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출신 한정아와, 공연기획자 송진완의 특색 있는 만남
기원과 장르, 역사와 변천, 작품 속을 들여다보는 인문학적 탐색
한국인이 사랑하는 뮤지컬 명작과 넘버들에 관한 소개와 해석

인문학을 통해 본 뮤지컬, 
당신은 호모 무지쿠스!

인류의 태고부터의 기억을 생생하게 불러오며,
미래의 바람을 노래와 춤그리고 드라마로 표현하는 뮤지컬은
인류가 그린 역사적 무늬를 탐구하는 인문학과 관련됩니다.”
김성우(철학자상지대 교양학부 교수)



<뮤지컬 인문학> 송진완 & 한정아 지음 / 알렙 펴냄


■ 간략 소개

뮤지컬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뮤지컬 배우 출신 한정아와 공연기획자 송진완의 콜라보
한 권으로 관통하는 뮤지컬과 인문학의 향연

아직은 조금 낯선 뮤지컬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고민되는 인문학이 책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일곱 편의 명작 뮤지컬로 펼쳐낸 인문학적 성찰을 한 권에 담았다이를 위해 뮤지컬 배우 출신 한정아와 공연기획자 송진완이 만났다직접 뮤지컬 배우로 활동해 온 한정아는뮤지컬 장르의 다양한 가치와 매력을 오롯이 들려준다인문과 예술 콘텐츠를 새로운 포맷으로 융합해 대중에게 전달해온 송진완은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카바레지킬 앤 하이드빌리 엘리어트미스 사이공레미제라블라이온 킹과 같은 뮤지컬 명작과 넘버를 통해 그 안에 스며 있는 인문학적인 요소를 발견하는 묘미를 선물한다그동안 미술영화음악연극 등 다양한 형태의 문화예술 장르가 독자와 인문학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해왔다이제뮤지컬과 함께 인문학을 탐험하는 새로운 지적 여정을 떠날 차례이다.

■ 출판사 서평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로 인간 예수를빌리 엘리어트로 정의를
뮤지컬로 만나보는 인문학!

뮤지컬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 속에서 인문학과 뮤지컬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1부와 2부의 작품 해설은 한정아가일곱 편의 뮤지컬 작품으로 인문학적 사유를 펼치는 2부는 송진완이 맡아 썼다저자들은 뮤지컬을 통해 사람이 그리는 무늬를 이해하는 인문학적 통찰이 가능하다고 말한다인류의 태고부터의 기억을 생생하게 불러오며미래의 바람을 노래와 춤그리고 드라마로 표현하는 뮤지컬은 인류가 그린 역사적 무늬를 탐구하는 인문학과 관련”(김성우)되기 때문이다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뮤지컬이라는 장르와 일곱 편의 명작 뮤지컬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더불어인문학 고전과 뮤지컬 작품을 넘나드는 인문학적 사유를 복합적으로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뮤지컬과 인문학을 넘나드는 독특한 시각과 통찰

책의 1 뮤지컬 세계로의 초대를 집필한 한정아는 토요일 밤의 열기루나틱라이온 킹」 등 다수의 작품에서 뮤지컬 배우로 활동한 바 있다. 1장 뮤지컬그 오묘한 세계 속으로에서 한정아는 자신이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빠져든 기억으로부터 시작해시대와 함께 변화하는 뮤지컬의 모습을 다룬다저자는 뮤지컬이 역사의 흐름에 따라 시대의 특징에 맞추어 다양한 멋과 맛을 내며 변화함으로써 관객들을 유혹해 왔다고 말한다또한 19세기 중반, 20세기 초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이 태동하던 시기부터 20세기 중반 황금기와 격변기를 지나 오늘날에 이르는 뮤지컬의 역사를 그리며뮤지컬의 다양한 색채는 인간의 역사 속에 스며 있는 대중의 다양한 감정을 담고 있다고 말한다.
2장 뮤지컬인문학과 동행하다에서 한정아는 뮤지컬 무대에서 인간의 삶이 어떠한 방식으로 표출되는지인간의 가치 탐구를 위한 방법으로 미술과 문학이 뮤지컬에 접목되면서 어ᄄᅠᇂ게 공감이라는 감정과 연결되는지를 이야기한다저자는 이러한 연결과 공감의 원천은 뮤지컬이 우리를 경험해 보지 못한 수천수만 가지의 인생 속으로 초대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그리고 이를 통해 인간의 삶을 음미하며 더 나은 삶을 생각해 보도록 자극하는 데 바로 뮤지컬이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3장 뮤지컬의 이중적인 성격에서는 상업성과 예술성이라는 뮤지컬의 이중적인 성격을 다룬다저자에 따르면시대가 요구하고 관객이 원하는 카타르시스를 잘 구현해 냈을 때 상업적으로도 가치가 있는 것이기에인간에 대한 이해가 상업적인 이득과 직결되는 것이 예술의 양면성이다다시 말해대중성은 인간의 보편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이처럼 뮤지컬은 현대인의 삶을 반영하며 인간의 삶에 밀착되어 있고인간 역사의 흐름과 동행하고 있다.
 
