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파브르 곤충 이야기 ㅣ 사계절 아동교양 클래식 1
장 앙리 파브르 지음, 성기수 옮김, 백남호 그림 / 사계절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원래 곤충이나 작은 생물들을 징그럽고 무섭게 생각하며 멀리했었다. 그런데, 아이들을 가르치고 자연 환경에 대해 공부하면서 작은 생물의 소중함에 대해 새삼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었다. 아무래도 곤충에 대한 상식이 많지 않아 도감류도 사보고, 영상물들을 보면서 익히고는 있지만, 많이 부족한게 사실이었다. 그러다 너무 유명한 '파브르 곤충 이야기'를 마음먹고 읽어보게 되었다. 원래 '파브르 곤충 이야기'가 10권이 넘는 방대한 내용이라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이 책은 그 중 4가지(큰배추흰나비, 금색딱정벌레, 송장벌레, 떡갈나무하늘소)를 간추려 싣고 있어서 책이 얇고 내용이 적은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요즘은 곤충을 주변에서 보는 것도 쉽지 않을 정도이지만, 파브르의 곤충에 대한 관찰은 그 세심함이 참 대단하게 느껴진다.
세밀하게 그려진 예쁜 그림들은 도감에 비길 정도로 정교하고, 책의 여백이나 상자 안에 보충 설명으로 안내 된 정보들은 이해를 돕긴 하지만, 글 읽기에 조금 산만함을 주기도 한 점이 조금 아쉬웠다.
이 책을 읽는 내내 파브르의 꼼꼼한 실험에도 놀랐지만, 송장벌레에 대한 내용중 유명한 학자인 글레디치의 이야기가 인상에 남는다. 단지 이름 높은 학자의 이야기라는 이유로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그의 주장을 믿어 자칫 송장벌레에 대한 잘못된 상식이 남을 수 있었다는 점 말이다. 파브르는 여러 번의 실험을 통해 잘못된 점을 찾아내었는데 우리 주변에는 이런 일들이 많은 것 같다. 늘 이론을 맹신하기보다 비판적으로 나의 생각을 갖추어 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단지 작고 보잘것 없는 곤충이지만, 각자 자기 역할을 해나가서 우리의 자연이 균형을 이루어 깨끗한 자연을 누리며 살 수 있는 것을 여태껏 중요하게 느끼지 못한 것 같다. 곤충들의 세상도 우리들이 사는 모습과 다를바가 없다는 점도 그렇다. 서로 살겠다고 물어 뜯고 싸우는 모습들은 곤충이기에 잔인한 것이 아닌 그 속에 또다른 우리를 투사해 볼 수 있는 것 같다. 진정 파브르는 과학자요, 철학자임을 글을 읽으며 공감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