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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돈 사냥꾼 - 1년에 티끌 모아 천만 원
오일리스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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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짜리 한 푼이 아쉬울 때가 있다. 단 한 푼도 벌지못하지만, 돈을 벌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처지일 때. 나도 한 때는 (사냥꾼까지는 아니고) 푼돈 수집러 중 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사실 책의 목차를 봤을 때 퍽이나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낯익은 단어들이 꽤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거의 시작과 동시에 푼돈 수집을 그만뒀던 사람이었다. 우선 말 그래도 그냥 '푼돈'이었기 때문에. 휴대폰 용량을 너무 많이 잡아먹었기 때문에. 그리고 노력대비 수익이 너무나 적었기 때문에. 특히나 내가 푼돈을 주우러 다녔을 때는 지금처럼 '앱테크'라는 단어가 대중적이지 않을 때였고, 정말 시간 대비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의 프로그램들이 많았디. 거기다 (그건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겠지만.) 조금 돈을 만져볼 수 있다고 할 수 있는 것들은, 자유로운 시간사용이나 꽤나 방대한 사전지식이 필요해 진입장벽이 너무 높았다.

그럼에도 내가 이 책을 읽어보기로 결정한 것에는, 푼돈들이 아쉬워져서 라는 마음보다는 푼돈의 위력을 조금씩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앱테크와는 조금 다른 개념이지만, 나는 '클라우드 웍스'나 '캐시미션'같은 긱워킹을 제법 오래 해왔고, (그것 역시 내가 시작할 때는 수입이 거의 안났지만 지금에서야) 생각보다 많은 수입을 얻어내고 있다. 그 외에도 13년 만에 드디어 치킨 4,5마리 수익을 내고 있는 '애드포스트'나 얼마전 시작해서 수익이라곤 1도 못내고 있는 '쿠팡 파트너스'등. 누군가들은 꽤 그럴듯하게 수익을 내고 있지만 나에게는 여전히 푼돈인 것들이 조금씩 모여 티끌이 아닌 흙더미가 되어가는 것은 꽤 뿌듯하다.



사실 직장인이 부업으로 '푼돈을 사냥'할 수 있는 방법은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해도 괜찮은 일들 뿐일 것이다. 이 책의 목차에는 난이도와 금액을 5단계로 나누어서 표시하고 있는데, 그러니까 일반적인 직장인이 시도할 수 있는 것은 '별 두 개' 정도 까지가 아닐까.



책을 읽어가며 어쩐지 휴대폰이 묵직해졌다. 게임도 잘 하지 않아 남아도는 용량이 드디어 제 할일을 찾은 것이다(?). 책에서 추천하는 '양질의' 앱들과 개인적으로 조사해서 추가적으로 사용할만한 앱들을 잔뜩 설치했다. 사실 무척 귀찮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문득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시간적 여유도 고도의 사전지식도 없는 직장인이 조금씩 시간을 내서 앱테크를 했을 때 한 달에 어느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을까. 1월 한달 내가 시도할 수 있을 법한 모든 방법을 시도해볼까 한다. 그리고 1월 말 하나의 리포트로 작성해볼까 생각중이다.

'금융계 패널(사실 패널계에는 우연히 입문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한다.)'이나 '생활패널'등 그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다양한 푼돈 사냥처를 많이 알 수 있었다. 그 물 언저리에 있는 사람은 무한한 정보를 접할 수 있지만, 밖에 있는 사람은 작은 실마리조차 얻을 수 없을 때가 많다는 책의 한 문구처럼 우리가 알지 못했을 뿐, 수익을 올리고 자신을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루트들이 무궁무진한 것 같다. 꼭 푼돈 사냥 문제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그 물'에 있지 못해서 놓치고 살아가는 걸까. 문득 모든 일에 진심을 다하고, 정성들여 파고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컬처블룸 리뷰단

