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대로 말하는 대로 당신이 된다 - 성공하는 사람들의 이미지&스피킹 전략
구재희.이은경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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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뜬금없는 두 권의 책을 서평도서로 받아왔다. 그것도 같은 주에. 그러니까 내가 평생에 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던 부류의 책이었는데, 요즘 어지간 이러한 문제로 내 스스로가 답답하다. 이미지가 중요하고 어느 정도 꾸며진 모습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나는 이러한 명제에 대하여 스스로 끊임없이 모순에 시달리고 있다. 나는 기본적으로 '나 자신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을 올바른 행동이라고 여기고, 그래서인지 상대가 당황할 정도로 너무나 솔직한 나의 모습을 거침없이 보여주곤 한다. 아마 그것은 내 블로그의 글을 몇 개만 읽어봐도 충분히 느껴질 것이다. (꾸며진 나의 모습을 나로 알고, 이 후 나에게 실망하게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나 큰 것 같다.)

그리고 최근에 들어서 든 생각. 그렇다고 나의 거의 모든 것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과연 나의 그대로를 알고 있는가 하니, 실상 그것도 딱히 맞는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다. 그러니까 분명 나도 모르는 어떤 가면을 쓰고는 있다는 의미인 듯 하다.

 

어쨋든 이 책은 나에게 불편하다. 당장 첫 장부터 덜컥, 불편함을 느꼈다. "당신이 보이고자 하는 모습으로, 당신이 선호하는 모습으로,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분명히 이것을 전하기 위해 쓰여진 책일텐데, 이 문장을 보고 '뭐래?'라는 헛웃음을 지었다니, 내가 생각하기도 썩 황당하지만 어쨋든 그렇다. 나는 그냥 '나'로 살고 싶은 건데, 사실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점점 더 아무것도 모르게되버리는 기분이다. 당장 이 명제에 대해서도 이제는 나도 뭐가 맞는 건지,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이런 책을 읽는 것이 처음이라, 이 책이 다른 책에 비하여 무엇이 좋고 무엇이 부족한지는 이야기를 할 수 없을 것 같다. 다만 절대적인 기준에서 책이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자기계발서를 읽는 이유 중의 하나는 아마 스스로의 모습이 답답하고, 책의 화려한 광고문구에 의하면 이 책만 읽으면 그 답답함이 시원하게 해결될 것 같다는 느낌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책을 읽어보면, 늘 듣던 식상한 문구의 반복이거나 '결국은 전문가를 만나야만 해결이 되는' 어떤 테크닉의 소개문에 그치는 경우가 참 많이 발생한다. 그것은 당연한 사실이면서도, 괜히 사기를 당한 것 같은 불쾌한 감정을 남기곤 한다.

이 책 역시 그런 자기계발서들의 형식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퍼스널 컬러 진단'이나 '스피치'는 결국 이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야만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해결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다른 점은 이 책의 저자들은 당신들의 제품을 팔려는 의도보다는 '돕고 싶은데, 책으로는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없어 죄송하다'라는 뉘앙스를 품고 글을 풀어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나를 만나고 내 제품을 사면 문제가 해결되'라고 이야기 하지 않고, '이런이런 방식으로 진행을 하는데, 아마 혼자서는 힘들거에요. 하지만 이런방법을 사용하면 비슷하게 테스트를 해볼 수는 있을 겁니다.'라고 이야기한다. (그 예로 나는 실제로 돈을 주고 전문가에게 퍼스널 컬러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데, 오히려 그 때보다 더 자세한 설명이 이 책에 담겨 있다. 그래도 확실히 진단을 받는 것에 있어서는 전문가를 만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니까 좀 믿을만 하고, 친근하며, 명확한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는 자기계발서였다는 점에서 나는 이 책이 썩 마음에 들었다.

 

이미지 메이킹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고민스럽다. 아마 앞으로 한동안 더 고민하게 될 것 같고, 지금까지의 나를 봐서는 역시 조건에 맞추어 인위적인 나를 만드는 것은 받아들이기가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한 건, 조금은 덜 소극적인 나를 만들고자 일부러 당당한 걸음걸이를 연습했던 것 처럼,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나는 어느 정도는 외적이미지와 내적이미지의 연관성에 관하여 알고 있었던 듯 하다. 지금까지 스스로를 꾸며내지는 않더라도 계속해서 더 나은 모습이 되기 위해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그러한 돌아보기, 마주보기, 그리고 고민을 이어간다면 '인위적인 방법'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 만족을 주는 내가 될 수 있지않을까 기대를 걸어본다.

역시 모든 것에는 각자에게 맞는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닐까. 지금 현재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는 나에게도, 계속해서 옆에서 나를 믿어주고 함께 걸어주는 친구들이 있는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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