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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하지, 나? 어떡하지, 나? 1
호소가와 텐텐 지음, 권남희 옮김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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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을 끝까지 다 읽고, 이 책의 이야기가 저자의 실화인가하는 생각을 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있는 마스다 미리씨의 공감만화들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을 가진 책이었다. 뭐라고 할까 마스다 미리의 책은 공감을 해주려고 너무 힘을 쓰다보니 오히려 드라마틱해지고 억지스러운 느낌이 든다고 하면 이 책은 그냥 누군가의 그림일기를 읽는 정도의 느낌이었다고 할까? 전체적인 내용도 좀 더 현실적인 느낌이 들어서 오히려 저자와 더 공감했던 것 같다.

 이상하게도 우리는 늘 '나만 방황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마음속에 품고 살아가는 것 같다. 아무리 주변에서 남들도 다 똑같애~라고 이야기해주어도 마음속으로는 '너가 내가 아니라서 그래. 정말 나는 니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최악이라고.'라고 생각해버린다고 할까. 문득 이런 내가 생각하는 나가 아닌 남이 보는 나는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다.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나의 모습도 닮고 싶은 모습일지도 모르니까.

 이 책이 유독 현실성이 느껴졌던 것은 우리가 흔히 '평범한 삶'이라고 이야기하고, 무작정 따르고자하는 삶의 모습을 따르는 '타인'의 모습과,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알고보면 그것을 따라가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취업이라던가 결혼이라던가 하는 것들이 내 또래를 대표하는 단어가 되어가면서 의아하다는 생각을 자주하곤 한다. 그다지 행복해보이지 않는데, 원하는 일도 아닌데 취업만 된다면 간이고 쓸개고 빼다 바칠것 같이 행동하는 사람들. 싫다, 관두고 싶다고 이야기하면서도 스스로 그 길로 들어가 앉아있는 사람들. 나이가 다되어간다는 이유로 부랴부랴 결혼대상을 찾는 사람들. 현실적인 요소를 다 빼어두고, 원하는 일인걸까? 간절함을 연극하고 있는 걸까? (차라리 그럴것이라면 동물들처럼 철학을 할 수 없는 편이 더 나았을텐데, 인간을 이루는 DNA는 무슨 생각으로 이런 일을 저질러버린거지...?)

 우리가 '평범한 삶'을 한가지로 정의하고 따르는 것은 사실 속편한 길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다른 답도 보이지 않는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고, 주변의 사람들의 입도 다물게 할 수 있다고 할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라면서도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은 현실감없는 철없는 놈소리를 듣는 세상. 사실 그 철없는 놈들이 가장 초조하다는 건 모르는 걸까? 그리고 조금만 생각해보면 방황하고 초조해하는 사람들만이 유일하게 '정말' 자신의 길을 찾아 나아가고 있는 사람들인지도 모르는데...

 

 "앞으로 어떻게 할거야?"라고, 나도 마치코도 절대 묻지 않는다. 그래서 마치코와 있으면 편했다. 

                                                                                                                            -27p

  우리의 날개를 꺽어버린 것은, 그리고 우리를 불행하게 만든 것은 알고보면 답답한 교육현실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를 가장 불행하게 만든 것은 '앞으로 어떻할거야?', '그다음은 뭘할꺼야?'라는 주변인의 영혼없는 질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는 거라고 했는데, 자꾸 미래를 물어보면 어쩌자는 걸까? 취업을하던 창업을 하던 진학을 하던, '그래서 그 다음엔?'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즐거운 일'이었느냐하는 것이 더 중요한게 아닐까?

 더 이상 미래를 걱정하며 아파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냥 지금 이 순간 즐거운 일을 찾고, 그것을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서 즐겼다면, 후에 그 일이 평생할 일이 아니었다는 사실(나랑 맞는 일이 아니었다는)을 알게되는 순간이 오더라도 적어도 후회는 하지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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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7 : 원하다 나는 오늘도 7
미쉘 퓌에슈 지음, 틸 샤를리에 그림, 심영아 옮김 / 이봄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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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 읽었던 나는 오늘도 시리즈들에 비하여 철학적인 느낌보다 자기계발서나 에세이 느낌이 많이 묻어나서 조금은 아쉬웠던 작품이었다. 우리는 매일을 살아가면서, 다양한 것들을 원한다. 사소하게는 점심메뉴부터, 크게는 앞으로의 내 미래까지. 하지만 우리는 종종 우리가 정말 이 일을 원해서 하는 것인지에 대한 딜레마에 빠지기도 한다.