​본 포스팅은 '위즈덤하우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도서만 무료로 제공받았을 뿐, 이후의 활동에 대해 아무런 지시도 받지 않았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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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불황을 이기는 커리어 전략 - 세계 1위 미래학자의 코로나 위기 대응책
제이슨 솅커 지음, 박성현 옮김 / 미디어숲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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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선택할때는 제목을 유심히 살필 필요가 있다. 예를 들자면 이 책이 그렇다. ​"불황을 이기는 ​커리어 전략​"을 제대로 읽지 않고 책을 선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후, 이런 유형의 책들이 우후죽순으로 나왔고, 나는 코로나19의 최전선 중 한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에 대한 내용은 굳이 책으로까지 읽고 싶지 않다. 다만, 경제적인 측면의 변화에 대해 쉽고 빠르게 기초를 습득하고 싶었을 뿐이었고, 그렇게 섣부른 마음으로 이 책을 선택했다. 사실 내가 찾고 있던 책은, 같은 저자의 "코로나 이후의 세계"라는 책이었고, 그 책은 이미 samsung에서 무료로 제공한 교보 e-book이었다. 어쨋거나 서평도서로 이 책은 내 품에 왔고, 드문드문 나는 이 책을 발췌하여 완독을 하였다.

 사실 너무나 뻔한 내용이라서, 많은 내용을 읽을 필요는 없었다. 코로나19로 경제가 침체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응이란 뻔하지 않은가. 배우고, 성장하고, 준비하라. 견디고, 때론 도망치고, 투자하라. 세계가 어떻게 달라질까가 아니라, 어떤 분야가 생기고 사라질까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그리고 미래의 그 순간에 살아남기 위한 ​커리어 전략​'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책의 내용이 구태여 도움이 된다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은, 그 배움의, 성장의, 준비의, 견디기의, 도망치기의, 투자하기의 세세한 팁을 제공해주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아마 많은 이들이 책의 전체 내용을 읽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우선 제목을 쭉 훝어보라. 그리고 자신이 필요한 내용은 세부적인 글들까지 꼼꼼하게 읽어보라. 그것만으로 이 책을 만난 충분한 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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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2017 : 적당한 불편
김용섭 지음 / 부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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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트렌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올해 초였다. (사실 트렌드와 시사 등등의 최신 정보를 담은 여러 용어들을 전혀 몰라서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와버린 경향도 없지 않아 있긴 하지만...) 수험용의 시사, 이슈, 상식을 다룬 월간지들도 많지만, 역시 책의 형식이 가장 익숙하다. 트렌드 도서하면 역시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가 가장 잘 알려져 있긴 한데, 어쩐지 작년 이맘때 구입을 했다가 실패를 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글이 읽혀지지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그 후 발견한 책이 이 <라이프 트렌드 시리즈>. 트렌드가 곧 밥벌이가 아닌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 쪽의 제목이 좀더 흥미롭게 느껴진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이 책이 그냥 재미삼아서 읽을만큼 장난스러운 내용을 취급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전체 글의 중심이 조금이나마 '나의 일상'과 연관이 되어있다는 느낌일까. ​

 내가 트렌드 도서를 읽는 이유는 단 하나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고 싶어서. 내가 최신의 트렌드나 경제동향따위를 공부해서 사업을 벌일 예정인 것도 아니고, 사실 그런 삶은 '영화'를 보는 것보다 더 거리감이 느껴지는게 현실이다. ​단돈 1,2만원을 소비하는 것도 계획을 해야하는 현실에서, 1,2억이 우습게 오가는 책 속의 상황은 역시 현실같은 느낌이 없다. 귀여운 표지와 글꼴과 달리 그런 상세한 정보들이 370페이지에 걸쳐서 서술되어 있다. 앞으로의 사업에 도움이 될 만한 그런 해석들도 틈틈이 보인다.

