다. 그냥 16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16살의 나로만 봐줬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준희는 아이일까? 어른일까?'나는 아직 꿈이 없다. 꿈이 뭔지 진지하게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그건 지금 결정하지 않아도 될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와 같은 이름을 가진 준희는 꿈 때문에 부모님과 줄다리기 중이다. 나와 같은 나이인데 벌써 꿈을 정해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녀석을 보니 왠지 부럽고 두렵다. 나는.. 나는 어떤 꿈을 가져야 하는가...

나의 아빠는 아이같다. 내버려 달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어떻게든 나를 먹여살리고 할머니를 부양해야겠다라는 책임이 없다. 아빠는 꿈도 없고, 직업도 없고, 의지도 없다. 그런 아빠에게 난 아이같은 아들이 되어야 할까? 어른같은 아들이 되어야 할까?

나의 그녀는 나의 논술 선생님이다. 나이는 곱절이나 많지만 나는 그녀를 사랑한다. 그녀는 나를 아이로 어른으로 구분 짓지 않는다. 그냥 나를 나로 받아주는 사람이다. 그녀는 스스럼 없이 말한다. 준희 넌 너를 사랑해야 해! 넌 너무 이상해! 라고..그녀는 잊지 않은 것 같다. 어른이라면 누구나 겪었을 테지만 어른이 되버리면 싸악~잊어버리는 지금의 많은 고민들을..

 나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 내 꿈을 정하고, 아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지만 내 또래의 여자친구를 만들어 가고 있다.'

나도 준희와 같은 시절이 있었다. 벌써 10년도 더 된 이야기지만. 그때의 나는 지금의 준희보다 더 격하고 혼란했던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나도 다른 어른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 시절이 얼마나 강인하게 기억으로 남아있던지간에 어른이 되고 난 후의 나는 이미 그때의 나를 당시의 마음이 아닌 어른의 눈으로 보게 되었다. 내가 어른이 되고 난 후 나의 가까운 사람이 그 시기를 보낼 때 나는 그 아이가 겪는 그 시간들을 이해하고 받아드리기 보다 설득하고 다그치고 꾸중하기 바빴기 때문이다. 마치 나에겐 그 시절이 편집된 것처럼 행동했다. 나도 너와 같은 시기를 겪어봤어! 난 너 보다 더 했어! 라는 말을 포장으로 씌우고, 너 이딴식으로 할꺼야? 뭐가되려고 그러는 거야? 하는 말을 건네줬던 것이다... 이제 그 아이도 성인이 되었지만 난 아직도 가끔 그때 내가 어른의 모습으로 그 아이를 다그친 것이 몹시 아프고 저리다. 과연 커버린 그 아이도 나와같은 어른이 될까? 마치 그 시절이 없었던 양... 

우리 청소년들은 누구에게 자신들의 속이야기를 속시원하게 풀어놓을 수 있을까?그들이 인생선배인 어른들에게 얼굴을 붉히며, 하던말을 멈출때.. 어른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해야 할까?... 

부디.. 부디.. 준희는 나와 같은 어른이 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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