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나무 1
이정명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진실은 이보다 더 잔혹한 전쟁 한가운데서 이루어졌을지 모른다.

집현전 학사들의 의문의 죽음과 그 죽음속에 항상 자리한 미스터리를 풀기위해 이리저리 날뛰는 겸사복 강채윤... 척박한 땅에서 오랑캐에 의해 가족을 잃고 북변의 전쟁터에서 죽기위해 싸웠던 그를 한양으로 보낸 이유에는 그의 고집스런 성격과 배움에 대한 설러움 그리고 진실을 위하여 내딛는 배포 때문이리라. 한발한발 학사들의 살인의 뒷배경을 뽑아낼수록 점점 더 거대한 무언가가 끄집어짐을 알면서도, 자신의 목숨 또한 온전치 못 할 것임을 알면서도 채윤은 멈출 수가 없다. 마침내 채윤이 밝혀낸 사건의 전말은 단순히 범죄 스릴러의 사건 해결에서 느껴지는 통쾌함 보다는 가슴을 묵직하게 만드는 숭고함이였다.

오랜시간 중국이라는 거대국의 눈치를 보며, 그들에게 국민의 피와 살로 만든 조공을 바쳐야만 하며, 우리와는 맞지 않는 그들의 기기를 쓰고 높은 양반들에게만 허락되었던 그들의 글로 나날이 무지해 가는 만백성을 세종은 피눈물을 흘리며 안타까워 했다. 어떻게 보면 중국보다 더 중화되어진 권문세력과 그들의 압력속에 자신의 뜻하나 떳떳하게 드러내지 못한 그의 심정에 눈물이 난다.

항상 한글하면 우리민족 고유의 글자니 과학적인 글자니 하며 남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베껴가며 겉치레하듯 자랑할 줄만 알았지 한글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숭고한 노력은 미처 생각치 못했다. 또한 자주적이 국가로서의 조선을 세우고자 조선만의 시계, 조선만의 농사법, 조선만의 역법을 만들어 내 백성이 좀 더 풍요로히 살고자 하는 그 마음에 감사했다.

그와 뜻을 함께 했으되 그것조차 밝히지 못하고 희생되어졌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도 감사를 전한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법.. 그 숭고한 사랑이 험한 태풍에도 굳굳히 버텨주어 지금 내가 내 나랏말을 쓰고 읽게 해주신 것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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