 다소간 모든 걸 너무 '돈'으로만 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불쑥불쑥 들지만, 마냥 부정적으로만 보이던 어떤 현상들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풀어놓은 대목을 읽을 때면, 새로운 시각이 열리면서 안도가 들기도 한다. 흐트러지고 무너지고 엉망이 되어가는 현실이 아닌, 그냥 자연스러운 변화이며 나름의 이유와 질서가 있는 현상이라는 이야기는 새삼 나의 편협한 시각을 깨닫게 해주기도 했다.

 <라이프 트렌드>라는 이름처럼, 이 책은 우리 대부분의 삶과 꽤 가깝다. 갑자기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한 미니멀라이프, 청년실업의 현실에 부딧혀 증가하는 캥거루족, SNS를 통한 관계와 같은 생활의 변화들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하고, 사업 아이템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포인트를 집어주고 있다.

 단순하게는 우리가 이미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경험해 오는 것들을 소개하고 있을 뿐이지만, 급격한 변화에 휩쓸리다보면 내가 어떤 흐름에 휩쓸리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유행을 따라 우르르 몰려다니기 십상이다. 어떤 원인이 이런 유행을 만들었는지, 나는 지금 어떤 흐름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또 우리를 둘러싼 트렌드를 주도해 가고 있는 것은 누구인지 조금 자세하게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 트렌드를 잘 아는 것은 사업자의 입장에서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소비자가 똑똑해야 하는 시대, 단편적이고 매혹적인 광고에 속아 후회하지 않으려면, 소비자인 우리도 그들의 정보를 잘 알 필요가 있다. 그들을 연구하고 공부할 수는 없을 지라도, 이런 책을 통해서라도 정보들을 잘 취사선택한다면, 좀더 능동적인 삶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자신의 행동을 이해하는 것에도 꽤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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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3평 대박집 사장이다 - 열세 평, 스물네 자리, 월 일억 팔천만 원
다나카 도시유키 지음, 이선화 옮김 / 학고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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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의 꿈은 무엇인가요? 왠지 굉장히 두려운 질문입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은 마땅히 '꿈'이라고 이야기할 무언가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의 대부분은 '꿈'이라는 단어 앞에 알 수 없는 두려움을 갖고, 밖으로 꺼내는 것에 묘한 부끄러운 감정까지 느낍니다. 우리는 '꿈' 앞에서 몇 가지 핑계를 대곤 합니다. '현실적이지 않아서.', '이루기가 너무 어려운 일이라, 실패할까봐.' 등등. 그리곤 자신의 꿈이 좌절되었다며 세상의 피해자인 척 코스프레하죠.

 거기에 얼마전부터 다양한 멘토들과 책들이 나서서 '열심히 살아도 되지 않는 이유'를 '얼마든지 아파해도 되는 이유'를 만들어주기 시작했습니다. 저 역시 너무 힘들고 지칠때는 그런 책을 찾곤 합니다. 그런데 이 책은 이렇게 말합니다.

​문제는 힘들면 바로 그만둬 버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벽을 뛰어넘어 보겠다는 사람이 적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젊은이들의 무책임함 뒤에는 현대의 '사치병'이 숨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내일 먹을 쌀이 없다는 불안감이 없고 어디를 가더라도 먹고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자신의 꿈이나 목표를 목숨 걸고 이루어 내겠다는 헝그리 정신이 없습니다. (49,50p.)

​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같지 않나요? 우리보다 앞서 시대를 살아온, 그러니까 꿈을 꿀 여유조차 없던 시대를 살았던 어른들이 자주 하는 이야기와 꽤 비슷합니다. 저도 요즘의 젊은이입니다. 그래서 이런 말들이 듣기에 즐겁지는 않습니다. 우리와 그들은 다른 시대를 살고 있고, 그 시대의 분들에게는 죄송한 말이지만 저희는 꿈을 꿀 수 있고, 그렇기에 그들과 다른 아픔을 겪고 있으니깐요. 각자 다른 고통일 뿐이죠. (물론 점점 꿈을 포기해야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죠.)

