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의 여름 레인보우 북클럽 13
줄리 존스턴 지음, 김지혁 그림, 김선희 옮김 / 을파소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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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외국 성장 소설을 읽게 되었다.
이런 종류의 소설을 읽을 때면, 주인공을 따라 나도 어른이 되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아름다운 호수 위에 떠있는 작은 배에서 일기를 쓰고 있는 소년 프레드의 모습을 따라 이 소년의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이 소설은 실제 프레드 디킨스의 일기에 작가의 상상력을 덧붙여 완성한 소설이라고 하는데 중간 중간 실제 일기를 읽어보는 재미와 동시에 작가적 상상력이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게다가 초등학교 때 재미있게 읽었던 '빨강머리 앤'의 감성적인 모습과 "톰소여"나 "허클베리 핀"을 연상시키는 작은 모험들이 보이기도 해 낯설지 않았다.

이제 열여섯이 된 프레드는 말을 더듬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데, 읽은 내내 주인공이 겪을 스트레스와 답답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듯했다. 놀림거리가 되기도 하거니와 아버지와의 사이에서 주눅들어 있는 모습이 1900년대 부자 관계의 어려움은 지금도 이해가 될 정도이다. 아들에 대한 기대에서 비롯되었겠지만, 실망감으로 인해 아들을 '얼간이' 취급하며 상처가 되는 말을 할 때는 정말 프레드가 주눅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이해되었으며, 비록 수영을 계기로 서로 이해하게 되는 면이 없지 않지만, 앞으로의 둘의 관계도 쉽지는 않겠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아버지가 속내를 비치며 마음을 고백하는 순간, 아내를 잃은 상실감과 아픔이 느껴지는 듯했다. 연상의 아름다운 노라에 대한 첫사랑의 감정과 형제간의 모습을 보면 누구나 사춘기때 느꼈을만한 감정들은 동서양을 떠나 비슷하게 느껴졌다. 다만, 오두막에 숨겨진 진실을 알 수 없어 궁금증만 커져 아쉽기만 하다. 프레드는 그 해 여름 캠프를 통해 한층 어른이 되어갔다. 프레드가 과연 자신감을 가지고 말더듬을 이겨냈을까? 실화였던 만큼 주인공들의 모습들이 궁금해진다.

여행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짐을 꾸려 캠프를 떠나고 싶게 만든다. 왠지 아름다운 리도 호수와 아름다운 추억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게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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