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출(摘出). 거슬리는 단어다.


본시부터 익히 아는 단어지만, 이상하게 마음을 상한게 한다. 이유를 알아보려 생각하고 또 생각하니 불법장기거래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 냈다. 오래 전, 서울에서 있어던... 바로 사건 때문이다. 가끔 보았던 영화 속에서 장기적출이란 이야기로 인해 마음이 상한 것이다. 수단화된 인간,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일부를 '적출' 당하는 사람들의 괴로움이 몸으로 전해진 탓이다. 


한 동안 적출이란 단어를 쓰지 않았고, 신문 기사에서 그 단어가 나오면 의도적으로 외면했다. 그러다 어느 작가의 글에서 적출을 발견한다.


그는 다른 의미로 사용한다. 적출, 그러니까 '끄집어 내거나 솎아 내는 것'으로서 복잡하고 무의미한 것들로부터 중요한 의미를 적출한다는 의미다. 그제서야 적출이란 단어가 한 발자국 다가왔다. 그리고 문장 속에서 사용해 보았다.


책은 영혼의 가이드다. 그는 적출된 언어와 문장으로 구성되어 단아하고 단촐하지만 사유의 세계로 인도하는 최적의 가이드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언어의 세계는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기억이고, 타자와 상황이란 삶의 맥락 속에서 만들어지는 무엇이다. 누군가를 아는 것은 그가 사용하는 언어를 통해 발견된다. 읽고 싶은 책 두 권을 골랐다. <착한 사람들>,, 누군가에게 착하고 누군가에게 악한 한 사람의 심리상태, 그리고 밑줄긋기. 마음이 가는 곳에 밑줄을 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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