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을 위한 한국은행의 알기쉬운 경제이야기 - 2판
김진영 외 지음 / 한국은행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경제원론 한권 안 읽고 이런저런 경제학 서적을 읽는 것에 대해 뭔가 알수없는 죄책감(?)이 들어서 조순외 3인공저 경제학 원론을 읽다가 이게 무슨 시험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뭐하는 짓인지 존재론적 회의에 빠져 미시편만 읽고 집어 치운 후, 우연히 책꽂이에 꽃혀있는 것을 발견하여 읽게 된 책이다. (즉, 이 책이 어떻게 내 손에 들어왔는지 나도 잘 모른다는 소리다.)

사실 본서를 굳이 읽게 된 데에는, 물론 원론적 지식을 간편하게(!) 알고 싶다는 심뽀도 없진 않았지만, 그보다 한국은행은 도대체 '일반인'이 어떻게 경제를 이해했으면 하는지가 역으로 궁금해서 읽은 면도 없지 않다.(여기서 갑자기 면접관을 면접하고 왔다는 취업준비생의 유머섞인 자조가 떠오르는건 왜인지.) 크게 미시-거시-국제경제에 그 사이 주식투자나 펀드가입등에 대한 자기계발서틱한 목차가 양념격으로 포함된 본서는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한국은행에서 나왔구나'싶은 생각이 드는 내용이다. 다소 보수적인 내용이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지간한 경제용어나 시사적인 개념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라던지, 다소 딱딱할 수도 있을법한 경제원론의 내용을 알기쉽게 풀어써가며 사이사이 신문 기사를 발췌해 첨가하는 등으로 독자의 지루함을 달래는 구성은 나쁘지 않았고, 무엇보다 보수적이라 할지라도 '치우치지 않은' 내용 구성은 칭찬할만 한 것 같다.

사회는 온통 경제경제하지만, 구체적인 이야기로 들어가면 다들 관심없어 하는것이 바로 경제인 것만 같다. (하다못해 대통령 선거 TV토론을 봐도 언제나 가장 낮은 시청율을 자랑하는 것은 바로 '경제부문'토론이다. 확인해보라!) 물론 경제학 자체의 난해함에 이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려는 사람도 없진 않겠지만, 기실 여기에는, 상당부분 경제학에 대한 어느정도 쉬우면서도 진지한 입문서가 없다는 현실도 한몫하는 듯 싶다.

적어도 한 국가가 경제정책을 추진하고, 반대파가 그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여기에 시민들이 입장을 정하는 데에는 경제에 대한 '공통된 인식기반'과 '공통의 언어'가 필요하다. 헌데 우리 사회에서는 이러한 과정 속에서 이야기하기가, 즉 경제에 대해 이야기하기가 너무나 힘들다. 이는 사회구성원들 상당수가 경제에 관한 기본적 인식과 공통된 언어가 결여되어 있다는 데에 그 원인이 있는 듯 싶은데, 그런 의미에서 경제에 대한 공통의 언어와 기본적인 상식을 이야기해줄만한, 지금은 품절인 저렴한 가격의 본서가 다시금 출간되기를 기대한다. 사실 이런 책을 한국은행말고 어디서 출간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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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8-10-20 16:29   좋아요 0 | URL
경제학에 대해 전혀 모르면서도 경제입문류 책은 체면상 안읽는 이들도 있어요.공부하는 데 체면이 무슨 필요가 있습니까.경제용어 사전 옆에 놓고 모르는 단어 나오면 찾으면서 읽으면 되지요.잘 하셨습니다.

率路 2008-10-21 07:28   좋아요 0 | URL
경제학이건 뭐건 입문서 벗어나기가 너무 힘드네요ㅠㅠ

노이에자이트 2008-10-21 16:13   좋아요 0 | URL
그래도 시작이 반이니까 힘을 냅시다.

率路 2008-10-29 17:33   좋아요 0 | URL
^^;;;;

가시장미 2008-10-29 04:35   좋아요 0 | URL
컥- 사람 찔리게 하는 리뷰네요. ㅋㅋ 경제에 관한 기본적인 인식과 공통된 언어가 결여된 사람인데.. 이 책 읽으면 되나요? 더 좋은 책 있으면 추천해 줘도 좋구요. 요건 별이 세개라 좀 망설여진다는 ㅋㅋ 저 님 리뷰 읽고 지난 주에 책 두 권이나 주문했어요- 착하죠?

率路 2008-10-29 17:46   좋아요 0 | URL
어쩌죠? 저도 추천하기가 민망한 상황인데..^^;;;

주류경제학 입문서로는 걍 시간날때 멘큐 보는게 제일 낫다는게 대세인것 같던데 지금 제 상황엔 아무리 생각해도 오바같아서요ㅋ이 책은 지금 절판이라 구하기는 조금 어려우실듯.-_-;;;; 여담입니다만, 경제'학'을 바라보는 시각에 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아리스토텔레스, 경제를 말하다'랑 '세속의 철학자들'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일단 재밌거덩요ㅋㅎ

경제 상식에 관한 책은, 찾아보면 정말 많은데, 최근에 읽은 책으로는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가 기대 이상이더군요. 아울러 소위 '비주류' 경제학에 대해서는 걍 김수행 교수의 '알기쉬운 정치경제학'이 입문서로는 가장 무난한거 같아요.

가시장미 2008-10-29 19:43   좋아요 0 | URL
우아!! 전혀 민망한 상황이 아니신 것 같은데요? ^^ ㅋㅋ
세속의 철학자들은 읽었는데, 내용이 잘 생각이 안나요. 다시 읽어봐야 겠네요.

음.. 경제학 카페는 기대 이상이라고 하시니 꼭 봐야겠네요. 김수행 교수의 책은 그 후에 봐야하지 않을까 하네요. 좋은 책 추천해 주셔서 감사해요. 으흐

노이에자이트 2008-10-31 16:34   좋아요 0 | URL
하일브로너나 유시민은 대중 눈높이에 맞춰 글을 잘 쓰죠? 그런 저술가가 많이 나오면 좋겠어요.세속의 철학자들 중 제일 흥미로운 학자는 베블렌이었어요.괴짜랄까...유한 계급론도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경제학 책이 아니잖아요.

率路 2008-11-01 00:16   좋아요 0 | URL
예, 특히나 제 입장에선 그런 저술가가 더더욱 간절합니다ㅋ 여담입니다만, 베블런은 서른 되도록 뭐하나 제대로 해 놓은게 아무것도 없는 저같은 사람들이 용기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희망을 주는...^^;;;;;; 사실 백수시절(?)을 통해 체화된 씨니컬함 덕분에 유한계급론같은 책도 가능하게 된 것 아닐까요오오오오ㅋㅎ

노이에자이트 2008-11-01 15:07   좋아요 0 | URL
베블렌의 처지였다면 유한계급보다는 룸펜 계급론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만...여하튼 그는 그 기간 동안 독서를 통해 훗날 학식의 기초를 닦았으니 나름대로 여가?활용을 했다고 봐야죠.

率路 2008-11-05 00:12   좋아요 0 | URL
으음..저도 보람있는 여가활용을 해야 할텐데, 빈둥대는걸 너무 좋아하다보니 말이죠ㅎㅎㅎ-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