삶의 의미를 되묻는 일곱 편의 뮤지컬
한국인이 사랑하는 뮤지컬 명작과 넘버들에 관한 소개와 해석!

책의 2부 뮤지컬과 함께하는 인문학 여행에서공연기획자 송진완은 뮤지컬 작품들의 예술적인 면모를 관통하여 인문학적인 통찰을 펼친다그렇게 저자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카바레지킬 앤 하이드빌리 엘리어트미스 사이공레미제라블라이온 킹이라는 한국인이 사랑한 일곱 편의 명작 뮤지컬과 함께하는 인문학 여행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본격적인 뮤지컬 인문학 여행에 앞서저자는 2부 1장 오페라의 두 번째 죽음뮤지컬의 첫 번째 삶에서, ‘인문학이란 무엇인지에 먼저 답한다저자는 인문학이란, “‘사람이 그리는 무늬를 알게 해주는 학문이라고 말한다그리고 인간의 무늬를 생산하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인 언어와 음악이 끊임없이 투쟁하고 협력하며 진화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뮤지컬은 인문학의 공간과 대상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2장부터는 본격적으로 뮤지컬 작품을 통한 인문학적 사유가 펼쳐진다2장 록의 이름으로 써 내려간 20세기 에반게리온에서는 인간 예수를 다룬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통해 종교라는 인간의 무늬에 접근한다저자에 따르면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 그려지는 것은 추상적인 그리스도가 아닌 구체적인 인간 예수이다그리고 이는 20세기 기독교 성서 연구와 맥을 같이한다그러나 그 방식은 정반대인데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겟세마네와 같은 유명한 곡들을 통해 분노하고 번민하고 갈등하는 예수의 모습을 정직하게 그려낸다다시 말해그것은 인간 예수의 정직한 모습에 다가가고자 한 인간의 열망이었다는 것이다.
3장 뮤지컬구조주의와 만나다에서는 콘셉트 뮤지컬의 프로토타입과 같은 카바레구조주의라는 관점으로 다룬다저자는 콘셉트 뮤지컬 카바레의 가장 큰 특징이 관객의 적극적 참여와 함께 이야기를 생성하는 점이라고 말한다저자는 연기노래조명무대 장치와 관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사후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카바레를 우치다 타츠루롤랑 바르트소쉬르 등의 이론으로써 들여다보며카바레가 구조주의적인 사유 방식을 추구한다는 점을 드러낸다.
4장 난 네 안에 영원히 살아에서는한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뮤지컬 중 하나인 지킬 앤 하이드에 대해 이야기한다저자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노랫말을 들여다보며작품을 관통하고 있는 19세기 근대 과학의 정신을 포착한다그리고 나아가작품 속 지킬이 관심을 두고 있는 생물학과 유전학 분야의 고전인 이기적 유전자를 통해 가장 정제된 상태의 인간을 찾아가고자 한 도킨스의 고뇌를 좇는다.