 

 당신이 지금 원하는 것은 '원해야만 하는'것 인가, 그냥 '원하는' 것인가? -37p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자신이 서 있는 길에서 이것이 내 천직이요하면서 달리면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겠지만, 대게는 어느 순간 능력의 한계나 의지의 한계라는 벽에 부딧히고 힐끔 돌아봤던 지나온길들이 갑자기 엉망진창으로 보이곤 하는 것이다.

 

 말로는 "이 케이크는 정말 잘 굽고 싶었는데..."라고 했지만, 사실 완전히 망쳤다고 하자. 책장에 있는 요리책을 꺼내 보지도 않았고, 케이크를 만드는 내내 전화로 수다를 떨면서 한 눈으로는 텔레비전 드라마를 흘끔거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중엔 계량컵을 씻을 일이 귀찮아서 재료의 양도 정확히 재지 않고 눈대중으로 맞췄다.

 그 결과 케이크는 맛도 모양도 엉망이 되었다. 이럴대는 케이크를 잘 굽기를 '원했다'고 말할 수 없다. 사실은 그것을 원하지 않았으며, 나의 행동들은 다른 목표를 향해 있었던 것으로 보아 원한다는 것은 단지 기분 좋은 빈말에 불과했던 것이다.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 알려면 스스로에 대해 솔직해져야 한다

 원하지 않는 것을 원한다고 스스로나 다른 사람들이 믿게 만들 필요는 없는 것이다.  -91p

 우리는 대게 남의 꿈을 꿔주는 일에 익숙한것 같다. 우리가 이타적인 행위에서 즐거움과 만족감을 느껴서 그런것이 아니라, 우리는 단지 그렇게 배워왔고, 이제는 나의 want를 무시하는 일에 너무나 익숙해져있기 때문이다. 남의 꿈을 따라 살면, 아무도 나에게 뭐라고 하지 않고 심지어는 모두가 칭찬을 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늘 우리의 일 앞에서 좌절하고 실망하는 이유는 실제 내 마음은 그곳을 따르고 있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내가 내 혼신의 힘을 다해서 그 일에 모든 것을 쏟아붓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히 의지의 문제인 걸까?

 가끔씩은 본인 스스로 꿈이라 믿고 따라왔던 일조차도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정말 그것이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원하는 일이었는지, 아니면 타인의 시선과 의견을 고려해서 적당히 잘 짜맞추어놓은 '그래도 해보면 멋있어 보일만한 일'이었는지... 자신의 의지를 탓하기 전에 스스로와 마주보고 정말 나의 마음이 하는 말을 들어볼 일이다. 우리는 때때로 우리 자신도 그럴듯하게 속아넘길수 있는 능력이 있기때문에...

 

 두 사람 모두 집에서 해야할 일을 한다든가, 적당한 시간에 잠자리에 든다든가, 다이어트를 한다든가,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것처럼 원해하기로 마음먹은 일을 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즐거운 일조자 하지 않는다. 새 청바지를 사러간다든가, 오랜만에 만나기로 한 친구와의 약속에 나간다든가, 보고 싶어 예매해놨던 영화를 보러 나간다든가 하는 일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62p

