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햇빛, 공기냄새, 하늘의 구름까지 좋은 날.

걷고 걷고 걷다보니 제자리

푸념이건 자랑이건 시샘이건 과시건

무슨 상관이랴.

듣고 웃다가 고개를 끄덕이는 정도라면.

 

내 맘이 열리면 그대의 마음도 열린다.

왜곡이나 비평이 없는 온전한

오롯이 온전한

좋은 이웃, 벗, 무어라 부른들

늘 한결같기를.

 

사소한 욕망, 시시한 험담, 그리고 가끔은 뼈있는 농담까지

적당히 불편할때도 긴장은 없이

언제나 그만큼의 거리를 두고

너의 행운을 빌어줄께

나의 행운을 빌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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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고 하기엔 접대가 변변찮아서 미안한 친구가 찾아왔다. 열심히(?) 만들었지만 실패한 떡볶이와 국수를 대접한다고 했는데, 맛도 모양도 영 맘에 들지 않아 속상했다.

맛있다고 먹어준 친구야, 고맙다. 하지만 다음부터는 솔직하게 말해도 돼. 거짓은 마음에 두고두고 남는 법이거든. 오늘의 교훈은 요리는 설렁설렁 해야지 잘한다고 노력하면 더 엉망이 된다는 거다. 요리 못하는 여자는 그냥 요리 못하는 여자로 살아야한다.

 

나이가 중년을 넘어서니 치매 및 건강이 대화의 주된 관심사다. 치매 예방에 좋다는 친구의 말에 시민대학의 글쓰기 강좌에 수강신청을 하러 나섰다. 매사에 게으르고 미적대는 나와는 달리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그녀는 말과 행동이 하나이기에. 지하철도 간만이고 옛 도청건물에 들어선 시민대학을 방문하는 것도 실로 간만의 일이었다. 낡은 느낌이지만 엄청난 이야기를 품고 있을 듯한 중후하고 예스러운 낮은 근대사 건물들은 은근 정취가 남달랐다. 쌀쌀한 날씨지만 하늘은 맑고 미세먼지는 양호한 좋은 날이었다.

 

여자들의 구경이나 하자는 말은 절대 믿어선 안된다. 그냥, 구경이나 할 셈이었던 지하상가에서 우리는 폭풍 쇼핑을 하기 시작했으니까. 그래봤자 구제라고 위안할 수 있지만 결코 만만하게 봐서는 안된다. 그릇이며 모자, 원피스 냄비 까지 기타등등 두 손이 무거워 들 수 없다는 현실에 멈추었지만 우리들의 행태는 한마디로 음, 이었다. 소소하지만 큰 만족일지도 모른다. 잃은 것보다 얻은 게 훨씬 클 수도 있다. 물질이지만 정신을 풍요롭게 채워주었고, 더불어 봄바람도 살랑살랑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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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국수는 언제 어느때 먹어도 좋은 음식이다. 맑은 날, 더운 날, 흐린 날, 오늘처럼 비 오는 날에도 말이다. 간편하고 매콤하고 새콤하며 달달하기까지. 그 모양과 때깔에서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으며, 부자가 아닌 가난한 이가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잇템이다. 좋아하는 야채를 듬뿍 면의 두배를 넣어 비비면 살에 예민한 이의 허한 영혼과 배를 가득 채울 수 있다. 삶은 계란 하나만 더하면 부족한 단백질도 채우니 금상첨화. 그래서 오늘의 요리는 비빔국수. 비록 먹고나서 추위에 달달 떨어야했지만. 그럼에도 행복하다. 내일은 따뜻한 국물이 있는 요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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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확한 이름인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정리 중에 작년에 산 묵은 김을 찾았다. 넓은 후라이팬애 바짝 구운 다음, 잘게 부순다. 다진 파, 마늘 준비하고 양념장을 대충 만든다. 싱겁지 않게 간간하게 간장베이스로 만든다. 김이랑 양념장이란 파마늘을 조물조물 섞어준다. 맛난 반찬이 되었다. 어저께의 요리다. 매일 기록한다는 것은 지킬 수 없는 약속이 됐다.

 

오늘의 요리는 하루나 다른 이름은 유채나물 초무침이다. 연한 하루나 나물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다. 질기거나 누런 떡잎은 잘라낸다. 새콤하고 달콤한 초고추장을 만든다. 할머니의 묵은 고추장으로 만들었다. 나물과 양념을 잘 섞어주고 참기름과 참깨를 가미한다. 데친다음 무침으로 하는 요리법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싱싱한 생요리가 좋다. 이 맘 때가 되면 시골에서 가져오는 봄나물이 냉장고를 채우고, 철없던 시절에는 묵히다가 버려지곤 했지만, 이제는 봄나물의 소중함을 알 때가 되었다. 가급적 버려지는 것이 벗이 챙겨먹으려 노력 중이다. 값을 매길 수 없는 귀한 음식에는 추억이라는 스토리가 깃든다.

 

바람이 찼다. 상대적으로 옷은 앏아서 마냥 느긋하게 산책을 즐기기에는 무리였다. 인상이 좋으신 할머니가 계신 커피숍은 다행히도 우리들(개들과 나)을 반갑게 맞아주셨다. 커피 맛에 대한 자부심도 강하시고 너그럽고 배려가 넘치셨다. 덕분에 따듯하게 쉴 수 있었다. 좋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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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과 미루기의 결과로 어제 요리 내용을 기록하지 못함. 이 시절의 감자는 싹이 났거나 날 준비를 하거나, 조만간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다. 그래서 감자채볶음을 하기로 함. 김수미의 조리법으로 할까 하다가 찾기가 귀찮아서 그냥 대충 과거에 하던 기억을 더듬어 만듬. 기름에 마늘 볶다가 소금에 버무려 놨던 감자채를 넣고 휘젓기. 청양고추랑 파 준비하고 소금 후추 설탕 약간 넣고 볶기. 고추 파 넣고 뚜껑 덮어 놓기. 감자가 익으면 먹기. 그냥 대충 만든 것 치고는 먹을 만하다. 성의 없는 요리법이지만,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거 보다는 나으니까 위안을 삼는다. 완성된 요리는 동생과 나눠 먹는다.

 

댕댕이들과 카페를 가면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격하게 반기거나 완곡히 싫어한다고 표현하거나. 어느쪽도 취향이니 받아들인다. 반기는 주인도 다른 손님이 있으면 실내에 들어오라는 말은 아낀다. 다행히 테라스에 테이블이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도 없으면 쓸쓸히 돌아선다. 그럴싸한 테라스가 있는데, 댕댕이 출입을 금하면 좀 실망하고 의기소침하다. 테이크 아웃 커피 한 잔을 들고 공원 비스무리한 공간을 찾아 헤매다가 않을 자리를 찾으면 행운이고 아니면 서서 걸으며 커피를 마셔야 한다. 댕댕이들 간식도 길 가에 주저않아 먹인다. 적응하면 나름 괜찮다. 인간도 댕댕이도 적응의 동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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