5장 가난한 자가 가난한 자를 돕는다에서는 영화 원작을 뮤지컬 무대로 옮긴 빌리 엘리어트를 다룬다저자에 따르면빌리 엘리어트는 1980년대 신자유주의 정책하에서 위기에 몰린 영국 탄광 노동자들의 모습을 생생히 담아내며함께 바르게 사는 세상에 대한 희망과 신념을 감동적으로 보여준 작품이다저자는 이러한 바른 삶에 관한 생각을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전개해 나가며 정의란 무엇인가’, ‘더불어 사는 방식은 무엇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들을 던진다.
6장 냉전이 쏘아 올린 마지막 불꽃놀이는 베트남전쟁을 소재로 한 미스 사이공을 통해 냉전이라는 문제에 다가선다먼저 저자는미스 사이공이 베트남전쟁을 예술의 소재로 삼으면서도 균형 잡힌 역사 의식은 부족했다고 지적한다그리고 이와 같은 문제를 윌리엄 J. 듀이커의 호치민 평전』 속 호치민의 시선을 통해 들여다본다저자는 미스 사이공에서 틀에 박힌 모습으로 묘사된 베트남전쟁의 여러 단면들이 호치민 평전에서는 어떻게 묘사되고 설명되는지를 비교하며우리 안의 냉전 이데올로기를 성찰한다.
7장 민중의 노래가 들리는가?’는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세계 4대 뮤지컬레미제라블을 톺아보며작품의 배경이 되는 근대 혁명기이자 근대 자본주의 이행기의 프랑스와 유럽으로 시선을 돌린다이때 저자는 레미제라블과 동일한 시대정신을 담고 있는 공산당 선언을 참고한다정치철학의 관점에서 쓰인 매운맛 레미제라블이 바로 공산당 선언이라는 것이다그리하여 저자는 레미제라블의 노랫말과 공산당 선언을 교차해 읽는다.
마지막으로 8장 변화와 혁신에서는 상상력과 창조력이라는 인문학적 효용에 기초해 성공한 뮤지컬 작품라이온 킹을 다룬다저자는 뮤지컬 라이온 킹이 브로드웨이에서 기념비적 성공을 거둔 이유가 오롯이 인문학적 사고방식에 있다고 말한다저자에 따르면 뮤지컬 라이온 킹에서 단연 시선을 끄는 것은 인간미 넘치는 동물 캐릭터인데그 바탕에는 다양한 예술적 원천과 극장주의 이론에 기초한 인문학적 사고가 있었다그러나 저자는 이를 상상력창조력과 같은 좁은 의미에 묶어 두지 않는다그 대신 어떤 억압으로부터 자유롭게 사유할 수 있는개념을 다룰 수 있는 능력인 추상적 사고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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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번 7월 25일에 출간 예정인 로버트 그레이브스의 <그리스 신화>를 좀 더 잘 소개하기 위해서, 그리고 더 흥미롭게 소개하기 위해 <그리스 신화> 책 속의 몇 구절을 뽑아보았습니다.