  우리는 늘 너무 힘을 내면서 살고있고, 그러자 어느 순간 '힐링'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하더니, 자신에게 좀더 너그러워져야한다는 이야기가 자기계발서마다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너그러워져야한다는 말을 잘못 받아들이게 되면 정말 엄청난 결과가 초래된다. 너그러워지라는 말은 본인을 죽을만큼 혹사시키지 말라는 것이지, 하기 싫어하는 어리광을 모조리 받아주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 책에서는 의지를 '행동'이라는 단어로 정의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의지란 귀찮음과 게으름에 의해서 종종 미루어지고 잊혀지곤 한다. 정말 원하는 일인데 그것을 미루는 것은 너그러움이 아니다. 그것은 단순히 의지박약에 대한 자기합리화에 불과하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알고, 그것을 해낼수 있을 때, 다른것들은 염두하지 않고 그냥 일단 해보는 것. 정말 간단해보이지만, 참 쉽지 않은 일 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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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부터 나를 믿기로 했다 - 자신이 없어서 늘 손해만 보는 당신에게
케티 케이 & 클레어 시프먼 지음, 엄성수 옮김 / 위너스북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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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특히 생물학의 발달은 종종 무섭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우리 대부분은 자신을 확실하게 알고 싶어한다. 그래서 늘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며 후회하고, 미래를 그려보며 불안해한다. 신년이 되면 사주를 보러가고, 타로나 오늘의 운세를 눈여겨보기도한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자신의 미래를 누군가가 말해준다는 것을 두려워하기도한다. 나의 노력과 품들이 나의 인생을 변화시키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운명론이란 때때로 잔인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단순히 미신으로 치부해버릴 수 있는 사주나 운세와 달리, 너무나 큰 힘을 가진 과학의 존재는 위험하기까지하다. 과학이 하는 말은 쉽사리 의심의 여지가 없는 절대적인 지식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얼마전 유전학 시간에 사람의 IQ나 수학능력의 상당히 높은 비율이 유전된다는 사실을 '교과서'에서 배웠다. 좀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로 교육에 자신의 시간을 쏟아붇는 우리들에게 그것은 얼마나 무서운 사실인가. 유전자의 비밀이 하나씩 하나씩 풀어지고, 그것이 무차별적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지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의 발전을 포기하고 자신을 그냥 인정하고 안주해버릴지도 모른다. 그래서 잘 알지 못하고 배운 과학은 위험하다. 그리고 우리는 이상하게도 다양한 지식들 중에서도 자신을 합리화시키기에 적합한, 자신이 좀 더 편해지기에 적합한 지식만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며 외친다. 그래서 나는 방금 서술한 다소 위험한 발언에 대하여 아래 문장을 조금더 강조해서 말하고자 한다. '사람의 IQ와 수학능력의 상당비율은 유전이 된다. 하지만, 환경에 의해서 변화될 수 있는 폭이 더욱 크며, 최근 주목받는 후성유전학에 의하면 우리는 유전자를 완전히 꺼버리거나 새로운 기능을 만들어낼 수 있다. 유전과 교육은 공존한다.' 과학은 절대 운명을 말하지 않았다.

 

 높은 지위에 오르고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여성들조차 자신이 그 자리에 걸맞는 인물이 못 된다는 사실이 밝혀질까 불안해한다. 게다가 그런 불안감은 성공과 함께 사라지지도 않는다. 오히려 높은 지위에 오를수록 더 커지는 경우가 많다.                                                             -20p

 우리 여성들은 정말 기회만 생겼다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자기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걸까? 무언가에 대해 확신하느냐는 말 한마디에 남성들은 자신들이 대단한 존재라는 걸 기억해내는 듯 한데, 우리 여성들은 온 세상이 다 뒤흔들리니 말이다.                                        -103p

  이 책은 자기계발서치고 상당히 자세하고, 상당히 과학적이다. '자신감'이라는 주제로 시작하여 다룰 수 있는 모든 이야기를 다룬듯하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의 자신감을 마주하고, 자신감이란 무엇인가 정의하고, 유전적인 요인, 환경적인 요인 무엇하나 빠질것 없이 철저하게 조사하여 쓰여졌다.   

