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2002년 여름 월드컵이 한창일 때, 그래서 더 주목받지 못한 아까운 드라마
주연 : 오연수, 조민기, 유혜정, 송일국, 송선미, 서태화, 박시은, 공유, 토모
사랑의 완성은 결혼이 아니다. 결혼은 꽃을 키우듯 서로의 믿음과 사랑으로 가꾸어 가는 것..
드라마 홈페이지에 써 있는 말이다. 그런데 이 드라마의 주된 내용은 '불륜'이다. 가정이 있는 남자(조민기)가 일 관계로 만나게 된 다른 여자(오연수)와 만나 사랑하게 된다는 이야기니 이야말로 '불륜'이다. 하지만 그렇게 통속적인 개념으로 치부하기만은 아까운 드라마다. 송선미, 서태화 커플이나 박시은, 공유의 관계를 통해서 다양한 사랑과 결혼의 모습을 보여준다.
조민기가 남 부럽지 않고 행복한 가정을 영위하고 있음에도 오연수에게 끌리게 되는 과정이 내게는 그리 비약적이지 않고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또 쑥스럽지만 드라마나 영화 보면서 곧잘 눈물을 찔끔거리는데 이 드라마도 그런 경우들이 가끔 있었다.
거리의 저 수많은 연인들은 과연 자기 옆에 있는 사람만 눈에 들어올까? 콩깎지가 벗겨지고 자신과 맞지 않는 점들이 눈에 들어오면? 랩 후배의 말로는 그걸 견딜 수 있고 사랑하는 맘으로 맞춰 줄 수 있다면 오래 지속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헤어지게 되는 것이라 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어느 한 쪽의 희생만 있어서도 안 되는 것이겠지.
나라면 어떻게 할까? 일단 결혼은 약속이다. 위에서 말했듯이 그것은 믿음과 사랑으로 가꾸면서 지켜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다. 하지만 결혼 전이라면? 지금 사귀고 있는 사람과 결혼해서 자신의 최선을 다할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정말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Time goes so fast라서 어느덧 20대 후반에 접어들고 주변에서 결혼하는 친구들이 늘어나는데 나는 어떤 사람을 만나서 결혼을 하게 될까. 아니 어떤 사람을 보게 되면 저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될까. 그리고 제일 중요한 문제... 그 사람도 나와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