* 그레이브스의 <그리스 신화> 본문의 각 장은 세 개의 부분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처음에는 이야기 형식으로 상술했으며, 문단은 영어 소문자로 구분합니다(a, b, c, ……).

두 번째는 출처의 목록을 본문에 맞춰 번호를 매겨 실었습니다.

세 번째 부분은 해당 신화를 설명하는 글로 문단마다 숫자를 달았습니다(1, 2, 3, ……).

그 다음이 이 책의 특장점인데요. 설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른 부분을 참고할 필요가 있을 때는, 해당 신화와 문단의 번호를 표시했죠. ‘(43. 4 참고)’라고 하면 독자들은 43장의 (세 번째 설명 부분의) 4번 항목을 찾아보면 됩니다.

* 이제 이 책의 내용 속으로 들어가서 잠깐 읽어볼까요?



2 호메로스와 오르페우스교의 창조 신화 어떤 이는 모든 신들과 모든 생명체가 세상을 둘러싸고 있는 오케아노스의 해류에서 생겨났으며, 테튀스가 그의 모든 자식들의 어머니라고 말한다.1] b. 그러나 오르페우스교 신자들은 제우스조차 경외하는2] 검은 날개를 가진 밤의 여신Night[뉙스Nyx]이 바람의 신의 구애를 받아 어둠의 자궁에 은빛 알을 낳았다고 한다. 에로스가 알을 깨고 나와 우주에 비로소 활력을 불어넣었다. 어떤 이는 에로스를 파네스Phanes라고 부른다. 에로스는 양성兩性을 가졌으며, 황금빛 날개와 네 개의 머리를 가졌다. 때로는 황소나 사자같이 으르렁거렸고, 때로는 뱀처럼 쉿 소리를 내거나 숫양처럼 매 하고 울었다. 밤의 여신은 그를 에리케파이오스Ericepaius, 프로토제노스 파에톤Protogenus Phaëthon이라 부르면서3] 동굴에서 함께 살았다. 밤의 여신은 밤의 신, 질서의 신Order, 정의의 신Justice 등 세 가지 모습을 갖고 있었다. 이 동굴 앞에 어머니 레아가 버티고 앉아 놋쇠 북을 두드리면서 여신의 신탁에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게 만들었다. 파네스는 땅과 하늘, 태양, 달을 창조했지만, 세 가지 모습의 여신은 우주를 다스렸으며 나중에 자신의 홀笏을 우라노스에게 넘겨주었다.4]


1] 호메로스: 『일리아스』 16. 201. 2] 같은 책: 14. 261. 3] 『오르페우스교 글조각 모음』 60, 61, 70. 4] 같은 책: 86.




1. 호메로스의 신화는 펠라스고이족 창조 이야기의 변형이다(1. 2 참고). 테튀스는 에우뤼노메와 마찬가지로 바다를 다스리고, 오케아노스는 오피온처럼 우주를 둘러싸고 있기 때문이다. 2. 오르페우스교의 신화는 또 다른 변형이지만, 나중에 등장한 사랑(에로스)에 대한 신비로운 교의와 양성의 적절한 관계에 대한 관념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밤의 여신이 낳은 은빛 알은 달을 뜻한다. 은은 달의 금속이기 때문이다. 에리케파이오스(‘[히스heath 속屬의 상록 관목인] 히드를 먹고 사는 이’)라 할 때, 사랑의 신 파네스(‘[신의 뜻을] 드러내는 이’)는 큰 소리로 윙윙대는 천상의 꿀벌이자, ‘위대한 여신’의 아들이다(18. 4 참고). 벌집은 이상적인 공화국으로 여겨졌으며, 벌꿀이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황금시대의 신화를 실증해 주는 듯했다(5. b 참고). 레아의 놋쇠 북은 벌들이 엉뚱한 장소에 모여드는 것을 막고, 비밀 의식에서 사용하는 울림판자와 같이 나쁜 기운을 물리치기 위한 것이었다. 프로토제노스 파에톤(‘처음 태어난 빛나는 이’)이라 할 때, 파네스는 태양의 신이다. 오르페우스교 신자들은 이를 빛의 상징으로 삼았다(28. d 참고). 그가 가진 네 개의 머리는 네 계절을 상징하는 짐승들에 상응한다. 마크로비우스의 기록을 보면, 이오니아 지역의 고대 도시인 콜로폰의 신탁소에서는 이 파네스를 초월적인 신 이아오Iao와 동일시했다. 또 제우스(숫양)는 봄을, 헬리오스(사자)는 여름을, 하데스(뱀)는 겨울을, 디오뉘소스(황소)는 새해와 연결했다. 밤의 여신이 홀을 우라노스에게 넘기는 것은 가부장제의 도래에 따른 것이다.



* 얼핏 보면 복잡해 보이지만, 상당히 체계적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독자들은 "리텔링된 신화 이야기"만을 골라 읽을 수도 있고, 해설을 곁들여 읽을 수도 있고, 출처를 찾아 다니거나 아니면 참조된 이야기를 찾아다닐 수 있죠.

* 로버트 그레이브스의 <그리스 신화>는 7월 25일 출간 예정입니다.

* 그리고 <알라딘 북펀드>에서는 독자 여러분의 빠르고 안목 있는 선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https://www.aladin.co.kr/m/bookfund/view.aspx?pid=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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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알렙氏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알라딘 북펀드]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까마득한 과거에 [알라딘 북펀드]를 한 적이 있는데, 몇 년 만에 [북펀드]를 다시 하게 되었네요.

