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것도 한 게 없는데, 먼 길을 돌아온 기분이다. 일년 넘게 책도 제대로 읽지 않고 나답지 않게 생활했다. 그러다 문득 어제, "이대로 사회에서 누락된다 하더라도 괜찮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돌이켜보면 지난 일년간 내가 한 일은 사회 안으로 들어가서, 안정적으로 살기 위해 발버둥친 일뿐인 것 같다. 그런데 오히려 그 끝에 고작 든 생각이 "사회에서의 누락"이라니. 사회 안으로 들어가려고 몸부림쳤는데, 그게 오히려 사회 바깥으로 밀려나게 한 꼴이다. 우습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그랬다. 

 적응기간. 필요하다. 일단 밀린 서평부터 하나하나 쓸 작정이다. 시험삼아 잡동사니글처럼 몇 개를 썼는데 내가 쓴 글이지만 정말 한숨이 나온다. 오랫동안 글다운 글을 쓰지 않았더니 영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그렇다. 다시 걸음마부터 할 것. 스스로에게 말한다. 걷자, 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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