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구혜영 옮김 / 창해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항상 고등학교때 그나이에 머물러 있다고 여러해가 지났지만 난 항상 제자리에 있다고 그때의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다고 마치 주문을 외우듯 각인시키곤 한다. 실제로도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조금도 자라지 않았다고 믿기에 나는 가끔  내 나이를 헷갈려하기도 한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확실히 나는 달라졌고 그것이 어른이 되었음을 뜻하는 것이리라. 어느순간부터 나는 주변을 의식하게 되었고, 약간의 희생은 감수할 여유를 지녔고, 낯부끄러운 일의 주인공이 되었다가도 다음날이면 언제그랬는듯 다 잊고 어제보다는 내일을 위해 살게 되었다. 변하기 전의 나는..즉 고등학생때의 나는 길거리에서 친구들과 큰소리로 장난을 치며 길거리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녔고 교실안에서 복도가 떠나가라 노래를 불렀고, 조금의 희생도 불같이 화를 냈으며 부당한 교사들의 남용에 쌍심지를 켰으며, 낯부끄러운 일의 주인공이 되었을 때는 이를 갈며 저주를 퍼부었다. 어렸기 때문에.. 세상에서 오직 나만이 가장 중요했기때문에.. 그래서 이들의 순수함에서 묻어져 나오는 잔인함이 이해가 간다. (흔히 여학생.. 여고에 대한 환상을 가진 남중, 남고, 공대, 관련회사를 나온 사람들이라면 이 여고생들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겠지만^^ )

비록 치부를 훔쳐본 교사들은 아무런 횡포도 협박도 하지않았지만 그들을 볼 때마다 그 눈빛으로 간강당하는 느낌.. 이라니.. 주인공은 정말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나역시도 나의 반항적인 되바라진 행동을(지금은 할 수 없는.. 어쩌면 권력에 비굴하지 않았던..)이반저반 떠벌리며 다니던 선생에게 저주를 퍼부었으니까...그리고 그런 나를 응원하기도 혹은 부축이기도 했던 친구들이 살인사건의 공범자이자 방조자인 여고생들의 단합된 모습속에서 스멀스멀 떠올랐던 것 역시 공감간다..

히가시노 게이고.. 살인사건의 주범을 찾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했는데. 다른 장치도 곁들여 놓다니..(중간중간 낌새가 나긴 했지만..)역시 독자를 쥐고 흔드는 구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