이번 책은, 까마득한 과거에 기획/계약했던 책입니다. 바로 그리스 신화책으로는 가장 널리 읽히는 책 중 하나인 로버트 그레이브스의 <그리스 신화>(전2권, 7월 25일 출간)입니다.

자세한 곡절은 아래의 [알라딘 북펀드] 소개 자료에 나와 있는데요. 너무너무 유익한 정보인지라, 꼭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지난주부터 시작된 [북펀드]는 목표의 100%를 넘어섰습니다!!

https://www.aladin.co.kr/m/bookfund/view.aspx?pid=1914




여기에, 편집자의 소개글을 올려봅니다.

로버트 그레이브스의 『그리스 신화』 출간 계획은 수년째 출판사의 연간 계획표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번역과 편집에 들어간 수많은 공력과 시간 때문에 매번 미뤄져 왔습니다. 이와 비슷한 경험은 예전에도 몇 번 있었습니다. 600쪽짜리 3권으로 출간된 『비잔티움 연대기』라는 책, 350쪽짜리 6권으로 출간된 『요재지이』라는 책, 또 여러 번의 시리즈 도서를 냈던 경험이 저한텐 있었지요. 이 책 역시 원서의 분량이 빽빽한 700쪽이 넘는데, 그래서 한국어 번역본도 1500쪽가량 됩니다. 300쪽짜리 책 5권으로 만들 수도 있고, 1500쪽짜리 책 1권으로 만들 수도 있었습니다. 한 권으로 만들면 무겁고 부담스러울 것이고, 5권으로 나누면 가볍고 만만해 보일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딱 2권으로 나눴습니다.

이 책의 위상도 그 언저리일 것입니다. 그레이브스의 이야기는 상상력이 풍부하고 시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그의 가설과 결론을 뒷받침하는 학설은 일반적으로 독특하고 지지할 수 없다고 비판받습니다. 비평가들은 그레이브스의 해석을 “그리스 신화 해석에 대한 가장 위대하고 유일한 공헌이거나 말도 안 되는 괴팍한 소리”라고 비판했다 하며, 이마저도 “전자에 동의할 고전학자를 찾기가 불가능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레이브스가 ‘진정한 신화’를 다른 종류의 이야기(연애담, 무용담, 정치적 선전 등)와 구분한 것 역시 직관적이며 자의적이라고 했습니다.

펭귄 클래식으로 출간된 후 70년 가까이 널리 읽혀 온 책이기에 여전히 현대에도 생명력 있는 책이라 본다면, 그것은 신화 다시 쓰기(=리텔링)의 내러티브에 있을 것입니다. 저자의 많은 주장들이 오늘날 비판을 받고 있더라도, 신화의 많은 ‘이형’과 ‘이설’에 대한 탐구 정신은 이 책의 최대 그리고 최종의 장점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책이 신화 공부의 첫 출발점이지, 마지막 도달점은 아닐 것이란 저의 소견도 덧붙입니다.

―편집자 알렙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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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소중한 이의 나이듦을 마주 볼 수 있는 용기이다

엄마의 곁을 지키며 ‘엄마의 엄마’가 되어 간 시간,

그 속에서 길어 낸 나이듦과 노년, 돌봄과 죽음에 대한 성찰

- 《엄마의 엄마가 된다는 것》(유혜진, 알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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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인구 1%에 달하는 조현증,
그중에서도 노인 조현증 가족의 이야기

엄마를 돌보며 나이듦과 노년의 의미를 묻다

이 책은 너 안의 나내 안의 너를
기꺼이 만날 수 있도록 용기 낼 수 있게끔
우리를 초대해 주는 책입니다.
신차선(심리치료학 박사)
 
가장자리를 묵묵히 지키는 딸의 돌봄의 손길은
가슴 절절한 밑바닥의 감정과 더불어
심연 속 대()긍정의 마음을 느끼게 합니다.
신승철(철학자생태적지혜연구소 소장)


<엄마의 엄마가 된다는 것> 유혜진 지음 / 알렙 펴냄








■ 간략 소개

어느 날 엄마에게 들이닥친 조현증,
그로 인한 변화와 갈등으로 딸의 일상은 송두리째 흔들린다.
퇴행하는 엄마의 곁을 지키며 ‘엄마의 엄마’가 되어 가는 딸.
엄마의 나이듦을 오롯이 마주하고 껴안기 위한 몸부림의 기록.

