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대로 말하는 대로 당신이 된다 - 성공하는 사람들의 이미지&스피킹 전략
구재희.이은경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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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뜬금없는 두 권의 책을 서평도서로 받아왔다. 그것도 같은 주에. 그러니까 내가 평생에 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던 부류의 책이었는데, 요즘 어지간 이러한 문제로 내 스스로가 답답하다. 이미지가 중요하고 어느 정도 꾸며진 모습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나는 이러한 명제에 대하여 스스로 끊임없이 모순에 시달리고 있다. 나는 기본적으로 '나 자신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을 올바른 행동이라고 여기고, 그래서인지 상대가 당황할 정도로 너무나 솔직한 나의 모습을 거침없이 보여주곤 한다. 아마 그것은 내 블로그의 글을 몇 개만 읽어봐도 충분히 느껴질 것이다. (꾸며진 나의 모습을 나로 알고, 이 후 나에게 실망하게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나 큰 것 같다.)

그리고 최근에 들어서 든 생각. 그렇다고 나의 거의 모든 것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과연 나의 그대로를 알고 있는가 하니, 실상 그것도 딱히 맞는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다. 그러니까 분명 나도 모르는 어떤 가면을 쓰고는 있다는 의미인 듯 하다.

 

어쨋든 이 책은 나에게 불편하다. 당장 첫 장부터 덜컥, 불편함을 느꼈다. "당신이 보이고자 하는 모습으로, 당신이 선호하는 모습으로,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분명히 이것을 전하기 위해 쓰여진 책일텐데, 이 문장을 보고 '뭐래?'라는 헛웃음을 지었다니, 내가 생각하기도 썩 황당하지만 어쨋든 그렇다. 나는 그냥 '나'로 살고 싶은 건데, 사실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점점 더 아무것도 모르게되버리는 기분이다. 당장 이 명제에 대해서도 이제는 나도 뭐가 맞는 건지,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이런 책을 읽는 것이 처음이라, 이 책이 다른 책에 비하여 무엇이 좋고 무엇이 부족한지는 이야기를 할 수 없을 것 같다. 다만 절대적인 기준에서 책이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자기계발서를 읽는 이유 중의 하나는 아마 스스로의 모습이 답답하고, 책의 화려한 광고문구에 의하면 이 책만 읽으면 그 답답함이 시원하게 해결될 것 같다는 느낌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책을 읽어보면, 늘 듣던 식상한 문구의 반복이거나 '결국은 전문가를 만나야만 해결이 되는' 어떤 테크닉의 소개문에 그치는 경우가 참 많이 발생한다. 그것은 당연한 사실이면서도, 괜히 사기를 당한 것 같은 불쾌한 감정을 남기곤 한다.

이 책 역시 그런 자기계발서들의 형식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퍼스널 컬러 진단'이나 '스피치'는 결국 이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야만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해결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다른 점은 이 책의 저자들은 당신들의 제품을 팔려는 의도보다는 '돕고 싶은데, 책으로는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없어 죄송하다'라는 뉘앙스를 품고 글을 풀어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나를 만나고 내 제품을 사면 문제가 해결되'라고 이야기 하지 않고, '이런이런 방식으로 진행을 하는데, 아마 혼자서는 힘들거에요. 하지만 이런방법을 사용하면 비슷하게 테스트를 해볼 수는 있을 겁니다.'라고 이야기한다. (그 예로 나는 실제로 돈을 주고 전문가에게 퍼스널 컬러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데, 오히려 그 때보다 더 자세한 설명이 이 책에 담겨 있다. 그래도 확실히 진단을 받는 것에 있어서는 전문가를 만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니까 좀 믿을만 하고, 친근하며, 명확한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는 자기계발서였다는 점에서 나는 이 책이 썩 마음에 들었다.