 특히 자신감에 대하여 남녀를 떨어트려 생각해본적는 나에게는 상당히 흥미로운 주제였는데, 자신감과 관련한 유전자를 소개할때는 충격적이기까지했다. 남성의 성향도 다소 가지고 있는 나는 늘, 신체적 차이는 인정할 수 있지만 성격의 차이는 단순히 개인차일뿐이며 남성의 성격, 여성의 성격은 우리사회가 심어준 고정관념에 불과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딱히 그런 사실이 나를 혼란에 빠트리지는 않았는데, 오히려 나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불안심리가 내 몸에 기생하고 있는 유전자란 놈의 장난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이유라면 모든 일에 충분히 자신감을 가져도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책 읽다가 뭔가를 저지름.)

 '자신감이란, 자신이 하고자하는 일을 제대로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다. 예를 들어, 대중 연설가로서는 자신감이 있지만, 작가로서는 자신감이 없다는 식으로 말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자신감에 대한 정의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정의방식이다. 우리는 자신감이라는 단어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흔히 남성들에게서 보이는 '실패에 염두해 두지 않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하나로 무작정 내지르는 것? 그렇게 위험에 뛰어는 것?' 어쩌면 그것자체가 하나의 고정관념일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스스로의 일에 확신이 들지 않고 저질러야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더 주눅이 들기도한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당당할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무작정 내지르는 행동에도 스스로 당당하다면 자신감인 것이고, 조금 늦더라도 그 생각끝에 자신의 당당함을 찾는다면 그것도 자신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무엇인가를 해 낼수 있다는 믿음. 자신감을 표현하기에 이만큼 좋은 문장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혹스러운 일이지만, 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며 이 사회와 심지어 직업세계에서 여성들이 남성들처럼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설 경우 오히려 큰 역풍을 맞게 된다고 한다. 우리 여성들이 만일 불쑥 상사의 사무실로 들어가 청하지도 않은 의견을 제시하거나 회의에서 제일 먼저 발언을 한다거나 자기 보수 수준에 맞지 않는 거창한 사업적인 조언을 한다면, 사람들은 그 여성을 싫어하게 되거나, 아니면 아주 솔직히 말해 '미친 년' 취급을 할 것이다.                                      -162,163p

 사실 우리가 진짜로 맞서싸워야할 것은, 유전자가 아니라 사회의 고정관념이다. 그리고 우리 자신도 그 고정관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저 문장은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깰수 있다고 생각해본적이 없어서 아직까지도 존재하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의 현실은 '다수'를 정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저런 행동을 하는 몇 안되는 용기 있는 자들이 '미친년' 취급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미친놈들은 잘 살더란말이지..) 하지만 세상은 변할 수 있다. 미친년이 다수를 차지하는 세상이 온다면, 정상에 대한 정의도 바뀔 것이다.

 

자신있게 말하세요. 당신 스스로가 자신 없어보이는데, 대체 누가 당신이 하는 말을 믿어주겠어요?                                                                                                                  -25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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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 아무것도 없는 나에게 작은 하나를 더해간다
호리에 다카후미 지음, 박재현 옮김 / 크리스마스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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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미친다. 우리는 각자 다양한 꿈을 꾸지만, 대게 꿈만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우리는 늘 꿈이란 비현실적이라며 이야기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왔고, 그러면서도 현실적인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 발버둥쳐왔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돌아오는 건 주변의 끊임없는 우려의 목소리와 이상한 시선들이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떠나서, 어쩌면 우리가 한번도 스스로 꿈에 '미쳐'보지 않았기 때문에 꿈을 꾸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계발서라는 이름을 달고 많은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쏟아진다. 우리는 그들을 부러워하면서도 내심 '그들은 나와는 다른 조건, 환경을 가졌기에...'라며 스스로의 가능성을 차단한다. 물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분명 우리와는 다른 무엇인가가 하나씩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사람의 꿈을 성공시키기 위한 조건과 환경이었을 뿐이지, 나의 꿈과는 상관없는 환경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으레 그렇든 성공한 사람의 자서전에 '이런 환경에서 자라왔고, 이런 것을 기회로 삼아왔고'가 빠지면 조금 시시하게 느껴질수 있기때문에 하나의 양식처럼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오히려 그들과 우리가 다른 점은 그런 환경을 자신의 성공에 이용할 결심을 했다는 것, 누구나가 가지고 있는 그런 미래의 불안감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내었다는 점이라 생각한다.

