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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부터 나를 믿기로 했다 - 자신이 없어서 늘 손해만 보는 당신에게
케티 케이 & 클레어 시프먼 지음, 엄성수 옮김 / 위너스북 / 2014년 9월
평점 :
과학, 특히 생물학의 발달은 종종 무섭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우리 대부분은 자신을 확실하게 알고 싶어한다. 그래서 늘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며
후회하고, 미래를 그려보며 불안해한다. 신년이 되면 사주를 보러가고, 타로나 오늘의 운세를 눈여겨보기도한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자신의 미래를
누군가가 말해준다는 것을 두려워하기도한다. 나의 노력과 품들이 나의 인생을 변화시키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운명론이란 때때로 잔인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단순히 미신으로 치부해버릴 수 있는 사주나 운세와 달리, 너무나 큰 힘을 가진
과학의 존재는 위험하기까지하다. 과학이 하는 말은 쉽사리 의심의 여지가 없는 절대적인 지식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얼마전 유전학 시간에
사람의 IQ나 수학능력의 상당히 높은 비율이 유전된다는 사실을 '교과서'에서 배웠다. 좀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로 교육에 자신의 시간을
쏟아붇는 우리들에게 그것은 얼마나 무서운 사실인가. 유전자의 비밀이 하나씩 하나씩 풀어지고, 그것이 무차별적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지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의 발전을 포기하고 자신을 그냥 인정하고 안주해버릴지도 모른다. 그래서 잘 알지 못하고 배운 과학은 위험하다. 그리고 우리는
이상하게도 다양한 지식들 중에서도 자신을 합리화시키기에 적합한, 자신이 좀 더 편해지기에 적합한 지식만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며 외친다. 그래서 나는 방금 서술한 다소 위험한 발언에 대하여 아래 문장을 조금더 강조해서 말하고자 한다. '사람의 IQ와 수학능력의
상당비율은 유전이 된다. 하지만, 환경에 의해서 변화될 수 있는 폭이 더욱 크며, 최근 주목받는 후성유전학에 의하면 우리는
유전자를 완전히 꺼버리거나 새로운 기능을 만들어낼 수 있다. 유전과 교육은 공존한다.' 과학은 절대 운명을 말하지
않았다.
높은
지위에 오르고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여성들조차 자신이 그 자리에 걸맞는 인물이 못 된다는 사실이 밝혀질까 불안해한다. 게다가 그런 불안감은
성공과 함께 사라지지도 않는다. 오히려 높은 지위에 오를수록 더 커지는 경우가
많다.
-20p
우리
여성들은 정말 기회만 생겼다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자기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걸까? 무언가에 대해 확신하느냐는 말 한마디에 남성들은
자신들이 대단한 존재라는 걸 기억해내는 듯 한데, 우리 여성들은 온 세상이 다 뒤흔들리니
말이다. -103p
이 책은 자기계발서치고 상당히 자세하고, 상당히 과학적이다. '자신감'이라는 주제로 시작하여
다룰 수 있는 모든 이야기를 다룬듯하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의 자신감을 마주하고, 자신감이란 무엇인가 정의하고, 유전적인 요인,
환경적인 요인 무엇하나 빠질것 없이 철저하게 조사하여 쓰여졌다.
특히 자신감에 대하여 남녀를 떨어트려 생각해본적는 나에게는 상당히 흥미로운 주제였는데, 자신감과
관련한 유전자를 소개할때는 충격적이기까지했다. 남성의 성향도 다소 가지고 있는 나는 늘, 신체적 차이는 인정할 수 있지만 성격의 차이는 단순히
개인차일뿐이며 남성의 성격, 여성의 성격은 우리사회가 심어준 고정관념에 불과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딱히 그런 사실이 나를 혼란에
빠트리지는 않았는데, 오히려 나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불안심리가 내 몸에 기생하고 있는 유전자란 놈의 장난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이유라면 모든 일에 충분히 자신감을 가져도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책 읽다가 뭔가를 저지름.)
'자신감이란, 자신이 하고자하는 일을 제대로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다. 예를 들어, 대중
연설가로서는 자신감이 있지만, 작가로서는 자신감이 없다는 식으로 말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자신감에 대한 정의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정의방식이다. 우리는 자신감이라는 단어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흔히 남성들에게서 보이는 '실패에 염두해 두지 않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하나로 무작정 내지르는 것? 그렇게 위험에 뛰어는 것?' 어쩌면 그것자체가 하나의 고정관념일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스스로의 일에 확신이 들지
않고 저질러야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더 주눅이 들기도한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당당할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무작정 내지르는
행동에도 스스로 당당하다면 자신감인 것이고, 조금 늦더라도 그 생각끝에 자신의 당당함을 찾는다면 그것도 자신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무엇인가를 해 낼수 있다는 믿음. 자신감을 표현하기에 이만큼 좋은 문장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혹스러운
일이지만, 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며 이 사회와 심지어 직업세계에서 여성들이 남성들처럼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설 경우 오히려 큰 역풍을 맞게 된다고
한다. 우리 여성들이 만일 불쑥 상사의 사무실로 들어가 청하지도 않은 의견을 제시하거나 회의에서 제일 먼저 발언을 한다거나 자기 보수 수준에
맞지 않는 거창한 사업적인 조언을 한다면, 사람들은 그 여성을 싫어하게 되거나, 아니면 아주 솔직히 말해 '미친 년' 취급을 할
것이다. -162,163p
사실 우리가 진짜로 맞서싸워야할 것은, 유전자가 아니라 사회의 고정관념이다. 그리고 우리 자신도
그 고정관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저 문장은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깰수 있다고 생각해본적이 없어서 아직까지도 존재하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의 현실은 '다수'를 정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저런 행동을 하는 몇 안되는 용기 있는 자들이 '미친년' 취급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미친놈들은 잘 살더란말이지..) 하지만 세상은 변할 수 있다. 미친년이 다수를 차지하는 세상이 온다면, 정상에 대한 정의도
바뀔 것이다.
자신있게 말하세요. 당신 스스로가 자신 없어보이는데, 대체 누가 당신이 하는 말을
믿어주겠어요? -25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