 

이미지 메이킹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고민스럽다. 아마 앞으로 한동안 더 고민하게 될 것 같고, 지금까지의 나를 봐서는 역시 조건에 맞추어 인위적인 나를 만드는 것은 받아들이기가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한 건, 조금은 덜 소극적인 나를 만들고자 일부러 당당한 걸음걸이를 연습했던 것 처럼,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나는 어느 정도는 외적이미지와 내적이미지의 연관성에 관하여 알고 있었던 듯 하다. 지금까지 스스로를 꾸며내지는 않더라도 계속해서 더 나은 모습이 되기 위해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그러한 돌아보기, 마주보기, 그리고 고민을 이어간다면 '인위적인 방법'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 만족을 주는 내가 될 수 있지않을까 기대를 걸어본다.

역시 모든 것에는 각자에게 맞는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닐까. 지금 현재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는 나에게도, 계속해서 옆에서 나를 믿어주고 함께 걸어주는 친구들이 있는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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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극장] 서평단 모집서평 이벤트



[서평 이벤트]


1. 모집 기간: 12월 17일(목) ~ 23일(수)

당첨자 발표 : 12월 24일(목)

서평단에 선정되신 분은 12월 29일(화)까지 개인정보를 비밀 댓글로 적어주세요!

12월 29일(화)까지 확인이 되지 않으면 선정이 자동 취소됩니다.

서평 기간 : 1월 1일(금) ~ 10일(일)


2. 인원: 10명 (최종 응모자 수에 따라, 추첨 인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3. 참여 방법

- 응모 방법: 이 책을 읽고 싶은 이유와 스크랩 주소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 서평 방법 : 서평 기간 동안 알라딘 계정으로 서평을 작성 후, <인체극장> 서평단 발표 포스팅에 알라딘 개인 블로그와 그 외 블로그, 외부 채널에 남기신 서평 링크를 댓글로 달아주셔야 완료됩니다.



“인체극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재기발랄 해골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인체 각 기관들이 펼치는

유쾌발랄 해부학 쇼!


우리 몸은 하루에 2만 번 호흡을 하고, 1.5ℓ의 침을 만들며, 입부터 항문까지 9m에 이르는 소화기관계로 매일 2ℓ의 음식과 물을 처리한다. 뿐만 아니라 206개의 뼈가 몸을 지탱해주고, 640개가 넘는 뼈대근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온갖 동작을 가능하게 한다.



▼ 과학 하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품격 있는 지식만화

과학적 원리와 개념을 쉽고 정확하게 설명해, 유쾌하게 즐기면서 과학지식을 키울 수 있는 ‘10대를 위한 지식만화’ 시리즈의 첫 권이다.

인체는 누구나 자신의 ‘몸’을 가지고 느끼기에,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제대로 알지 못한 분야이기도 하다. <인체극장>은 신비롭고 놀라운 우리 몸의 구석구석을 유머스러운 진행자 해골의 소개로, 뼈에서 시작해 근육, 호흡, 소화와 배설, 호르몬, 뇌 등 인체를 구성하는 모든 것에 이르기까지 청소년들이 이해하기 쉬운 눈높이에서 만화로 풀어낸 책이다. 특히 한눈에 들어오는 인체 해부도와 매력적인 일러스트, 유쾌한 대사는 흥미와 친밀도를 더해 준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의학의 기초와 해부학에 대한 첫 발을 내딛고, 인체에 대한 더 깊은 과학적 탐구와 호기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 스마트폰 세대의 눈높이에 맞춘 과학지식

궁금한 한 것에 대해 스마트폰으로 순식간에 검색해버리는 청소년들에게 정보는 너무 흔한 것이 되었고 한 발 한 발 차근차근 제대로 된 지식을 쌓아가는 것이 고루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유머를 잃지 않고, 암기에 대한 강박 없이 많은 양의 정보를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각 장마다 인체 기관에 대한 핵심사항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원리를 설명했고, 각 인체기관을 의인화한 다양한 캐릭터를 등장시켜 비주얼에 익숙한 청소년 독자들에게 훌륭한 지식정보채널이 될 수 있도록 했다.

현행 교과과정에서는 초등학교에서 ‘우리 몸의 생김새’를 공부하고, 중학교에서는 ‘소화와 순환’, ‘생식과 발생’ 부분을 배운다. 평생을 함께 할 자신의 몸에 대한 학습량으로는 다소 부족하다. 좀 더 다양한 책을 통해 인체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쌓아가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 교과과정과 연계된 필수 과학지식을 통합적으로 배운다

총 11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에서는 인체를 골격기관계, 순환기관계, 내분비기관계 등 각 영역별로 나누어 설명한다.

