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력 증후군 - 제13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윤고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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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익숙한 두 낱말이 합쳐져 너무나도 생소한 뜻을 지니는 무중력증후군..지구에 발을붙이고 살면서(기껏뛰어봐야 1m도 채 못뛰는 사람이면서)중력을 거부한 사람들이 스멀스멀 수면위로 올라오기 시작한 것은 달의 증식때문이였다.

달의 증식.. 누구라도 밤하늘에 둥그렇게 떠있는 저것이 한개가 아닌 두개 세개 네개가 될 지 상상이라도 해보았겠는가? (그럼 당췌 옥토끼는 어느 달에 살고 있는거야?) 달의 증식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벗삼아 더 신선한 병명 무증력증후군을 만들어 냈지만 실상 무중력증후군은 지금 우리네가 가지고 있는 뭔가 묵직한 답답함, 세상을 향한 이유없는(혹은 있는)불신, 탈출하고 싶은 욕망, 구조와 틀이라는 공간에서 느끼는 비좁음을 일컫는 신조어일뿐이다.

작가는 이를 너무나도 명쾌한 글재간으로 가볍게 빠르게 읽어내려가게 했다. 근데.. 글쎄.. 책을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이란게.. 나는 재미있는 책은(단순한 재미를 말하는 것이 아님) 가볍게 빠르게 읽고 그렇지 못한책은(순전히 나의 주관으로)몇 장 읽지 못해 포기하고 마는데.. 이책은 단순히 가볍고 빠르게 읽혔다는 점으로 비교하여 볼 때 대단히 재미있는 책은 아니었다. 뭐랄까? 흡입력이 없다고나 할까? 책속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현실세계로 되돌아가기 위한 과정이 생략되었다고나 할까?(실제로 나는 책에 빠져있으면 누가 불러도 잘 못듣고 주인공이 마치 나인듯한 소설속 이야기가 주변의 상황으로 전개되는 듯한 코마상태를 자주 겪곤 한다) 꼭 신문에 나열된 뉴스를 읽고 난 후의 느낌이다. 물론 뉴스는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달이 증식되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지만 이 책의 느낌이 그렇다는 이야기다. 무슨 사건이 어떻게 언제 일어났고 피해상황은 어떻고 하며, 사실을 다시한번 확인시켜주고는 다음뉴스로 넘어가는 그런..

책을 다 읽고 나서 맨 뒷페이지 여러 추천인들의 글을 읽으면서 아!! 이 책이 이런 내용인가? 하고 반문하게 된 건 역시나 나의 책읽기 수준이 낮아서이겠지만.. 뭐랄까? 그들 역시도 별로 공통된 주제(그니까 달이 증식되었다는 새로운 소재 말고, 주제!)를 찾아내지 못한 것 같아 찜찜했다.

책을 곱씹으며 이 글을 쓰면서도 왠지 찜찜한데...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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