 그런데 저는 이 책의 저자가 하는 말에는 왠지 동의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일에 완전히 몰입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몰입을 하는 것, 완전히 올인한다는 것은 참 중요한 일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몰입의 경지(?)는 너무나 까다롭습니다. 조금만 의식을 해도 깨지고, 조금만 다른 신경 쓸 일이 있어도 쉽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만큼 강한 열망이 있어야한다는 뜻이죠.

 저자는 25살의 나이에 갑자기 장사를 결심하고 아무런 정보도 기술도 없는 상태로 오사카를 향했습니다. 어떤 곳에서는 한달만에 해고를 당하기도 했죠. 하지만 지금은 (39세쯤 되는 것 같습니다.) 대박집 사장이며, 주식회사의 대표가 되어있습니다. 그는 우리가 운운하는 금수저가 아닙니다. 그가 꿈을 이룬 이유는 오직 하나 였습니다. '올인 할 것.' 이 책의 저자는 '장사'라는 한 가지 꿈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손님이 오지 않으면, 올 때까지 식당문을 닫지 않았고, 어떻게 하면 100%의 손님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빈틈없이 고민했죠. 주변의 근거없는 조언이나, 통념들은 믿지 않았습니다. '공격적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을 뿐.

 

 저는 요식업계 경영자들의 대부분이 일반적인 상식과 정보, 고정관념에 묶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특히 '가장 바쁜 달은 12월'이라고 하는 고정관념을 믿지 않는 편입니다. (중략) 만약 12월에 오신 손님이 매우 만족하여 '또 와야지!'라고 생각하고 1월에 다시 재방문을 해준다면 1월에 12월을 넘는 매출도 기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중략) 실제로 뎃판진자는 1월,3월,8월 등이 12월보다 훨씬 더 높은 매출을 기록할 때가 많습니다. (153,154p.)

 이 책은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장사를 하고 싶은 사람, 또는 장사를 하고 있는 사람'이 예상독자층일 것 같습니다. 손님에게 어떤 마인드로 어떤 서비스를 실천해야하는지, 직원 교육은 어떻게 해야하며 그들과 어떤 관계를 가져야하는지 등을 소개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이 책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이라면 누구나 읽어볼 만한 책이라 생각됩니다. 어쩌면 모두가 알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조금 귀찮아서 다양한 핑계를 대며 피하고 있을 뿐이죠. 물론 많은 누군가는 '꿈'이라고 부를 수 있는 어떤 것을 찾지 못해서 시작하지 못하고 있을 지도 모르고요. (자신을 알고, 꿈을 알기에 우리의 학창시절은 너무 바빳으니까요.)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대답하기 힘든 질문을 또 다시 하게 되어 죄송합니다. 하지만 분명 주변 사람들의 시선때문에 선뜻 말하지 못한 꿈, 두려움과 귀찮음에 그냥 묻어버린 꿈들이 하나씩은 다들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그 일에 모든 것을 올인해 본 경험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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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천 개의 직업 - 박원순의 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
박원순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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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상에 살고 있는 생물종의 수가 어마어마하게 다양하다곤 하지만, 실제로는 개나 고양이처럼 반려동물로 길러지는 종을 제외하고는 같은 공간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기가 참 어렵다. 이와 마찬가지로 직업세계의 다양성도 실제로 체감되는 직업의 수는 크게 많지가 않은데, 단순히 직업을 이야기할 때 회사원, 자영업자, 경영인, 공무원 정도로 뭉뚱그려 이야기하는 경향때문인가 싶기도 하지만... 당장 내가 알고 있는 직업을 나열해보아도 마땅히 떠오르는 명칭이 없는 것을 보면 우리는 과연 직업의 종류나 제대로 알고 자신의 미래를 계획해 가는 것인지 궁금한 것도 사실이다.