먼저 골격기관계에서는 우리 몸에서 가장 큰 뼈인 넙다리뼈와 가장 작은 뼈인 등자뼈를 포함해 성인의 몸을 이루는 206개의 뼈를 소개한다. 뼈대는 우리 몸을 지탱하는 기본 틀로, 33개의 등골뼈와 머리뼈, 복장뼈, 엉치뼈, 꼬리뼈, 넙다리뼈, 노뼈와 자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근육기관계에서는 근육의 성분, 힘의 세기와 작동 원리를 밝힌다. 인체에서 가장 강한 근육인 깨물근은 90kg가 넘는 힘으로 음식을 씹게 하고, 40개의 근육은 얼굴의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낸다.

코털부터 허파꽈리까지는 모두 호흡기관계이다. 호흡기관계는 심장과 더불어 인체에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들숨과 날숨을 반복하는데, 숨쉬기는 우리 몸이 절로 호흡하는 제대로운동(불수의적 운동)에 속한다. 가슴우리, 골반, 배근육에 둘러싸여 있는 소화기관계에서는 음식이 완전히 소화되는 과정을 탐구한다. 입 안에서 잘게 부수어진 음식이 식도를 지나, 6m 가량의 작은창자와 큰창자를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되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하게 보여준다.

이외에 면역기관계, 생식기관계, 감각기관계 등에 대해서도 놀랍고 신비로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우리 인체의 신비와 생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지은이와 옮긴이


지은이

마리스 윅스Maris Wicks

로드아일랜드 디자인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하고 애드하우스 북스, 터그보트 프레스, 스폰지밥 코믹스, DC 코믹스, 마블 등에서 활발한 만화 창작 작업을 해오고 있다. <뉴욕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 만화 《영장류Primates》를 작가 짐 오타비아니와 함께 작업했으며, 작업을 하지 않을 때는 보스턴의 뉴잉글랜드 아쿠아리움에서 일하거나 오래된 현미경으로 뭔가를 관찰하기도 하고 빵도 굽는다. 창의성 가득한 뇌뿐 아니라 막강한 소화기관이 자랑거리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즐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인체극장》을 그렸다.


옮긴이

이재경

경영컨설턴트와 영어교육출판 편집자를 거쳐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중이며 외국의 좋은 책을 소개, 기획하는 일에 몸담고 있다. 번역이야말로 세상 여기저기서 듣고 배운 것들을 전방위로 활용하는 경험집약형 작업이라고 자부한다. 옮긴 책으로 《세상의 모든 공식》, 《달-낭만의 달, 광기의 달》, 《우리는 10분에 세 번 거짓말한다》 등이 있고, 고전명언집 《다시 일어서는 게 중요해》를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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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g it on 덤벼봐
김영호 지음 / 넥스트비즈니스(Next Business)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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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와 불과 1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저자가, 지금의 나와 같은 나이인 스물셋에 쓴 책이라는 것이 우선 가장 흥미로운 대목이었다. 그는 지금 넥스트비즈니스의 대표이며, 경력이나 수료사항도 화려하다. 늘 배우고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일에 열심인 사람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런 그가 자신의 또래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잘 짜여진 자기계발서보다 누군가의 아픈 이야기를 가까이서 듣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이런 홍보문구와 저자소개는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지금의 내가 내 삶을 돌아보고 책을 쓴다면 어떤 책이 나올 수 있을까. ​"난, 그래 확실히 지금이 좋아요. 아냐, 아냐 사실은 때려 치고 싶어요.", "사실은 나도 몰라. 애초에 나는 단 한 줄의 거짓말도 쓴 적이 없거든." 역시 스물세살의 아이유가 쓴 <스물셋>의 가사이다. 모든 것에 공감하지는 못하지만, 구석구석 많은 부분이 공감갔던 노래였다. 다 자란 것도 그렇다고 어린 것도 아닌 나이. 어제의 결정이 오늘 눈을 뜨면서 번복되고, 아침을 먹으며 했던 확신이 점심을 먹으며 의심이 되는 일상의 반복. 스스로의 가치관마저도 수시로 확신과 부정의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혼란스러운 시기.