 

 인생에 마이너스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비록 실패하여 모든 것을 잃어도 다시 제로라는 출발선으로 돌아올 따름이다.(중략)

 제로가 된다는 것은 생각보다 그리 무섭지 않다.

 실패하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것도 이미 안다. 그보다 무서운 일은 손에 쥔 걸 잃을까 두려운 나머지 앞으로 단 한 발짝도 내딛지 못하는 것이다.                                                            -29p 

 모든 일은 선택을 요구하고, 모든 선택은 그에 합당한 기회비용을 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선택의 순간에서 머뭇거린다. 자꾸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성공하지 못하면 어떻게하지? 내 인생이 썩 행복해지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그 일이 100% 손해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조금 돌아가는 길이 될 수는 있지만, 적어도 누군가를 원망하지 않아도 괜찮고 스스로 후회가 없는 후련한 마음이 된다.

 

기회가 왔다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

복숭아인지 잎인지 어떻게 구분하는가?

사실 이런 질문 자체가 인생의 물결을 노련하게 헤쳐나갈 능력이 없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저 조금이라도 '재미있다'고 생각되면 주저하지 않고 뛰어들어야 한다.

(중략)심플하게 생각하지. 모든 것은 작게나마 내딛은 한 걸음의 용기에서 시작된다.   -101,102p 

  나는 재미있는 일을 따라 살려고 노력해왔다. 주변의 사람들과 싸워서 지금의 내 자리를 성취해왔고, 나의 결정이 썩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그랫기때문에 다시 다른 일을 시작함에 아무런 미련과 원망도 남기지 않은채 후련하게 떠날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적어도 그 시간들이 나에게 손해가 되지는 않았다고도 생각한다.

 사람은 주변의 이야기들에 어쩔수 없이 시선을 빼앗기게 된다. 나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도 주변에서 자꾸 맞다고 이야기하면 무의식속에 그들의 이야기가 스며들어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순간 불안함을 느꼈다. 아무도 내가 맞을 수 있다고 이야기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스로 부유하는 삶이 미웠고, 뭐든지 욱하는 마음에 시작했다가 금새 포기해버리는 것 같아서 괴로웠다. 하지만 지금은 마음가는대로 달려왔고, 아니라고 생각했을 때 미련없이 포기할 수 있었던 내가 조금은 고맙게 느껴진다. 내 인생의 셈의 최후에는 어떤 결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오늘도 조금 더 나를 믿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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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 원의 기적, 레알뉴타운 - 시골 장터에서 장사의 새판을 벌인 청년장사꾼들의 창업 분투기
강희은 지음 / 소란(케이앤피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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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남주시장의 청년몰, 2012년 겨울 내일로 여행을 준비하면서 얼핏 들었던 기억이 난다. 책의 소개에 의하면 레알뉴타운의 시작은 2012년 5월 4일이었고, 아마 개점이 얼마되지 않은 시기라 여러 여행책자들에서도 하늘정원만 소개를 하고 있었던모양이다. 전주에 도착하기전 이미 강원도를 시작으로 여러 벽화마을에서 칼바람을 맞으며 발품을 낭비했던 우리들이라, 굳이 때맞춰 내리기 시작한 폭우를 뚫고 남부시장을 찾을 이유가 없었기에, 그렇게 청년몰의 존재는 '뭔가 있었는데..'하는 정도로 잊혀지고 말았다.

 하지만, 그때 비가 오지 않았더라면 자잘한 접촉사고때문에 버스노선이 꼬이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우리가 오전시간이나마 청년몰을 찾았었다면 우리의 현재가 조금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현실의 벽에 가려 보지못했던 청년들의 열정을 분명 우리는 가득 담았을 것이고, 여행 내내 재잘거리던 '꿈에 부푼 이야기'가 마냥 멀어보이는 철없는 소리가 아니라는 생각을 좀더 일찍 할 수 있었을텐데...

