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아침이면 늘 기다렸다가 듣는 부산MBC라디오의 <이국환의 책읽는 아침>

요즘 가게 일이 힘든지라 방송 시간에도 곯아 떨어져 자다가 9시가 넘어서 일어나는 바람에 방송을 잘 듣지 못한다.그래서 이 책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선정 도서라는 것만 알고 서점으로 갔다.서점에서 이 책을 손에 잡고 한참을 망설여야 했다. '세상에 내가 병적으로 싫어하는 실용서? 게다가 더둑더 싫어하는 육아 실용서? 나는 결혼도 안했고 아이도 없는데? 아이에게 친구가 중요하지 않다니 이건 또 뭔 말이래?' 사야 되나 말아야 되나 망설이다 교수님의 추천인데 싶어 그리고 가게에 묶여 있다가 세상 밖(?)으로 나온 기념으로 또 마지막 보루같은 심정은 읽다가 내가 읽어 도움 될 게 아니면 두 아이의 엄마인 올케 언니에게 주자 요정도의 맘으로 책을 사들었다. 하지만 가게에 돌아오는 길 지하철에서 30여분간 읽고는 그때부턴 손과 눈을 책에서 떼기가 힘이 들었다.

나의 책 읽는 습관은 중요하다 싶은 부분에 줄을 그어가며 읽고, 다음번에 같은 책을 읽을 땐 다른 색의 색연필로 그어가면 읽는데(그리해서 읽으면 내 맘 상태에 따라 줄 그어진 부분이 달라 또다른 독서 일기를 쓰는 기분이랄까?) 이 책은 어떤 페이지는 한 바닥 전체가 줄로 채워질 정도로 맘에 와 닿는 부분이 많았다.(소설가 김연경씨는 책을 읽을 때 중요하거나 좋아하는 부분이 있으면 노트에 옮겨 적는데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어느 날 책 전체를 노트에 옮겨 적었더란다.나에겐 은희경씨의 '새의 선물'이 그런 식으로 색색깔의 색연필로 그어져 있는데 앞으로 이런 줄긋기의 향연장으로 이 책도 추가 될 듯 하다.)

너무 어린 나이,아직 부모와 완전한 애착 관계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또래 사이에 놓여지면 아이는 또래지향적으로 변하고 또래 지향적인 아이들의 문화는 수직적으로 내려오는 고급문화가 아닌 수평적이고 이전 문화와 단절되어 있으며 폭력적,파괴적인 경우가 많다.그런 문화 속에서 지금 우리는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
물론 친구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 아니라 어른들과 관계가 단절되지 않은 문화에서 부모의 말을 잘 따르면서 또래와 교류해야 한다고 작가는 끊임없이 말한다.작가는 부모와 건전하고 완전한 애착 관계 없이 또래 무리에 아이를 내어보내어 또래지향적 아이로 만드는 것이 안 좋은 정도가 아니라 '재앙'이라고 표현한다.

내 주변에 어린 나이에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는 친구들의 경우 집에선 순하던 아이가 어린이집에 적응하던 어느 순간부터 또래에세거 안 좋은 영향(악을 쓴다던가,나쁜 말을 한다던가)을 받아 아이 부모가 걱정 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그리고 그러한 경우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고 제대로 된 부모의 권의 앞에 아이가 다시 예전의 모습을 찾는 경우도 보았다.그것이 바로 부모가 제대로 된 애착관계 형성으로 또래지향적 아이가 되려는 것을 제때 막은게 아닌가 싶다.

경제 규모가 커져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부모가 되는 이들이 이런 저런 지식이 많아 지면서 아주 어린 아이들을 하나라도 더 가르치기 위해 또는 부모가 편하기 위해 아이들을 어린이집이나 학원으로 또래들 사이로 얼마나 내몰고 있는가? 이 아이들이 하나같이 또래지향적 아이로 컸을때 그 사회적 파장은 어떠할까? 생각마나 해도 등골이 서늘해진다.

책을 덮고 서점에서 이 책을 살까 말까 망설이던 내 모습을 떠올려 보았다.읽다가 도움이 안 되면 올케 언니 주려던 게 생각나서 언니에게 새 책을 사서 보내 주었다.결혼도 하지 않은 나에게도 이리 도움이 되는데 아이를 키우는 언니에겐 오죽할까 싶었기 때문이다.

요즘은 결혼을 할 때 좋은 배우자가 되기 위해 교육 기관이나 교회에서 교육을 받기도 한다는데 나는 더 앞서가 좋은 부모가 됙 위해 이미 이런 책을 읽고 공부해 두는 것도 참 좋은 일이란 생각니 든다.
앞으로 어떤 남자를 만나 어떤 아가를 낳을 지 알 수는 없지만 미래에 내게 올 아가에게 이 말만은 꼭 해주고 싶다.

"아가야 어떤 일이 있어도 너의 손은 절대 놓지 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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