 사실상 이러한 감정들을 어떤 문장으로, 그리고 책으로 묶어서 써냈다는 것만으로도 저자는 굉장히 용기있는 사람이다. 그는 이 책이 나오는 그 순간까지 얼마나 많은 혼란을 느꼈을까.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자신의 철 없는 모습, 아팠던 기억을 꺼낸다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자신의 부끄럽고 아팠던 과거를 '하지만'이라는 접속사로 반전시켜 하나의 성장스토리로 꾸며낸다. 정말 힘들었지만, 돌아보니 그렇지 않았다는 이야기. 덕분에 나는 더 성장했고, 그러니까 당신도 힘내라는 이야기. 정말 당연하고도, 김빠지는 결론이 아닌가.  

 솔깃한 광고문구는 결국 김빠지는 결론으로 귀결되었다. 나도 또래나 후배들을 종종 상담해준 적이 있기 때문에, '하지만 할 수 있어, 힘을 내'로 결론을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알고 있다. 나의 솔직함을 그대로 드러낸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역시 그 부분이 아쉬운 생각이 든다. '내가 너의 또래니까, 너에게 좀 더 공감해 줄 수 있어. 좀 더 가까운 곳에서 같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어.'라는 뉘앙스의 시작은,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또는 결심이 생긴 밤 노트 한 귀퉁이에 느낌표를 붙여가며 써놨을 만한 문구들로 이어지고 끝을 맺었다. 역시 뭔가 공감을 받기에는 부족하다.

 나는 누군가에게 조언을 줄 때, 과하다 싶을 만큼 나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해주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때로는 내가 결론을 내지 않고(나도 결론을 보지 못한 고민의 결론을 어떻게 상대에게 제시할 수 있겠나.), 상대가 나의 이야기에 조언을 해주려다가 스스로 깨닫는 경우도 있다. 공감능력이나 경험이 부족한 내가, 나와는 다른 환경에서 성장하고 다른 생각을 하는 누군가에게 어떤 결론을 줄 수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물론 한바탕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서면 너무 많은 이야기를 했나 후회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부끄러운 모습도 결국은 나의 모습이고, 아팠던 경험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과거의 나의 생각들 ,경험들까지도 모두 사랑한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이 나에게 조언을 구하는 많은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했던 조언이며, 진정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저자 인터뷰에서 그는 "이 책의 매력은 한마디로 '부족함'이 아닌가 생각합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 부족함을 실감나게 묘사하기 위해서 비문이나 쓰여지다 만듯한 문장들을 그렇게 많이 포함시켜놓은 건진 모르겠지만..) ​아직은 누군가에게 조언을 주기에는 경험이 부족한 나이라는 일반적인 사회의 통념들을 뚫고 자신의 회고록을 쓸 정도의 용기라면, 차라리 조언하기 '부족한' 나이가 아니라 '미성숙한 20대의 부족함'을 보여줄 용기를 조금 더 내었더라면 어땟을까. 이 책의 매력을 '부족함'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부족함을 감추기 위한 화려한 무언가가 너무 많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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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문장수업 - 미움받을 용기 고가 후미타케
고가 후미타케 지음, 정연주 옮김, 안상헌 감수 / 경향BP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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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적도 드문 자그마한 블로그를 가진 내가 할 말로는 조금 우습게도 들리지만, 최근 인터넷 세상에 나의 생각을 공유하는 행위가 조금 두렵게 느껴지고 있다. 단순히 개인의 놀이공간 정도로 생각됐던 블로그가 어느 순간 만인의 공간으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나의 지위를 엄연한 콘텐츠 생산자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특별히 칭찬을 받지도 비난을 받지도 않았지만, 타인의 시선이 존재한다는 인식만으로도 모든 것에 과도하게 예민해져있고 조심스러워지는 나를 본다.