■ 출판사 서평

분열적 노화를 겪는 어머니와의 돌봄 이야기
현실과 망상,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분열하는 엄마의 위태로운 노년

저자는 조현증을 앓는 엄마를 돌보았던 혼란스럽고 두려웠던 시간을 다시 천천히자세히때로는 아프게 파고들면서 (읽어 내려간다그리하여 저자는 철학적사회학적심리학적의학적 개념들을 넘나드는 치열한 사유 끝에 나이듦과 노년돌봄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길어 올린다. 이 책은 그렇게 쓰인노인 조현증을 다룬 국내 최초의 생활 철학 인문서이다우리 모두는 부모의 나이듦과 마주한다그리고 약해진 부모를 보살피며 엄마의 엄마가 되어 간다그러나 그 과정은 순탄치 않다불현듯 다가온 부모의 나이듦에 당혹스러워하고갈팡질팡한다저자는자신도 같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고백한다그리고 어머니를 돌본 경험 속에서 자기 자신을 읽어 내기 위해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놓을 수 없었다고 말한다그리하여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생태적지혜연구소에서의 노마드적 탐색을 돌봄과 유대의 실천으로 이어가고 있는 저자는자신이 엄마의 엄마가 된 과정을 한 권의 책으로 빚어냈다저자의 이야기와 성찰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부모의 나이듦을 응시하고 마주 볼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준다.

전 인구 1%에 달하는 조현증, 그중에서도 노인 조현증 가족의 이야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부모의 나이듦을 마주 볼 수 있는 용기이다

 조현증은 흔히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감춰지고특히 노인 조현증은 노망이나 치매로 오인되어 명확하게 포착되지 못한다그러나 조현증은 전 인구의 1%, 100명 중 1명이 걸리는 비교적 흔한 정신질환이다엄마의 엄마가 된다는 것은 그중에서도 노인 조현증을 앓은 어머니와 그를 돌보는 딸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현실과 망상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분열하는 엄마의 위태로운 노년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그 과정에서 맞닥뜨린 당혹스러움불안갈등혼란 등을 있는 그대로 보여 준다그리고 마침내 저자는 자신이 받았던 돌봄을분열적 노화를 겪는 엄마에게 돌려주며 엄마의 엄마가 되는 돌봄의 순환을 그려 낸다.
우리는 누구나 부모의 나이듦을 마주하고부모의 돌봄을 고민하게 된다그리고 시간이 흘러 이번에는 자기 자신의 나이듦을 마주하게 된다. 이처럼 노화의 과정에서 생기는 질병과 그 상황을 마주하는 당사자그리고 그를 돌보는 이들이 겪는 변화와 갈등의 이야기는 인생이라는 여정을 걸어가는 모든 인간이 직면하는 지극히 평범한 보통의 과정이다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다가오는 나이듦과 노년을 응시하고 마주 볼 수 있는 마음과 태도를 준비하는 일이다. 저자 자신의 구체적인 경험과 인문학적 성찰로 빚은 이 돌봄 이야기는 나이듦이라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을 맞이했던맞고 있는맞이할 모든 이들에게 너 안의 나내 안의 너를 기꺼이 만날 수 있도록 용기 낼 수 있게끔 우리를 초대한다.
 