 그에 대해서 더 깊이 생각해보게 된 것은, 최근 적성검사를 받고 처방(?)받은 직업들을 살펴보다가였다. 나한테 맞을 만한 직업이라고 100가지가 넘는 직업을 소개받았는데, 이게 뭐하는 직업인지 알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다. ​각 직업에 대해서 간단한 검색을 해보면서, 실제로 우리가 뭉뚱그려 이야기하는 단어 안에 얼마나 다양한 직업명칭들이 들어있는지 알수 있었다.

 직업은 끊임없이 새로 생겨나고 사라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이미 존재하는 단어들로 정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제 세상은 자신을 나타낼 명함을 스스로 만드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존재하고 있는 직업조차도 생소한 이름들이 많은데, 여기서 저자는 또 1000가지의 직업을 소개한다. 어떻게 그게 가능할 수 있을까?

​ 먹고사는 원천으로서의 소극적인 직업이 아니라,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역할과 가치를 실현하는 수단으로서의 주체적인 직업이 진정한 직업이라고 믿는다. 사실 따지고 보면 현재 존재하는 직업들도 우리의 조상들이 자기 삶의 의미를 고민하고 실천한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 아니던가?

 직업이 먹고사는 수단이 아니라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역할과 가치를 실현하는 수단이라면 선택은 명확하다.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된다.  (12p.)​

​ 결국 핵심은 이것이다. 저자가 이야기 하는 직업들은 어쩌면 직업이라는 이름보다는 '아이디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듯 하다. 어떤 것은 20대의 청춘들이 지금 당장 시도하기에는 너무 큰 프로젝트이고, 어떤 것은 수익구조를 상상해내기 조차 어렵다. 직업으로 삼기보다는 단순히 취미나 열정으로 이뤄내야 할 것들도 많고, 어른들의 도움이 아주아주 많이 필요한 아이디어들도 있다. 하지만 위의 핵심에서 생각한다면 이 책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 책이 알려주고 싶은 것은 '어떻게 먹고 살래'가 아니라 '너는 어떤 가치를 실현하고 살고 싶니'의 문제일테니까.

 맞는 말이다. 이 책에 소개된 것들을 직업으로 삼는다면, 금전적인 문제는 계속해서 따라다닐 것이다. (심지어, 분량 채우려고 막 던졌네...하는 아이디어들도 있었으니까....;) 이 책을 허황된 이야기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생각에 나는 동의한다. 하지만​​여기에 소개된 각각의 아이디어들을 하나의 직업으로 분리해서 보기보단, 세상에는 직업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들이 참 많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정도로만 이해한다면, '뜬구름 잡는 책'이라는 부정적인 시선에서 벗어난 독서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쨋든 여기 있는 아이디어들이 실현이 된다면, 개개인의 금전적인 문제는 몰라도 살기 좋은 세상이 되겠다는 정도는 사실이니까.)

 나는 이 책을 2016년에야 읽고 있지만, 이 책의 초판 발행은 2011년이었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지난 5년동안 이 책에 있는 많이 아이디어들이 실현되었고, 그 중 몇가지는 제법 성공적인 궤도에 오른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책의 1000가지 아이디어들은 지금은 그저 다듬어지지 못한 아이디어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실현되어온 아이디어들을 살펴보면, 분명히 모든 아이디어들에서 (이 책에 소개되지 않은)수익구조들을 만들어냈고, 그들은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어쩌면 아직 세상에 나오지 못하고 있는 청춘들보다는 이미 어느정도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있는 어른들이 많이 읽어야 하는 지도 모르겠다. 청춘들이 인력과 열정, 그리고 두뇌가 되어주고, 그 뒤에서 어른들이 실현을 위한 금전적, 안정적 뒷받침이 되어준다면 좀 더 다양한 직업, 살기 좋은 세상이 올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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