 어떤 일이든 그 형태는 다르겠지만, 우리는 무엇을 생산하면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결국 타인을 의식하는 이 상황에서 영원히 벗어나거나 도망친 채로 살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어느 정도까지는 그것을 예방하기위해 노력하거나 책임지고 견디며 살아갈 수 밖에 없으리라 생각한다.

 나의 습관이 그렇게 쉽게 바뀔것이라고도, 내가 누군가의 방법론을 따르게 될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생산자라는 역할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고 싶어서라도 나는 휘적거리며 생전 처음 맞춤법을 살폈고, 스스로도 황당하지만 글쓰기 책을 펼쳤다.​

 이해했기 때문에 쓰는 것이 아니다.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똑똑한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와 반대로 '쓰기'라는 재구축하고 표현하는 작업을 통해 자기 나름대로의 '해답을 얻는 것이다. (25p.)​

 글쓰기를 책으로 읽고 배운다는 것이 아직도 ​의문스럽다. 내가 선택했지만, 책의 페이지가 그냥 영혼없이 훌훌 넘어갔다. 술술 잘 읽혀졌다기보단 빗겨 지나갔다. 그래도 다행히 내가 익히 들었던 글쓰기 방법론에 관한 교과서같은 책들과는 분위기가 조금 달라 크게 거부감은 없었다. 당연한 듯 하면서도 가볍지 않고, 전문적인 듯 하면서도 권위적이지 않은, 좋은 선배와의 식사시간 같은 책이었다. 나를 가르치려고도 자신을 자랑하려고도 하지 않고, 그냥 어깨를 다독여주며 스스로 깨닫고 용기를 얻기를 지켜봐주는 책, 시작을 하려는 사람에게도 잠시 멈추어 있는 사람에게도 권할 수 있을 것 같다.

 글쓰기에 대한 예찬은 사실 나도 이 작가에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왜냐하면 나는 저자의 ​"쓰기라는 표현 과정은 생각하는 방법이다.(26p.)" 라는 말의 기적을 경험한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뱅글뱅글'이라는 단어로 표현된 현상은 그다지 유쾌한 현상이 아니며, 개인에게 바람직한 증상도 아니다. 사실은 명확히 알고 있는 것도, 이루어낸 것도 아닌 것을 나는 알고 있고 이루어냈다고 '착각'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저자의 말처럼 '뱅글뱅글'은 번역되어야만 한다. 타인에게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도, 개인의 바람직한 성장을 위해서 그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늘 감정의 혼란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 말하곤 한다. 글을 써보라고. 잘 쓸 필요도 없고, 누구에게 보여줄 필요도 없다고. 맞춤법, 문맥, 흐름 어떤 것 하나 생각하지 않아도 되고,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썼다가 스스로도 읽어보기 부끄러우면 그 자리에서 불태워버려도 된다고. ​혼란스러운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빙빙 돌도록 내버려두지 말고, 눈에 보이는 글자들로 옮겨서 직접 마주보라고. 조금 책의 내용과는 조금 벗어난 이야기지만, 나는 결국 자신의 표현은 자기인식 이후에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다음 단계에서 나는 감히 이 책을 추천하고자 한다. 분명히 체계적이고 훌륭한 스킬들이 담긴 책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의 방법론을 읽는 일은 자아를 무너트리는 일이며, 결국은 창작에 마이너스 요인이 되고 말 것이다. 스스로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것은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혼자가 어려운 사람에게 이 책은 충분히 괜찮은 선배가 되어줄 것이다. 화려하고 멋진 '스킬'들은 그 다음에 알아가도 늦지 않다.

 너무 강하게 단정하는 말을 쓰면 강렬한 반발을 살 가능성이 높다. 물론 자신과 같은 의견이라면 강하게 찬성하겠지만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을 글쓴이가 단정해 버리면 독자는 강하게 반발한다. ... 그런 위험을 헤아려서인지, 일상 대화에서도 가능한 한 단정을 피하는 사람이 많다. ... 다만 이런 말이 품고 있는 미묘한 여지나 보험에는 누구나 민감하게 눈치챈다. 독자가 '도망갈 구멍을 만드네.' '얼버무리고 있네.'라고 생각하게 되면 돌이킬 수 없다.