엄마를 돌보며 나이듦과 노년의 의미를 묻다
엄마에게 찾아온 혹독한 노년의 한때, 그 시간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이 책에는 두 가지 흐름이 상호 교차하며 흐른다하나는 저자 자신의 이야기즉 조현증을 앓는 어머니를 돌본 경험을 풀어낸 스토리텔링이다다른 하나는 저자가 자신의 경험 속에서 나이듦노년돌봄죽음 등의 문제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얻은 인문학적 성찰들이다. 저자는 어머니를 돌본 시간을 반추하며 나이듦과 노년그리고 이를 대하는 우리의 사회·문화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고 인생의 노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아 나간다그리하여 저자는 노화의 의미를 쇠퇴와 하락이 아닌 성장의 관점으로 재해석하며노년을 맞는 이들과 그 곁을 지키고 있는 모든 이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노화도 성장이다
나이듦노화는 흔히 손실과 퇴행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겨진다그러나 저자는 나이듦의 의미를 구하며 오히려 성장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계속해서 늘어나고 많아지는 것을 성장이라고 본다면 신체적 측면에서는 일정 시기가 되면 성장이 다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그러나 저자는 이렇게 이해한다면 성장과 관련해서 중요한 것바로 깊이와 농도를 간과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깊이와 강렬도는 길이와 무게의 한계를 넘어서는 까닭에양적이고 물질적인 성장이 다해도 우리는 깊어지고 축적되는 굴곡의 성장기를 여전히 유지한다저자는 이와 같이 성숙으로 대변되는 깊이의 성장에는 끝이 없고이 성장기의 마지막을 가리키는 시기가 있다면 그것은 아마 죽음일 것이라고 말한다그리하여 저자는 노화는 우리의 신체가 서서히 죽음을 맞이하려고 준비하는 작용 속에서어떻게 하면 그런 현상들과 어우러져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르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노화를 미처 못다 이룬 내적 성장을 추구할 수 있는 제2의 성장기로삶에 부여된 기회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화에 저항하는 문화에 저항하기
우리는 나이듦을 실제 현상과는 달리 갑작스럽게 불현듯 다가오는 것처럼마치 일종의 발견처럼 느낀다현상과 발 맞추어 제때 노화를 발견하지 못하는 것은 노화를 애써 바라보려 하지 않았던 습관들의 축적물이다저자는 이것이 나이듦이라는 필수적인 과정의 수긍을 방해하는 구조가 너무 견고하고 광범위해서 의식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산재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우리 사회에서 노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기보다는 방지되어야 할 현상으로 치부된다그리하여 노화 방지(안티에이징산업이 해마다 성장하며제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는 말이 칭찬으로 통용된다생산성이 떨어지는 존재로서의 노인됨을 지칭하는 것으로 여겨지며이로 인해 세대 갈등이나 노인 소외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저자는 이 같은 사회와 문화에 맞서, ‘반노화에 저항하는 주체성을 만들어 가자고 말한다. 그렇게 한다면 피할 수 없는 노화를 거부하는 모순적인 상황에서 비롯되는 불안과 갈등을 덜어내고 소외된 마음의 소리에도 귀 기울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삶과 죽음의 분리를 넘어
우리는 누구나 조금씩매일 변화를 겪으며 조금씩 나이 들어 간다그리고 그 방향은 누구나 알고 있듯이 죽음을 향해 있다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나이 들어 간다는 것산다는 것은 곧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한다그러나 우리 눈앞 도처에는 삶만 있을 뿐 죽음은 보이지 않는다도시화와 현대화가 진행될수록 죽음은 더욱더 매끈하게 보이지 않는 곳으로 숨어 버리기 때문이다저자는 이렇게 죽음이 옮겨진 자리를 영속성이라는 환상이 차지한다고 말한다나아가 이러한 삶과 죽음의 분리를 자연과 인간의 분리와 유사한 형태로 인식한다자연을 마음대로 지배할 수 있다는 착각과 죽음의 질서를 조절할 수 있다는 착각은 서로 비슷하게 구조화된다는 것이다. 저자에 의하면 나이듦은 이러한 분리의 독단과 오만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자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다그래서 저자는 죽음을 사장시킨 삶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삶의 틈새마다 스며 있는 죽음 감수성을 되살려 내자고 말한다. 소유와 축적을 허용하지 않는 유한성의 직시야말로 삶 자체에 대한 애착을 있는 그대로 살려 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해와 공감, 그로 인한 깨달음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완성이 없는 과정이지만 그 과정을 지날수록 감사함이 더해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후에는 아픔의 눈물이 감사의 눈물로 바뀌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그 둘은 처음부터 같은 것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삶 전체를 쥐고 흔들 만한 아픔을 겪었거나 겪고 있는 사람들과 그 가족들, 그리고 티 나지 않게 크고 작은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이 글을 쓰는 데 함께 했습니다.
⏤ 머리말 「엄마와 함께한 글쓰기, 삶을 치유하다」,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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