 

 레알뉴타운은 '적당히 벌어 아주 잘 살자'는 슬로건 아래,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사회적기업 이음의 기획하에 이루어진 '청년창업프로젝트'이다. 버려져가던 남부시장에 현재 39명의 청년이 각자의 특성을 살려 32개의 점포를 세우고 서로 도와가고 협의해가며 완성해온 청년창업공동체인 것이다.

 

 "처음에 레알뉴타운 장소를 보고선 가족들에게 선뜻 알리거나 데려올 수가 없었어요. 그건 청년장사꾼들 대부분이 그럴거예요. 낡은 곳이었고 크지 않았고 세련되지 않았으니까요. 참 속상한 일이죠. 여기 있는 청년들 대부분이 자유로워 보이고 한량처럼 보여도 실은 누구보다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에요. 하지만 우리 사회는 열심히 살려는 자세를 보기보단 겉으로 보기에 얼마나 그럴싸한가를 먼저 생각하니까요. 사회가 자기 일에 열심인 아들딸들을 자랑스럽게 보지 않는 다는 건 참 속상한 일이에요."                                                                                          -90p

 이 곳에서 공동체를 이루고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은 각자 다양한 과거를 가지고 있다. 누구나 알아주는 대기업에 입사하여 일을 하던 사람도 있고, 해외의 호텔요리사, 이미 다른 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던 사람, 여러 일들을 떠돌아 다니던 사람 등등. 하지만 이들은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용기'이다. 사회의 시선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 현재의 안정성을 버리고 새로운 도전에 기꺼이 뛰어들 용기. 그렇게 스스로의 행복과 즐거움을 찾아가는 용기를 가진 사람들. 그런 용기와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기에, 다 쓰러져가는 환경에서 그들은 멋지게 해낼 수 있었을 것이다.

 레알뉴타운의 입주민들은 자신들의 성공을 이야기하며 늘 '공동체를 이루는 환경'을 언급하는데, 모두가 하나같이 혼자서는 결코 이루어내지 못했을 성공이라고 말한다. 다른이들과 함께 해야하는 일이기에 가끔은 다투기도하고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함께이기에 어려운 시기를 견뎌낼 수 있었다고... 레알뉴타운의 상점들은 또 한가지 특이점을 가지고 있는데, '제 살 제 깍아먹기 식'의 따라하기 창업이 판치는 세상에서 32개의 점포가 하나도 같은 상품을 취급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오히려 그들은 같은 상품을 취급하는 상점을 연다는 것은 상대방에게도 나에게도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1층의 남부시장의 점포들까지 고려하여 다같이 더불어 생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정말 진정한 공동체를 이루어가고 있는 것이다.

 

 무엇을 함에 있어 그 안에서 스스로 움직여야 하는 이유들을 찾고 그 과정을 깊이 파고 들어가서 즐기는 것, 그게 아주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17p

 능력있는 '청년실업자'의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아무런 사리판단없이 모두가 하나같이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외쳐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사실 남들이 알아주는 번듯한 직장에 들어간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가 생각하는 것처럼 행복한 것은 아니다. 

 사실 현실이 이런씩이고 보니 국가에서도 청년창업에 대한 지원을 자꾸 늘여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것도 진정 옳은 일인지 잘 모르겠다. 빠른 성공만을 쫏아가는 현재의 모습들에서 청년창업의 무차별적인 홍보는 새로운 사회의 패배자들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닐까 조금 불안한 생각도 든다. 욕심없이 느긋하게 철저하게 그렇게 기다리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취업이든 창업이든 정말 내가 원하는 일인지, 즐길 수 있는 일인지 '돈'이 아니고 '나'를 보고 생각해서 결정할 수 있는.

 유행을 쫏는게 아니라 정말 내가 원하는 일을 찾아가는 것. 바른 길로 가고 있는지 생각하고 자신있게 도전하는 것. 레알뉴타운의 성공을 보며 무작정 '나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레알뉴타운의 성공요인을 살펴보고 나의 상황을 살펴보고, 확신을 가진 후, 그다음은 주저하지 안하고 도전하는 것. 무작정적인 지원과 홍보보다는 정말 필요한 능력들을 길러주는 정책이 많이 시행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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