 ... 나는 비판을 두려워하지 말고 좀 더 단정해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문장뿐만 아니라 일상 대화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단정하려면 상당한 자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반대로 생각한다. 자신이 있기 때문에 단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가지기 위해 단정하는 것이다. (76-77p.)​

​ 이 책은 나를 변화시키지는 못했다. 또한 어떠한 해결책을 제시해주지도 못했다. 오히려 내가 가진 고민들을 모조리 긁어모아 혼란만 가중시켰다. 그는 어느 순간 단정하는 듯 말했지만, 언제나 결론은 '스스로 부딧혀보라'는 이야기였다. 나역시 책을 심각하게 읽지 않았고, 그의 말을 삐뚤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독서의 끝에는 허무한 감정이 남지않았다. 오히려 읽어볼만한 책, 곁에 두고 싶은 책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생산자가 된다는 것, 특히 누군가의 시선을 염두해두어야 한다는 것은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그 해결책은 사실 누구도 제시해 줄 수 없으며, 행여 가능하다해도 직접 겪어보기 전에는 실감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역시 나의 조언자는, 자신감 넘치는 리더보다는 그저 내 손을 잡아줄 수 있는 미소가 따뜻한 선배가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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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노동, 목소리 - 지금껏 보이지 않았던 11인의 출판노동 이야기 숨쉬는책공장 일과 삶 시리즈 1
고아영 외 10인 지음 / 숨쉬는책공장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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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사람들에게 수많은 환상을 품게 한다. 뭐라고 할까, 고유의 반듯함이나 고귀함이라고 해야할까. 지식산업을 이끌어가는 매체인 만큼 어떤 것에도 침범되지 않은 순수한 존재처럼 느껴진다. 마치 하나의 학문처럼, 또 다른 영역 속의 산물처럼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하지만 돌아보면, 그것 역시 누군가에 의해서 치열하게 생산되고 판매되어지는 상품의 하나이다. 그것이 담고 있는 성질이 일반적인 경제원리와 조금 다를 수는 있지만, 결코 자유롭지는 못하다는 것이다. 다양한 출판수업을 들으러다니면서, 어디서나 공통적으로 들었던 이야기가 있다. '현재 출판계는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이라는 말이 그것이다. 그리고 애서가들 사이에서도 심심치 않게 이야기 되는 '전자책의 등장으로 종이책의 존재가 위협받고 있다'라는 말. 처음에는 걱정스런 마음으로 들었지만, 지금은 그것이 1,2년 사이에 등장한 말이 아니며 어쩌면 출판계 사람들의 말습관의 하나라는 사실을 안다.

 

 요즈음은 출판계를 두고 누가 '섹시'하고 '힙'하게 출판계의 망함을 이야기하는가 경쟁하는 구도가 펼쳐진 것 같다. 이 구도에서 책을 열심히 찾아 읽고 사 모으는 애서가들도 한마디씩 던지고 있다. 매우 건설적인 전망이 펼쳐지면서도 그 안에는 '우린 결국 안 될거야'라는 비관이 은밀히 담겨 있는 것 같다. (49p.)

 물론 그렇다고 출판계가 힘들지 않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힘들지 않고, 어렵지 않은 일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당장 자연과학자들도 늘 '국가에서 지원을 안해주고...'로 시작하는 말을 입에 달고 살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그것 역시 거짓말이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이다. 그리고 투덜거리면서도 결국 자신의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것은, 생존의 핑계를 대지만 결국 자신이 그 일을 어느정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시장이 가진 경제원리와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직업의식이 부딧히면서 발생한 듯하다.​

 

 그런데 당시 회사에서 벌어진 일들과 소통 부재는 비판적 성찰이나 대화 같은 것을 추구하는, 내가 막연하게 생각하던 인문학 정신 혹은 자세와는 너무 어울리지 않는 것이었고, 나는 그 괴리감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출판사가 내는 책은 출판사의 얼굴이자 정신일 것이다. 그런데 그날 이후 회사에서는 점점 더 매출과 출간 종수만이 중요하게 이야기됐고, 회사는 얼굴도 정신도 흐릿해진 것만 같았다. (24p.)​

 책에 강요된 숭고한 자세를 버리자, 머리는 가볍고 일이 즐거웠다. 내가 무엇을 만드는 사람이며, 어떤 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며, 무엇을 해야하는 사람인가에 대한 고민을 멈추자 대부분의 문제들이 담백해졌다. 책 만드는 일이란 숭고한 지식 산업의 사명을 재현해 내는 게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고 유연하게 일이 진행되게 만드는 정신노동이란 생각을 한 것도 이때쯤이었다. 나는 책의 위대한 가치를 극대화하는 사람이기보다는 주어진 시간과 자원안에서 최상급의 상품을 만들어내는 노동자였다. (129p.)​

​ 애서가들도 종종 하는 착각이다. 이 책이 담은 사상과 생각이 이 책을 만든 출판사의 모습일 것이라는 생각. 출판 공부를 하고 있는 나역시 아직까지도 그 생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아니, 책과 그 출판사를 떨어트려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불가능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우리는 출판사와 관련된 뉴스보도에 깜짝깜짝 놀라고 마는 것 같다.

 사실 출판 수업들에서 들은 이야기들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출판계 사람들은 어딘가 순수하고 인문학적인 사람들이라는 뉘앙스. ​무한 경쟁의 세계에서 그래도 아직은 경쟁보다는 공존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라는 위안. 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가진 기본적 성질이라는 그 환상에 빠져 '그저 힘들다'는 말 이상의 현실을 알지 못한 것이다. 물론 이 책에 담긴 11명의 목소리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그 현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이 책을 읽게 만들었다.

 앞에서도 이미 이야기했지만, 결국 문제는 시장원리에 따라 운영될 수 밖에 없는 회사와 일반적인 회사원들과는 조금 다른 의무와 환상을 가진 출판인들간의 갈등이었다. 책을 만든다는 것은 결국 '상품'을 만드는 것에 불과할 수 밖에 없는 걸까.

 나도 예전에는 베스트셀러위주의 독서를 했지만,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는 오히려 '좋은 책​≠베스트셀러'라는 딜레마에 빠졌고, 지금은 베스트셀러에 있는 책을 오히려 피하게 되는 상황에 처했다. 그것은 출판계 사람들 역시 하는 이야기로, 늘 좋은 책과 팔리는 책 사이의 괴리에 빠져있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출판을 꿈꾸지 말라는 이야기가 조금은 와닿는 순간이다.

 나는 아직 그 현실의 바깥에 있고, 이리 저리 다양한 분야를 방황하던 과정에서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하여 평가를 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출판에 대하여 논한다는 것은 언감생심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도 한 사람의 환상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내가 출판계에서 일을 하지 않게 된다고 하더라도) 내가 사랑하는 책이 만들어지는 환경이 ​조금은 아름다웠으면, 그 환상이 완전한 거짓은 아니었으면 하고 생각한다.

 결국 출판사도 시작은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었을 것이라는 믿음과, 적어도 많은 출판계의 사람들이 책이 가진 특이한 성질을 사랑하고, 그것을 지키고자 끊임없는 괴리와 부딧히고 있기에, 그런 세상이 언젠가는 열리지 않을까 기대도 해본다. 지금의 나는 그 꿈을 지키며, 앞서 달리고 있는 그들의 이름을 한번 더 마음에 새겨주는 것이 할 일인 것 같다. 책 표지의 판권장이 그 어떤 책의 표지보다 아름답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지식산업을 위한 희생은 언제나 아름답다.

(뜬금없지만 지 버릇 개 못준다고 떠난 인간주제에 항상 수고하는 과학자들에게도 화이팅을 건낸다.)

 늘 해 오듯 책을 사고 읽으면 된다. 대신 평소와는 달리 책을 펼쳐 판권장이라고 하는 면을 하나하나 유심히 읽어봐줬으면 한다. 거기엔 사실 재미있는 내용은 없다.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 힘을 보탠 사람들의 이름이 건조하게 적혀 있을 뿐이다. 당신이 읽고 있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체력으로 한 권의 책이 만들어졌다. (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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